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새로 생긴 문화 공간] 대한한공 사옥에 개관한 일우 스페이스 문화로 향하는 문턱을 낮추다
고층 빌딩이 빼곡한 도심 한가운데에 문화 쉼터가 생겼다.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1층의 일우 스페이스가 바로 그곳. 항공권을 티켓팅하던 장소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났다. 수준 높은 전시 공간에서 예술 한 점 마음에 담고 돌아오자.




1 배병우 작가의 최신작인 굴업도. 머지않아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말에 깨끗한 환경을 보존 중인 마지막 모습을 담았다. 수묵화 같은 동양화적 아름다움이 풍긴다.
2,3 2관 문이 열리면 배병우 작가의 대표작인 ‘소나무’ 작품이 보인다.
4 갤러리 일우 스페이스 1관에서는 배병우 작가의 신작이 전시 중이다.


지하철 시청역 앞을 지나다 보면 가로 10m, 높이 3.7m의 초대형 윈도 안에 걸린 사진 작품을 볼 수 있다.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다. 미술관에서만 보던 것이 도심 한복판에 떡 하니 걸린 채 오가는 사람 모두에게 개방돼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4월 8일,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1층이 시민들과 함께 문화를 나누기 위해 갤러리 ‘일우 스페이스 一宇 Space’로 재탄생했다는 것을 듣고는 수긍이 됐다.
대한항공 빌딩에 들어서면 1관과 2관으로 나뉜 일우 스페이스를 만날 수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호를 딴 일우 스페이스에서는 현재 배병우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여수 출생의 작가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바다에 담은 최신작 등을 포함해 총 15점을 전시 중에 있다. 하얀 벽면에 대형 사진 작품을 한 점씩 건 걸 보면 그림 옆 여백까지 작품으로 읽힌다. 큐레이터 윤문선 씨는 “배병우 작가가 작품 거는 위치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셨어요”라며 갤러리 벽 자체가 그림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작품 설명을 하고, 높은 천장의 쾌적한 환경으로 작품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갤러리 측의 배려가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는 배병우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풍경을 담은 바다 사진부터 최근 관심을 갖게 된 서해안 굴업도, 그리고 제주 오름 사진 등 그의 최신작이 공개됐다. ‘시민들과 문화를 향유한다’는 일우 스페이스의 취지에 공감한 배병우 작가가 지난번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마치고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작업한 것이란다.
2관의 경우 28평(약 92㎡) 정도로 그리 넓지 않아 한눈에 공간이 들어온다. 각 벽면에 한 점씩, 총 세 점이 걸려 있다. 배병우 작가는 2관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는데 직접 눈으로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바로 정면에 보이는 소나무 사진 역시 벽면에 남은 여백을 잘 고려해 작품을 걸어 비례미를 느끼게 한다. 이 방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기존 작업이긴 하지만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사이즈를 조절해 독일에서 인화해 온 것이다.

1
일우 스페이스는 누구나 마음껏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초대형 윈도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근처 직장인과 시민들을 위한 수준 높은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
2 큐레이터 윤문선 씨.


일우 스페이스는 근처에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등 즐길거리가 많고 도심 한가운데라 접근성이 아주 좋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머지않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미술 관람법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민들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일우 스페이스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배병우 작가를 시작으로 수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계속해서 선보이겠다는 것이 일우 스페이스의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선정한 ‘일우사진상’ 수상 작가인 백승우, 김인숙 작가의 전시를 준비하며 신인 사진작가도 계속 발굴・육성할 예정이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 배병우 사진전은 오는 6월 6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없다.
김현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