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진규 씨가 더위도 잊고 빠져드는 소설책
“여름에 책을 읽을 때, 그것도 8월에 읽을 생각이라면 목적은 두 가지겠죠. ‘다 내려놓고 쉼’을 위해서거나 혹은 ‘더위를 잊고 싶음’의 측면에서 볼 수 있어요.”
<폼페이>(로버트 해리스, 랜덤하우스코리아) 실제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대부분의 역사소설은 결론이 정해져 있지만 완전한 기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틈도 많은 법이다. 즉 히스토리 팩션 history faction의 관건은 그 뻔하면서도 여기저기가 빈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해 채우느냐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완벽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고 자부해왔던 나를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이문구, 문학동네) 나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한다.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로 복작거리는 게 흥분되기 때문. 그래서 단편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문구 선생님의 단편집은 장편을 읽을 때만큼이나 행복했다. 어떤 형태, 어떤 장르든 이야기를 홀대해선 안 된다는 걸 배울 수 있다.
<더티 잡>(크리스토퍼 무어, 민음사) 판타지, 추리, 코믹이 한 권에 다 들어 있다. 아기자기하면서 웃기는 이야기, 더위를 잊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
방송인 김미화 씨가 권하는 따뜻함이 있는 에세이
“제가 잘 가는 식당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한 번 사는 인생, 자신을 억누르지 말고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소중한 사람인지를 일깨워주는 책 읽으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요즘 무척 행복합니다.”
<인생 멘토링>(필립 맥그로, 청림출판) 내가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라고 소문을 냈더니, 어느 출판사에서 오프라 윈프리의 상담 코치이자 <닥터 필 쇼>라는 미국 유명 상담 토크쇼를 진행하는 필립 맥그로의 책이니 읽어보라며 보내주었다. 그동안 ‘나만 참으면 주변이 다 행복한데’라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살아왔던 세월에 대해서 진정 나는 행복했는지 반문하게 만든다.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이다.
<호미>(박완서, 열림원) 박완서 선생의 일상을 잔잔하게 쓴 글로, 나는 이런 이야기책을 좋아한다. 읽는 순간 마음이 아릿해오면서 편안해지는 고향 같은 책. 나 역시 3년 전에 시골로 이사 와서 고추와 상추도 심으며 그렇게 소소한 재미를 느끼면서 살고 있는데, 우리 어른들에게 흙장난은 장난 중에 최고의 장난인 듯싶다. 어느 날 박완서 선생 옆에서 호미를 들고 이 풀은 이름이 뭐고, 이 꽃은 언제가 가장 아름답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따 먹었느냐며, 도란도란 호미질하며 이야기 나누고싶다.
서평 전문가 김민영 씨가 꼽은 감성을 울리는 시선 詩選
“저에게 좋은 책이란 삶과 맞닿아 있거나, 삶을 담고 있거나, 사람이 보이는 책이에요. 그래야 읽고 난 후 가슴에 오래 머무를 수 있으니까요.”
<남해금산>(이성복, 학과지성사) 80년대 시단의 탁월한 성취로 불리는 시인 이성복의 대표 시집. 정제된 언어 속에 빛나는 시어의 향연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간절함이란, 또 그리움이란 무엇인가. 고민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은유적 표현 뒤에 숨은 강렬한 메시지가 독자를 이끈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김재진, 바움) 1997년 초판 발행 후 6만 부 넘게 팔린 시인 김재진의 스테디셀러. 행간의 침묵을 통해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글 묶음이다. 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안한 시집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독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씨가 처방한 위로의 책
“책이란 내게 소통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가 되고,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는 도구이기도 하지요.”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앨런 피즈, 가야넷) 얼마 전 방송인 최유라 씨와 인터뷰 후 그에게 선물했던 책. ‘왜 내 남편은 또는 내 남자친구는 저 따위로 생각하고 행동할까?’라며 속이 터지는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책. 하지만 남성에게는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하는 단점이 있으니, 혼자 보고 숨겨놓으시도록.
<워너비 재키>(티나 산티 플래허티, 웅진윙스) 밝고 화려한 오렌지색 표지에 끌려 집어든 책이지만, 내용은 아내와 어머니로서 뿐만 아니라 여자로서 멋지게 살다 간 그녀의 목표 지향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내용으로 딸과 함께 보아도 좋고 그냥 들고만 다녀도 당당해질 것 같은 책.
<여행의 책>(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어느 해 겨울 정든 대학을 떠나 임상심리가(정신과 전문의)로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굳힐 무렵 홀로 여행을 갔을 때 함께했던 책. 떠날 때는 괴로움을 잊고자 함이 목적이었으나, 이 책 덕에 새로운 인생으로의 여행이라는 희망을 안고 돌아왔다. 내게 여행의 참된 목적을 알려준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MD 류희경 씨가 고른 인문학의 정수
“지식에 재미를 더한 인문 도서를 읽다 보면 세상을 넓고 깊게 보는 혜안을 가질 수 있어요. 책은 저에게 세상을 보는 눈이에요.”
<조선 왕비 독살 사건 >(윤정란, 다산북스) 조선시대 왕비들의 살인 사건을 다룬 역사서로 왕과 사대부의 나라 조선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긴장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소현세자빈 강씨, 조선의 신분제를 뒤흔든 장희빈, 조선의 진정한 국모가 되지 못한 명성황후에 이르기까지 남성 권력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왕비의 비극적 삶을 그리고 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쌤앤파커스) ‘재미는 창조다’를 키워드로 <월간조선> <신동아> 등에 연재했던 김정운 교수의 칼럼을 재구성한 것으로, 의무와 책임만 있고 재미는 잃어버린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여성들이 ‘외롭고 허전한’ 남자들의 심리적 결핍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 + 문화도시/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 : 역사도시>(이희수, 바다출판사)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가 안내하는 포르투갈부터 러시아 이르쿠츠크, 터키 안탈리아까지 32개의 도시 이야기. 도시의 뒷골목까지 파고드는 저자의 오랜 여행 경험과 문화인류학자로서의 식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이용재, 디자인하우스) 건축 평론가 이용재 씨가 딸과 함께 떠난 여행을 기록한 인문학 기행서. 전국 곳곳에 있는 우리 건축을 만나보며 그곳에 깃든 역사와 문학, 철학 등을 살펴본다. 자녀와 함께 대화하듯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 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책으로, 여름휴가나 주말여행 전에 읽고 가면 좋을 듯.
시인 이병률 씨가 추천하는 세상을 내다보는 여행기
“언뜻 보기엔 흔한 여행서이겠다 싶었지만 들여다볼수록 만난 게 고마워지는 책입니다. 책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행복의 지도>(에릭 와이너, 웅진지식하우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겠다결심으로 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지마다 각각 다른 행복의 기준을 만나며 ‘당신이 만약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행복했을까’ 같은 식의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행복의 다양한 얼굴을 책 구석구석에 숨겨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슬란드에 관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가만히 거닐다>(전소연, 북노마드) 여행기의 새로운 바람, 그리고 진화된 버전. 그의 글은 맛있고 고소하고, 또 무엇보다 적당한 온도여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 내릴 곳을 지나치게 만든다. 여행자의 시각이 눅진하고 처연하다. 그의 시선과 문장은 참 ‘교토’스러워서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달려가 한 달쯤 머물다 오고 싶게 만든다.
<도쿄 3S>(은미경, 달) 스시 sushi, 소바 soba, 사케 sake. 이른바 3대 ‘S’로 분류할 수 있는 일본의 식문화에 관한 문화서인 동시에 ‘도쿄 식도락 가이드북’의 성격을 띤 이 책은 소박하면서도 절대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식문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낸다. 10년 동안 도쿄에 산 아주머니가 발품을 팔아 만든 믿음이 가는 책.
“여름에 책을 읽을 때, 그것도 8월에 읽을 생각이라면 목적은 두 가지겠죠. ‘다 내려놓고 쉼’을 위해서거나 혹은 ‘더위를 잊고 싶음’의 측면에서 볼 수 있어요.”
<폼페이>(로버트 해리스, 랜덤하우스코리아) 실제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대부분의 역사소설은 결론이 정해져 있지만 완전한 기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틈도 많은 법이다. 즉 히스토리 팩션 history faction의 관건은 그 뻔하면서도 여기저기가 빈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해 채우느냐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완벽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고 자부해왔던 나를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이문구, 문학동네) 나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한다.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로 복작거리는 게 흥분되기 때문. 그래서 단편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문구 선생님의 단편집은 장편을 읽을 때만큼이나 행복했다. 어떤 형태, 어떤 장르든 이야기를 홀대해선 안 된다는 걸 배울 수 있다.
<더티 잡>(크리스토퍼 무어, 민음사) 판타지, 추리, 코믹이 한 권에 다 들어 있다. 아기자기하면서 웃기는 이야기, 더위를 잊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
방송인 김미화 씨가 권하는 따뜻함이 있는 에세이
“제가 잘 가는 식당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한 번 사는 인생, 자신을 억누르지 말고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소중한 사람인지를 일깨워주는 책 읽으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요즘 무척 행복합니다.”
<인생 멘토링>(필립 맥그로, 청림출판) 내가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라고 소문을 냈더니, 어느 출판사에서 오프라 윈프리의 상담 코치이자 <닥터 필 쇼>라는 미국 유명 상담 토크쇼를 진행하는 필립 맥그로의 책이니 읽어보라며 보내주었다. 그동안 ‘나만 참으면 주변이 다 행복한데’라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살아왔던 세월에 대해서 진정 나는 행복했는지 반문하게 만든다.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이다.
<호미>(박완서, 열림원) 박완서 선생의 일상을 잔잔하게 쓴 글로, 나는 이런 이야기책을 좋아한다. 읽는 순간 마음이 아릿해오면서 편안해지는 고향 같은 책. 나 역시 3년 전에 시골로 이사 와서 고추와 상추도 심으며 그렇게 소소한 재미를 느끼면서 살고 있는데, 우리 어른들에게 흙장난은 장난 중에 최고의 장난인 듯싶다. 어느 날 박완서 선생 옆에서 호미를 들고 이 풀은 이름이 뭐고, 이 꽃은 언제가 가장 아름답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따 먹었느냐며, 도란도란 호미질하며 이야기 나누고싶다.
서평 전문가 김민영 씨가 꼽은 감성을 울리는 시선 詩選
“저에게 좋은 책이란 삶과 맞닿아 있거나, 삶을 담고 있거나, 사람이 보이는 책이에요. 그래야 읽고 난 후 가슴에 오래 머무를 수 있으니까요.”
<남해금산>(이성복, 학과지성사) 80년대 시단의 탁월한 성취로 불리는 시인 이성복의 대표 시집. 정제된 언어 속에 빛나는 시어의 향연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간절함이란, 또 그리움이란 무엇인가. 고민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은유적 표현 뒤에 숨은 강렬한 메시지가 독자를 이끈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김재진, 바움) 1997년 초판 발행 후 6만 부 넘게 팔린 시인 김재진의 스테디셀러. 행간의 침묵을 통해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글 묶음이다. 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안한 시집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독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씨가 처방한 위로의 책
“책이란 내게 소통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가 되고,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는 도구이기도 하지요.”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앨런 피즈, 가야넷) 얼마 전 방송인 최유라 씨와 인터뷰 후 그에게 선물했던 책. ‘왜 내 남편은 또는 내 남자친구는 저 따위로 생각하고 행동할까?’라며 속이 터지는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책. 하지만 남성에게는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하는 단점이 있으니, 혼자 보고 숨겨놓으시도록.
<워너비 재키>(티나 산티 플래허티, 웅진윙스) 밝고 화려한 오렌지색 표지에 끌려 집어든 책이지만, 내용은 아내와 어머니로서 뿐만 아니라 여자로서 멋지게 살다 간 그녀의 목표 지향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내용으로 딸과 함께 보아도 좋고 그냥 들고만 다녀도 당당해질 것 같은 책.
<여행의 책>(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어느 해 겨울 정든 대학을 떠나 임상심리가(정신과 전문의)로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굳힐 무렵 홀로 여행을 갔을 때 함께했던 책. 떠날 때는 괴로움을 잊고자 함이 목적이었으나, 이 책 덕에 새로운 인생으로의 여행이라는 희망을 안고 돌아왔다. 내게 여행의 참된 목적을 알려준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MD 류희경 씨가 고른 인문학의 정수
“지식에 재미를 더한 인문 도서를 읽다 보면 세상을 넓고 깊게 보는 혜안을 가질 수 있어요. 책은 저에게 세상을 보는 눈이에요.”
<조선 왕비 독살 사건 >(윤정란, 다산북스) 조선시대 왕비들의 살인 사건을 다룬 역사서로 왕과 사대부의 나라 조선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긴장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소현세자빈 강씨, 조선의 신분제를 뒤흔든 장희빈, 조선의 진정한 국모가 되지 못한 명성황후에 이르기까지 남성 권력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왕비의 비극적 삶을 그리고 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쌤앤파커스) ‘재미는 창조다’를 키워드로 <월간조선> <신동아> 등에 연재했던 김정운 교수의 칼럼을 재구성한 것으로, 의무와 책임만 있고 재미는 잃어버린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 여성들이 ‘외롭고 허전한’ 남자들의 심리적 결핍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 + 문화도시/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 : 역사도시>(이희수, 바다출판사)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가 안내하는 포르투갈부터 러시아 이르쿠츠크, 터키 안탈리아까지 32개의 도시 이야기. 도시의 뒷골목까지 파고드는 저자의 오랜 여행 경험과 문화인류학자로서의 식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이용재, 디자인하우스) 건축 평론가 이용재 씨가 딸과 함께 떠난 여행을 기록한 인문학 기행서. 전국 곳곳에 있는 우리 건축을 만나보며 그곳에 깃든 역사와 문학, 철학 등을 살펴본다. 자녀와 함께 대화하듯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 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책으로, 여름휴가나 주말여행 전에 읽고 가면 좋을 듯.
시인 이병률 씨가 추천하는 세상을 내다보는 여행기
“언뜻 보기엔 흔한 여행서이겠다 싶었지만 들여다볼수록 만난 게 고마워지는 책입니다. 책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행복의 지도>(에릭 와이너, 웅진지식하우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겠다결심으로 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지마다 각각 다른 행복의 기준을 만나며 ‘당신이 만약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행복했을까’ 같은 식의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행복의 다양한 얼굴을 책 구석구석에 숨겨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슬란드에 관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가만히 거닐다>(전소연, 북노마드) 여행기의 새로운 바람, 그리고 진화된 버전. 그의 글은 맛있고 고소하고, 또 무엇보다 적당한 온도여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 내릴 곳을 지나치게 만든다. 여행자의 시각이 눅진하고 처연하다. 그의 시선과 문장은 참 ‘교토’스러워서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달려가 한 달쯤 머물다 오고 싶게 만든다.
<도쿄 3S>(은미경, 달) 스시 sushi, 소바 soba, 사케 sake. 이른바 3대 ‘S’로 분류할 수 있는 일본의 식문화에 관한 문화서인 동시에 ‘도쿄 식도락 가이드북’의 성격을 띤 이 책은 소박하면서도 절대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식문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낸다. 10년 동안 도쿄에 산 아주머니가 발품을 팔아 만든 믿음이 가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