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할레아칼라 화산 트레킹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연미 씨와 앤드류 핸더슨 씨. 그 어떤 풍경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로웠던 할레아칼라 화산을 담았다.
2 하와이 여행의 동반자 리틀 앤디. 지난 크리스마스 때 남편 앤디를 위해 만든 인형.
우리에게 여행이란 자연을 느끼고 현지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경험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에는 역사와 문화가 함축적으로 드러나 박물관에서 박제된 문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번 하와이 여행에서는 우리가 진심으로 원했던 대자연의 품에서 즐기는 휴식과 눈이 즐거운 관광, 이 두 가지를 함께 맛볼 수 있었다.
설렘에 가득 차 떠난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호놀룰루.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여덟 시간여 만에 닿은 오아후 섬의 도시이다. 이 도시는 하와이의 주도이며 와이키키의 파란 해변이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그 자체였다. 이국적인 풍경과 그곳의 생활상을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고자 공항에서 숙소인 할레쿨라니 Halekulani 호텔까지 리무진 대신 일반 버스를 이용했다. 폴로네시안 운전사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버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하와이어에 창밖으로 펼쳐진 청명한 하늘과 넓은 바다, 키 높은 야자수 등이 진정 하와이에 도착했음을 알려주었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고급 호텔, 푸른 바다 위를 수놓은 관광 요트, 크고 작은 선물 가게,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있는 관광객들이 있는 풍경. 호텔에 도착하니 알함브라 궁전의 뜰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 넓은 창을 통해 와이키키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2층에 우리 방이 있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다를 마주하며 식사를 하고 샴페인을 마시며 누리는 호사로운 시간. 낮에는 와이키키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 고급 주택가 한쪽에 있는 하와이 주립 미술관도 찾아가고, 하루는 차를 렌트해 동쪽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며 북쪽의 할레이바 Haleiwa 마을을 둘러보았다. 겨울철에 대여섯 차례 서핑 대회를 개최하는 이곳은 강한 바람과 6m에 이르는 높은 파도로 서퍼들에게 인기 있는 마을이다.
3 할레쿨라니 호텔 12층에 김연미 씨 부부가 묵었다. 그곳에서 창밖을 내다본 풍경.
4 마우이 섬의 ‘하나’로 가는 길에 페인티드 검이란 나무를 발견했다. 마치 물감을 칠해놓은 듯한데, 나무의 겉껍질을 벗길 때마다 새로운 색이 드러난다.
영혼까지 평온한 휴식처 마우이 섬 오아후 섬에서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우이 섬으로 이동했다. 호놀룰루에서 비행기로 40분 정도 걸리는 마우이 섬은 하와이에서도 섬 여행의 백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한다. 도착하는 순간부터 오아후 섬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일단 여행객 숫자부터 눈에 띄게 적었다. 특히 아시아 관광객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 국제선 항공이 취항하지 않고 대중교통이 그리 편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일까? 마우이 섬에서는 렌터카가 효율적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광대한 자연,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 친절한 마을 사람들까지…. 이런 마우이 섬은 직접 발로 찾아 다니는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겐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1 대조적인 컬러가 돋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와 쿠키 가게.
2 마우이 섬 라하이나 마을에 있는 고서점. 상점 앞 작은 수레에는 할인 서적이 가득 실렸다.
3 마우이 섬에 있는 할레아칼라 화산. 천상에 존재하는 자연의 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황홀케 한 풍광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할레아칼라 Haleakala’ 화산. 해발 고도 3000m인 세계 최대 규모의 휴화산으로 분화구 둘레가 34km이다. 이는 맨해튼 전체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라고 한다. 자연의 위대함에 고산증의 고통도 잠시 잊었다. 할레아칼라에 오르기 위해 먼저 두 시간가량을 자동차로 달렸다. 정상에 도착하니 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분화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트레킹을 시작했다. 정상을 돌아 내려오니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분화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분화구 주변을 걸으며 달 표면을 걸을 때도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산 아래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하와이 현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 방갈로는 비용도 저렴했고, 작지만 우리만의 독립된 건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침대에 누워 구름 위에 걸린 할레아칼라 화산과 끝없이 펼쳐진 들판, 붉은 노을, 그리고 밤하늘을 빼곡히 수놓은 별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4 마우이 섬 키헤이에 있는 호텔. 하늘 높이 자란 야자수 사이에 타이의 전통 가옥을 연상케 하는 호텔이 있었다.
5 마우이 섬 푸칼라니라의 ‘마우이의 평화(Peace of Maui)’ 게스트 하우스. 탁 트인 자연 속에 둘만의 둥지를 틀었다.
6 오하우 섬 북쪽 할레이바로 향하는 해안 도로에서 내려다본 바닷가 풍경.
대자연 속에 마련된 우리 두 사람만의 행복한 둥지, 그 안에서 영혼까지 평온한 휴식을 취했다. 게스트 하우스에 방갈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외 그릴과 자쿠지, 먼저 다녀간 여행객이 다음 여행객을 위해 남기고 간 책과 여행용품 등도 있다. 아침이면 누군가가 내려놓은 커피를 나눠 마시고, 저녁이면 서로의 여행담을 나누는 진정한 여행객을 위한 공간이다. 이 게스트 하우스에 모인 여행객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닌 현지인의 소개로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마우이 섬에서 북서쪽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숲과 정글을 지나 ‘하나 Hana’라는 도시에 이르게 되는데, 이 일대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파라다이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빼어난 장관을 자랑한다. 숲 사이사이에 원주민들이 만든 돌다리도 나타나고 작은 폭포도 보였다. 그러다 마침내 여행 안내 책자에서 보았던 ‘페인티드 검’이란 나무를 발견했다. 나무 본연의 색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마치 페인트를 칠해놓은 듯 대여섯 가지의 색상이 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하와이의 두 가지 모습을 발견했다. 경이로운 대자연과 화려한 관광지의 풍경이 공존하는 곳. 우리는 여행 내내 그 어떤 정보보다도 현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사랑, 친절, 존경, 이별’의 의미가 복합적으로 담긴 한마디 “알로하 Aloha” 하며 인사를 건네던 사람들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닌가 싶다.  행복으로 떠나요292대자연의 품에서 행복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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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 하와이에는 1백37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라나이, 몰로카이가 주요 섬이다. 오아후 섬에는 하와이의 주도 호놀룰루가 있으며 하와이 전체 인구의 80%가 살고 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시작되는 해안 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기 좋게 편의 시설을 마련해놓았다. 휴양지의 느긋함을 만끽할 수 있는 마우이 섬에는 낭만적인 옛 도시 ‘라하이나’, 할레아칼라 화산, 태고의 자연이 살아 있는 ‘하나’ 등이 있다.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는 천혜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두루 갖추고 있어 대표적인 신혼여행지가 되었다. 이 외에 하와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하와이 관광청 홈페이지(www.gohawaii.or.kr)에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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