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행 비행기 안에는 유독 ‘닭살’스러운 커플이 많다. 달콤한 허니문을 즐기기 위해 발리로 떠나는 신혼부부의 행렬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들의 섬’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는 로맨틱한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곳 발리는 이국적인 자연과 마음 깊숙한 곳까지 물들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노곤한 몸과 마음을 누일 수 있는 평화로운 리조트가 있어 ‘참으로 좋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오죽했으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여행하고 싶은 섬 1위로 발리가 뽑혔겠는가. 하지만 발리가 단순히 연인, 신혼부부를 위한 달콤함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힐튼 그룹에서 문을 연 ‘콘래드 발리 리조트&스파’는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의 구미에 딱 맞게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남다른 곳이다. 자연을 품은 드넓은 백사장과 ‘쿠라쿠라 키즈 클럽’
아이를 위한 남다른 배려는 자연과 인공물이 조화롭게 어울린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리조트 중심에 자리한 수영장(그리스 신전처럼 불을 밝힐 수 있는 조명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발리 내 리조트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바로 앞으로 드넓은 인도양이 펼쳐져 있는 것. 수영장에 몸을 담그면 마치 인도양의 물결이 몸을 적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니 감수성 풍부한 아이들은 어떠하겠는가. 바다를 보며 안전하게 물놀이할 수 있는 이곳이 작은 천사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와 다름없을 터. 게다가 수영장 아래의 비치에는 350m에 이르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충동이 느껴진다. 발리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라면 알고 있으리라. 이처럼 곱고 흰 모래를 곁에 둔 리조트가 드물다는 것을 말이다. 막 깨어난 새들이 바삐 지저귀는 싱그러운 아침나절이나, 저녁 무렵 신이 오색 물감을 풀어놓은 양 화려하게 지는 일몰을 배경 삼아 아이와 함께 백사장을 걸어보라. 발끝을 간질이는 백사장의 온기가 여행자의 배낭에 추억 하나를 더할 것이다. 게다가 이곳 바다는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래서 발달한 것이 해양 스포츠. 가족이 함께 스노클링, 돌고래 투어,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좀 더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수상 스키, 패러세일링, 바나나 보트 등 짜릿한 해양 스포츠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인 자녀와 동행했다면 ‘쿠라쿠라 키즈 클럽’에서 이색적인 활동을 경험하게 해주자. 콘래드 발리 리조트&스파에서는 자녀와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을 위해 ‘쿠라쿠라 키즈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발리 전통 의상을 입고 배우는 댄스를 비롯해 발리 연 만들기, 조개 수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으니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 콘래드 발리 리조트&스파의 메인 건물과 수영장 전경. 밤이 되면 아테네 신전처럼 불을 밝힌 조명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2 다에 두둥실 떠 있는 삼각형 모양의 웨딩홀 ‘인피니티’.
3 도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해변가의 오두막.
1 여행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4층 높이의 확 트인 로비.
2 코끝을 간질이는 이국적인 꽃.
3 발리 전통 댄스 배우기, 쿠키 굽기, 요가 교실 등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가족 모두의 휴식 공간 ‘지와JIWA’ 스파
여유와 휴식을 얻기 위해 발리를 찾은 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코스로 스파를 빼놓을 수 없다. 콘래드 발리 리조트&스파는 ‘스파’를 이름으로 내걸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갖춰놓고 있다. 리조트 북쪽에 위치한 지와 스파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의식을 결합한 아로마테라피 트리트먼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여러 가지 오일의 향을 맡아보고 그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한 다음 편안한 가운을 입고 마사지를 받는다. 처음에는 아로마 향이 코끝에만 와 닿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몸 전체가 향기에 싸여 피부가 숨을 쉬는 듯한 기분에 취하게 된다. 잔잔한 발리 전통 음악을 들으며 뭉친 근육이 풀리는 편안한 순간을 그 어떤 시간과 바꾸고 싶을까. 노련한 손놀림의 마사지를 받고 있노라면 어느새 스르르 달콤한 잠에 빠지게 된다. 잠에서 깨어나면 평소 손이 닿지 못했던 근육 이곳저곳이 이완되어 마음까지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마사지 후에는 좋은 오일이 몸에 흡수될 수 있도록 반나절 정도 샤워나 수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파를 받는 동안 자녀는 무엇을 하게 해야 하나 고민스러운 부모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는 어린이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가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스파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간단한 마사지와 함께 코코넛 헤어 팩, 초콜릿이나 바나나 맛이 나는 특별한 거품 목욕 등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 이러한 배려가 이곳 리조트를 가족 여행지의 목적지로 손꼽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4 해변가에 자리 잡아 더욱 로맨틱한 ‘에잇 디그리즈 사우스 레스토랑’.
5 발리 리조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영장.
레스토랑 수쿠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원숭이춤’ 공연
휴식을 얻고 싶은 여행자라면 아무런 계획도 구속도 없는 ‘무계획의 자유’를 누리고 싶을 터. 물론 여기에는 눈으로만 보아도 행복하기에 굳이 별다른 것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리조트 내를 산책하며 ‘어슬렁거림’의 기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초록의 야자수로 둘러싸인 이곳은 그 어느 곳에나 돗자리 깔고 누워도 좋을 근사한 경관을 자랑하지만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로 인피니티Infinity가 있다. 2006년 9월에 선보인 웨딩 이벤트 공간으로 물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삼각형의 건물이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대리석, 유리, 금속으로 지은 이곳은 마치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모던하고 현대적인 감각을 뽐낸다.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아름다운 이곳에서 웨딩마치를 올리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등지에서 날아온 커플이 많다고. 굳이 웨딩이 아니더라도 흔히 볼 수 없는 세련된 건물을 둘러보며 이를 배경으로 가족사진 한 장 찍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또한 메인 레스토랑인 수쿠Suku에서는 매일 저녁 공연이 펼쳐지는데, 일명 ‘원숭이춤’이라는 이색적인 케착 댄스는 꼭 한번 관람하길 바란다. 허리에 천을 두른 남자들이 횃불을 들고 원숭이 소리를 내며 합창을 하는데 그들의 진지한 모습에 시선이 고정된다. 이 춤은 인도 고대 서사시에서 기원한 것으로 경쾌한 리듬에서 이국적인 풍취가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독특한 건물, 이색적인 공연보다 콘래드 발리 리조트&스파 그 자체가 아닐까? 바다를 향해 몸을 틀고 있는 객실, 그 안에서 눈만 뜨면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과 잔잔하게 불어오는 미풍, 그리고 작은 것 하나까지 배려하는 리조트 자체야말로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로움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서툰 한국말로 우리를 반기던 순박한 호텔리어, 하늘과 맞닿은 투명한 바다, 그리고 달착지근한 파파야의 맛을 떠올리니 또 다시 마음은 콘래드를 향해 달려간다.
6 리조트 앞에 끝없이 펼쳐진 인도양은 온화하기만 하다.
7 현대적이고 우아한 메인 레스토랑 ‘수쿠’에서는 아일랜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