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18-3-7 스카프 90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리지Geoff McFetridge가 경주하는 세 명의 기수를 포착해 선명한 색으로 구현한 제품. 말과 하나가 된 기수들은 우승 트리오를 완성하고 그들의 등번호를 합치면 1837, 에르메스가 설립된 연도가 드러난다. 브리드 에 데스탕 반다나 55 그리스신화의 세 자매 ‘모이라이’ 문양으로, 각각 실을 잣는 여인과 운명의 여인, 그리고 불굴의 여인을 상징한다.
2024년 10월 10일, 에르메스의 신비로운 행성 <브리드 드 갤럭시Brides de Galaxy>가 서울에 착륙했다. 이 특별한 여정은 에르메스의 실크 ‘브리드 드 갈라Brides de Gala’ 디자인에서 시작됐다. 에르메스에게 실크는 미적 오브제의 정체성을 넘어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한한 공간 그 자체다. 가상의 이야기로 짠 캔버스에 승마, 역사, 동물, 식물, 그래픽 등이 현대적으로 어우러지고 마치 마법의 정원처럼 숨어 있는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열대 지역의 동식물부터 공중 부양하는 승마 오브제, 텍스타일 장인 정신에 대한 내러티브 등 매년 하우스가 정하는 예술적 방향성에 근거해 모든 것이 새로운 영감이 된다.
그중에서도 스카프는 여러 가지 상징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무엇보다 풍부한 컬러감과 무한한 색조 변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에르메스 여성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실 페세Cécile Pesce를 비롯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테마별 시나리오와 컬러 범위에 맞게 이야기를 상상하고, 리옹 공방의 컬러 전문가들이 일러스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에르메스의 장인들은 약 7만 5천 개의 실크 샘플과 컬러로 구성한 에르메스 컬렉션을 참고해 다양한 스카프를 제작하는데, 컬러 라이브러리의 오랜 전통은 매 시즌 레드·핑크·블루·옐로 등 수십 가지의 새로운 컬러로 더욱 풍성해진다. 보통 하나의 디자인에 6~8가지의 다른 컬러가 조합되고, 6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디자인 20개를 선보이는 신규 컬렉션이 공개된다.
(왼쪽부터) 브리드 드 갈라 스카프 90 에르메스 헤리티지 스카프 컬렉션에 새롭게 추가된 제품. 클래식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자수로 경쾌함을 더했다. 레트르 에퀘스트르 숄 140 캐시미어와 실크 소재의 카레 스카프. 제품 카탈로그 같은 일러스트에 행운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쿠베튀르 에 테뉘 드 주르 반다나 스카프 65 서로 다른 맞춤 복장을 한 10마리의 말을 찾는 즐거움.
(왼쪽부터) 포부르 시티 스카프 70 도쿄, 서울, 뉴욕, 상하이, 파리가 한눈에 보이는 카레 스카프. 다채로운 색상의 그래픽 라인이 어우러진 상상의 도시 속에 에르메스의 상징적 요소가 숨어 있다. 게파르 반다나 양면 스카프 90 야생동물 활동가이자 동물 애호가인 일러스트레이터 로베르 달레Robert Dallet의 디자인.
에르메스 스카프는 밝은 화이트 컬러의 실크 트윌로 제작한다. 서지 직조 방식으로 짜서 매우 부드러운 감촉을 선사하며, 구김이 잘 생기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파티나patina가 더해진다. 스카프는 실생활에 뿌리를 둔 채 새로운 용도로 활용되기도 하며, 정해진 착용법 없이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한 스타일 혹은 모던한 스타일, 팝pop한 스타일 혹은 판타지한 스타일, 포멀한 스타일 혹은 볼드한 스타일 등 스카프는 가지각색의 연출 방법과 동시에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에르메스 ‘실크’ 스타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90 스카프는 터번turban처럼 착용할 수 있고, 대각선으로 접어 모자 아래에 묶거나 목에 매듭을 지어 카우보이 스타일로 연출하기도 한다. 가브로쉬는 발찌로, 트윌리는 타이나 머리띠로 착용하거나 청바지의 벨트 루프에 끼워 사용할 수 있다. 숄은 케이프, 톱, 스커트, 드레이프 드레스, 백리스 톱, 뷔스티에로 변신이 가능하다. 하우스의 상징적 디자인(쉔 당크르chaîne d’ancre, 말 재갈, 강아지 목걸이, 자물쇠 등)으로 제작한 메탈 스카프 링을 사용하면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트윌리, 가브로쉬 그리고 스카프는 자신을 위한 실크 소재의 오브제(pour soi et en soie)이자 ‘액세서리의 액세서리’다. 이들은 착용하는 사람의 창의력을 자극해 원래 기능을 뛰어넘어 일상의 필수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가방 손잡이에 끼우거나 전체를 감을 수도 있고, 신발 끈으로 변신하거나 행운의 부적처럼 휴대폰 케이스를 감쌀 수도 있다.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Pierre-Alexis Dumas는 “에르메스 스카프는 처음부터 액세서리가 아닌 그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로 상상되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낼 준비가 된 ‘트윌’ 캔버스로 시작해 장인 정신과 기술혁신이 결합해 완성되는 진정한 스타일 오브제 ‘에르메스 실크’. 다양한 크기와 착용법, 무한한 컬러와 디자인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표현해보자.
2024년 10월 진행한 <브리드 드 갤럭시> 전시. 1957년 위고 그릭카가 에르메스의 승마 헤리티지에 대한 찬사를 담아 디자인한 브리드 드 갈라에 대한 헌정으로, 실크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유쾌하고 변화무쌍한 모습을 테마로 연출한 공간에서 다채로운 퍼포밍이 펼쳐졌다.
스카프는 프랑스 실크 무역과 섬유 혁신의 역사적 발상지인 리옹 지역의 에르메스 공방에서 내구성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제작한다. 각기 다른 기술을 보유한 장인 40명이 제조 공정에 참여하며 8백 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홀딩 텍스타일 에르메스 사업부는 제조부터 직조·염색·조립·마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크 전문 기술을 아우르고 있다. 인그레이빙부터 스크린 프린팅, 컬러 인쇄, 건조, 커팅, 테두리 롤링 작업 등 스카프 제조의 각 공정은 전문가의 손길로 직접 관리한다.
- 행복 제안 무한한 창조와 스타일의 오브제 에르메스 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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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90cm, 무게 79g에 담긴 창조의 세계. 에르메스 실크를 대표하는 스카프는 스타일링 액세서리를 뛰어넘는, 그 자체로 완벽하게 구성한 하나의 오브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