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났는데 고개를 돌리지 못한 경험이 있는지. 아니면 주변에서 “그랬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증상의 목 디스크는 제법 흔히 찾아오는 질환으로, 갈수록 그 빈도수가 높아지고 연령대는 청소년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노화와 퇴행이 주된 원인이던 척추・관절 질환의 환자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때문이죠. 이러한 기기의 사용에 따른 사소한 습관이 병으로 이어져 신종 생활 습관병이 탄생했습니다.” 신경외과 전문의 고도일 박사의 경고. 그는 특히 경추 질환은 젊은 층 환자의 확산이 가장 눈에 띄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실제 건강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서도 20대의 목디스크 환자 비율이 4년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 디스크의 증상은 꼭 목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목덜미 뻐근함과 뻣뻣함, 통증뿐 아니라 팔에 힘이 빠지고 몸의 반쪽이 저리고 둔해짐, 두통, 현기증, 어지럼증, 이명 증상, 전기가 통하듯 찌릿찌릿한 증상도 목 디스크가 직접적 원인이거나 전조 증상이라는 사실. 현재 자신의 목상태는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다면 거울 두 개를 이용해 자신의 옆모습을 볼 것. 거울로 보는 대신 가족이나 친구에게 옆모습을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옆 라인, 특히 목과 어깨로 이어지는 선의 각도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면 목 디스크로부터 안전한 상태인지, 주의가 필요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목의 각도는 35~40도이며, 목이 일자로 꼿꼿할수록 변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가장 정확한 진단은 X-선 촬영을 통해 목뼈 곡선을 보는 것. 측면에서 봤을 때 목뼈가 C자형을 이루고 있어야 척추가 원활한 힘의 분배를 받을 수 있다. 흔히 ‘일자목’ ‘거북목’이라고 말하는 건 목이 앞으로 빠져 있는 상태로 마치 C자를 뒤집어놓은 모양을 의미한다.
목을 구성하는 경추와 목 근육
우리는 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우선 해부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S자형 만곡의 척추 상단에 위치한 경추 일곱개가 바로 목 척추다. 경추 앞쪽으로는 심장박동, 호흡, 소화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양쪽으로는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지나간다. 또 경추 속에 있는 척수에는 뇌에서 사지로 신경 전달을 하는 운동신경, 사지와 몸통 각 기관에서 뇌로 신경 전달을 하는 감각신경이 지나간다. 그래서 외부 충격이나 디스크 탈출 등으로 척수신경이 다치거나 눌리면 사지 마비나 각종 통증이 유발된다. 척추는 전체가 연결되어 있어 한 지점에 문제가 생기면 연달아 다른 지점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그렇기에 목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기관이며, 자칫 이상이 생기면 전부를 앗아갈 수도 있는 치명적 부위다. 목 디스크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현대인이 위협받는 목 건강은 뼈보다 목 근육과 더 관련이 깊다. 실질적으로 머리와 목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해주는 목 근육. 목 주위 근육 이상의 주요 원인은 바로 특정 자세의 반복으로, 승모근이 긴장하면 목뼈를 잡아당기는 효과가 있어 목뼈 주변의 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디스크의 퇴행을 유발해 목 디스크로 발전하는 것이다.
원래 목은 구조상 앞보다 뒤에 근육이 많고 힘의 차이도 커서 머리를 앞으로 숙이는 것보다 뒤로 젖히는 운동이 더 쉽다. 고개를 숙이는 자세나 목이 앞으로 기우는 일자목 또는 거북목이 목에 부담을 많이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목 주위 근육은 어떤 근육이 손상받거나 긴장하느냐에 따라 목덜미가 뻣뻣하고, 움직임에 불편이 있거나 어깨나 팔, 등, 허리까지 땅기고 결리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근육세포가 경직되면서 모세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말하자면,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목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추가 움직이면서 바른 상태로 정렬되고 통증도 잡을 수 있다. 목 근육 강화 운동은 바르게 서서 엄지를 세운 채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한 후 오른팔과 왼팔을 번갈아 90도 각도로 벌렸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넘버원 체조’, 누워서 턱을 가슴 쪽으로 당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외 몇 가지 운동법은 다음 페이지를 참고할 것.
이것만은 꼭 지키자!
● 물건을 들 땐 양손 번갈아
● 앉을 땐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 50분 이상 앉아 있는 건 금물
●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똑바로 누울 땐 바 닥에서 6~8cm, 옆으로 누울 땐 10~15cm
●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15도 아래
● 근육 이완 위해 화 다스리기
● 몸매 관리는 적당히
목 건강을 위한 생활 수칙
일상에서 자신의 체형 변형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바지나 치마를 입었을 때 돌아가거나 벨트가 걸리는 골반 좌우 높이가 다른 경우, 바짓단이 어느 한쪽만 닳기도 하고 신발 역시 한쪽 뒤축이 더 닳는 경우에는 나쁜 자세의 반복으로 골반에 변형이 생겼다는 신호다. 가장 문제가 되는 자세는 구부정하게 앉거나 고개를 오래 숙이고 있는 것, 다리를 꼬고 앉는 것, 한쪽으로만 가방을 메는 것 등으로, 몸의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목 건강을 지키는 생활 수칙을 기억해두자.
물건을 들 땐 양손을 번갈아 사용한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이 많이 쓰는 쪽으로만 물건을 들고 가방을 메는데 이는 몸의 균형을 깨뜨리는 행동이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고 목과 연결된 척추 전체가 비뚤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니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 물건이라도 양쪽 어깨에 번갈아 메거나 양쪽 손으로 번갈아 드는 습관을 들이자.
바른 자세로 앉는다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엉덩이부터 어깨 끝까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게 해 체중을 분산해야 한다. 의자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듯 앉거나 허리를 너무 꼿꼿이 세우고 앉으면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은 척추 건강에 좋지 않으니 50분마다 일어나 5분씩 몸을 움직이고 쉬는 것이 좋다. 목과 허리를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실내를 가볍게 한 바퀴 도는 것도 뼈와 근육의 만성피로를 예방하는 방법!
자신에게 맞는 베개 찾기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를 사용하면 자는 동안 목뼈와 근육, 인대가 이완되지 못하고 긴장한 상태를 유지해 척추를 압박하게 된다.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똑바로 누웠을 경우 머리와 목이 바닥에서 6~8cm로 팔뚝 높이보다 낮아야 목에 무리가 없고, 옆으로 누웠을 경우 10~15cm 올라오는 것으로 어깨와 목 사이만큼 베개를 높여 베는 게 이상적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낮춘다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에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운전할 때는 등받이를 1백10도 정도 젖혀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하고, 고개만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한다.
화 다스리기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 목 디스크에 걸릴 확률이 높다. 감정에 예민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목과 어깨 주위 혈관이 수축되어 목덜미가 뻣뻣해진다.
몸매 관리는 적당히
비만으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면서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도, 무리한 다이어트로 필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할 경우도 인대, 근육, 연골과 뼈의 성장에 지장을 주어 목 디스크가 발병할 수 있다.
이왕이면 주름 없이 아름답게
곧은 자세로 목 건강에 유의하는 것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하는 게 있다. 특히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목주름! 목주름을 완화해주는 시술이 없는 건 아니다. “목주름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학회에서 발표한 시술을 꼽자면, 1927nm 튤륨레이저thulium laser, 에어젠트airgent, 실 리프팅 치료법 등이 있어요. 울세라나 서마지를 얼굴에 할 때 목까지 하기도 하죠. 하지만 모두 효과가 극적이지 않을뿐더러 강한 시술을 했다가 얼굴과 조직이 달라 흉터가 잘 생기는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러로 주름을 메우는 건 더 주의해야 하고요. 목 조직의 특성상 필러가 비쳐 보이는 경우가 있고 그 부분이 울퉁불퉁해 보일 수 있거든요.” 고려대학교 피부과 류화정 교수의 조언. 또 그녀는 목주름은 단순히 나이가 들수록 생기는 노화 현상의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목의 세로 주름은 노화 현상이지만 굵은 가로 주름은 유전적 요인과 생활 습관과 더 관련이 깊어요. 20대임에도 목에 선명한 주름이 생길 수 있는 이유지요.”
그러니 목주름만큼은 한 번의 시술로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평소에 자세를 바로잡고 목 관리 전용 화장품을 꾸준히 바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또 흔히 높은 베개를 베면 목주름이 생긴다고 하는데, 오히려 옆으로 누워서 잘 때 낮은 베개를 베면 승모근이 뭉쳐서 몸의 피로도가 상승한다는 사실! 가장 중요한 건 베개 높이에 따라 경추가 놓이는 위치이며, 누운 상태에서 거울을 보면서 주름이 생기지 않는 지점을 찾는 게 가장 정확하다.
하루 10분, 목 디스크 예방 운동법
목과 어깨 근육 긴장 풀기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앉은 자세에서 목을 좌, 우, 위, 아래로 각각 열을 세면서 천천히 움직인다. 고개를 숙일 때는 턱이 가슴에 닿을 만큼, 뒤로 젖힐 땐 뒤통수가 등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그리고 양쪽 어깨를 올린 상태에서 천천히 열을 센 후 서서히 내린다.
거북목 완화 효과의 목 정렬 운동
상체와 어깨를 편안하게 이완시키고 양팔을 몸 옆에 나란히 놓고 앉는다. 턱을 최대한 앞으로 밀어 10초간 유지한 후 처음 자세로 돌아오고, 다시 턱을 가슴 쪽으로 당겨 10초간 유지한 후 처음 자세로 돌아오는 동작을 몇 차례 반복한다.
목 강화 운동
목과 어깨 근육을 강화하고 목 통증과 두통에도 효과적인 동작. 엎드려 누워 낮은 베개나 수건을 말아 이마를 받치고 머리와 어깨를 이완시킨다. 양팔은 손바닥을 바닥으로 향하게 해
몸 옆에 나란히 둔다. 그다음 양손 엄지가 위로 향하도록 팔을 돌려 양어깨 사이의 근육이 수축되는 기분을 느낀다. 팔과 함께 이마를 바닥에서 약간 들어 올리고 10초간 유지한다. 이때 시선은 바닥을 응시한다.
참고 도서 <목 디스크 정복> <목 편하게 사는 이야기>
- 내 몸 마주하기 예뻐지려면 목을 바로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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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어 공주가 두 다리를 얻은 대신 목소리를 잃은 것처럼, 현대인은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누리는 대가로 목 건강이 담보로 잡혔다. C자로 유연하게 뻗은 아름다운 목을 지키고 싶다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