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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먹기
현대인에게 숫자로 매겨지는 나이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40대는 새로운 30대, 50~60대는 신중년’이라고 부르는 시대가 아닌가. 이제는 방점을 ‘오래’가 아니라 ‘건강하게’에 맞춰야 한다.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생활화하면 된다. 다만 어떻게 먹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잘 먹기 위해서 ‘빼기’와 ‘걷어내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마디로 양질의 식품을 되도록 짜지 않게, 달지 않게 먹어야 한다는 것. 노화는 내가 살아온 삶의 자취이자 결과물이다. 먹는 것만 바꿔도 삶은 달라진다.


짠맛 덜어주는 신맛
‘좋은 재료는 단순하게 양념하고 조리하는 게 가장 좋다’는 명제는 최고의 요리를 정의하는 기본 원칙으로 여긴다. 이때 가장 유용한 재료가 토마토, 레몬, 라임, 식초 등 신맛을 내는 것이다. 산미는 시고 새콤한 맛 이외에 다른 맛과 향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있어 약간의 양념만 사용해도 맛 내기가 좋고, 그만큼 적은 염분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식이 섬유인 펙틴이 풍부해 식욕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토마토 국수
재료(2인분) 토마토 6개, 국수 160g, 오이 ½개, 라임 슬라이스 2장, 곱게 간 마늘 2작은술, 올리브유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토마토는 십자로 칼집을 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 믹서에 곱게 간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간 마늘을 넣어 섞는다.
2 오이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소금을 뿌려 살짝 절인 후 물기를 꼭 짠다.
3 국수는 끓는 물에 넣어 삶는다. 다 삶아지면 소쿠리에 쏟아 찬물에 헹궈 건진다.
4 그릇에 ③의 국수를 담고 ①의 국물을 붓는다. 그 위에 ②의 절인 오이와 라임 슬라이스를 올린 뒤 올리브유를 뿌린다.


풍미 살리는 구이
음식의 풍미는 조리 방식과 도구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고소한 맛을 살려주는 구이가 그러한데, 주방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 대나무 찜기 등을 활용하면 담백함을 살릴 수 있다. 캠핑 요리법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토치로 재료의 표면을 지져 불 맛을 살리고, 차콜 그릴에 식재료를 얹은 나무 플레이트를 올려 굽는 ‘플랭크 그릴링’은 재료 본연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조리법이기 때문. 이때 밑간으로는 소금 대신 간장이 제격이다. 감칠맛을 살려주고, 해산물의 비린 맛도 가려준다.



연어새우구이
재료(2인분) 연어 150g(간장 1큰술, 올리브유 1큰술, 다진 딜 1줄기분, 다진 타임 1줄기분), 새우 4마리(올리브유 2큰술, 다진 딜 1줄기분, 다진 타임 1줄기분), 강낭콩 2줄기, 대파 ½대, 마늘 4~6쪽, 방울토마토 2개, 꽈리고추 2개, 올리브유·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연어는 간장, 올리브유, 다진 딜, 다진 타임을 섞은 양념에 매리네이트한다.
2 새우는 올리브유, 다진 딜, 다진 타임을 섞은 양념에 절인다. 강낭콩, 대파, 마늘, 방울토마토, 꽈리고추 등은 올리브유로 코팅한다.
3 180℃로 예열한 오븐에 ①의 연어, ②의 새우와 채소를 넣고 8분간 굽는다. 마지막에 후춧가루를 뿌려 그릇에 담는다.


맛 보완하는 향미
음식 맛을 복합적이고 입맛 당기게 만드는 주인공은 대개 카레·후추·고추냉이·겨자·들깨 등 향신료와 마늘·양파·파·깻잎·고추·바질 등 향미 채소다. 이들은 감속 노화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으로, 어떤 식재료와 섞어도 서로의 맛이 융화되고 본연의 맛도 돋보이게 해준다. 달고 짠 음식에 익숙한 입맛도 길들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그 때문에 향신료와 향미 채소를 활용하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이른바 ‘최애 음식’으로 꼽히는 떡볶이도 별미로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오징어 카레 떡볶이
재료(4인분) 오징어 1마리, 가래떡 10cm 3개, 바질 5장
국물_ 완숙 토마토 4개, 카레 가루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토마토는 껍질째 믹서에 곱게 간 뒤 카레 가루를 섞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2 가래떡은 2.5cm 길이로 썰고, 오징어는 몸통에 양쪽으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 데친다.
3 냄비에 ①의 국물과 ②의 가래떡을 넣고 조리다가 데친 오징어를 넣고 끓인 뒤 그릇에 보기 좋게 담고 바질을 올린다.


깊은 맛 내는 식물유
기름 맛은 단맛·신맛·쓴맛·짠맛·감칠맛을 잇는 여섯 번째 맛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때 기름은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아보카도유 등 양질의 식물성기름으로 혀를 감싸는 특유의 부드럽고 깊이 있는 맛을 가리킨다. 덕분에 그 자체가 훌륭한 천연 조미료이자 소스로 염도를 줄이는 효과까지 있다. 나물을 무칠 때 기름을 가장 먼저 넣어 코팅 막을 만들고, 양념에 들깨와 들기름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도 소금을 적게 먹는 방법이다. 식물성기름에 달걀노른자, 레몬즙, 소금 등을 섞어 유화하면 마요네즈도 직접 만들 수 있다.



마요네즈 소스 아스파라거스
재료(2인분) 아스파라거스 10줄기
마요네즈 소스_ 올리브유 150ml, 달걀노른자 1개분, 레몬즙 1½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아스파라거스는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길이로 반 자른다.
2 믹서에 재료를 모두 넣고 곱게 갈아 만든 소스를 ①에 곁들인다.


들깨양념장 두부구이
재료(2인분) 부침용 두부 1모, 고춧잎 100g, 포도씨유 2큰술, 들기름 1큰술
고춧잎 양념_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2작은술, 들기름 2작은술 양념장_ 다진 파 3큰술, 통들깨 1큰술, 간장 2큰술

만들기
1 고춧잎은 데쳐서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짜고 송송 썰어 양념을 넣어 무친다.
2 두부는 도톰하게 썰어 포도씨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굽고, 마지막에 들기름을 뿌린다.
3 그릇에 ②의 구운 두부를 담고 ①의 고춧잎무침을 올린 뒤 양념장을 곁들인다.


단백질의 맛, 감칠맛
감칠맛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불과 1백 년 전으로 최근의 일이다. 감칠맛은 단백질의 맛이나 다름없는데, 바로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 이노신산, 구아닐산 등의 맛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어 가지 재료를 궁합 맞춰 사용하면 그 맛이 더욱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한데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음식 맛을 살리는 비법으로 감칠맛을 사용해왔다. 한국의 다시마와 말린 생선, 일본의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중국의 채소와 닭고기 뼈 등을 함께 끓여 밑국물을 만든 것이 그러하다.



황태연두부탕
재료(2인분) 황태포 50g, 연두부 1모, 표고버섯 1개, 대파 15cm, 마늘 슬라이스 4쪽분, 참기름 ½큰술
밑간_ 물 3큰술, 국간장 2작은술, 포도씨유 2작은술
육수_ 물 800ml, 다시마 10×10cm 1장, 멸치 액젓 1큰술

만들기
1 황태포는 먹기 좋게 손질해 밑간한다. 버섯과 대파는 2cm 길이로 썬다.
2 냄비에 ①의 황태포와 참기름을 넣어 볶다가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다시마를 건져낸 뒤 연두부를 먹기 좋게 떠 넣고, ①의 버섯과 대파, 마늘 슬라이스를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믿고 먹는 콩 단백질
바야흐로 단백질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단백질이라고 젊음의 명약이 될 순 없다. <느리게 나이 먹는 습관>의 저자인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60대 이상에서는 고단백 식사를 하는 것이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젊고 건강한 성인에게는 자칫 열량 섭취를 늘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엔 근육 강화에 좋다는 류신 함량이 낮은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하라고 권한다. 다양한 콩류와 통곡물 등이 그것이다. 밥으로, 반찬으로, 스낵으로 다양하게 즐겨보자.



병아리콩 스낵
재료(2인분) 삶은 병아리콩 3컵, 카레 가루 1큰술, 후춧가루 2작은술, 올리브유 2큰술

만들기
1 삶은 병아리콩은 올리브유로 코팅한 뒤, 200℃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30분간 굽는다. 뜨거울 때 카레 가루+소금, 후춧가루+소금에 각각 콩을 넣고 버무린다.


완두콩 소스 올린 달걀두부
재료(2인분) 삶은 완두콩 ½컵, 전분물 2큰술 절임 국물_ 물 1컵, 액젓 1작은술, 대파 5cm
달걀두부_ 달걀물 2개분, 멸치 육수 150ml, 맛술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냄비에 절임 국물 재료를 담고 한소끔 끓인 후 불을 끄고 식혀 대파만 건져낸다. 이 국물에 삶은 완두콩을 담가놓는다.
2 달걀물에 멸치 육수, 맛술, 소금을 넣고 섞은 뒤 체에 걸러 내열 용기에 붓고 찜기에 올려 약한 불에서 15분 정도 찐다. 불이 세면 부풀어서 식감이 거칠어지므로 주의한다.
3 ①의 완두콩이 통통해지면 국물째 냄비에 담고 끓이다가 전분물을 넣어 걸쭉하게 만들어 ②에 곁들인다.


항산화 성분도 놓치지 말 것!
노화 속도를 늦추는 가장 고전적 방법은 평소보다 에너지 섭취량을 20~25% 줄이는 절식이다. 물론 설탕과 탄산음료, 주스, 사탕 등 단순당과 백색 식품으로 통하는 정제 곡물은 최소화하거나 피해야 한다.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채소 위주의 식이 섬유→고기와 생선 등 단백질→탄수화물 순으로 먹어 혈당을 느리게 올리는 것이다. 여기에 견과류와 베리류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꼭 챙겨 먹여야 한다. 견과류는 매일 한 줌 정도가 적당하며, 베리류도 비슷한 양을 주 2회 이상 섭취할 것을 권한다. 단, 건조한 과일은 당이 들어 있거나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당 함유량이 높아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아사이베리 볼
재료(2인분) 그리크 요구르트 150g, 아몬드 밀크 60ml, 아사이베리 파우더 1큰술, 냉동 산딸기 10개, 냉동 블루베리 10개, 바나나 슬라이스 ½개분, 그래놀라 50g, 식용 꽃·민트 적당량

만들기
1 그리크 요구르트에 아몬드 밀크와 아사이베리 파우더를 넣고 핸드 블렌더로 잘 섞는다.
2 볼에 ①을 넣고 산딸기와 블루베리, 바나나, 그래놀라 등을 보기 좋게 담고 식용 꽃과 민트를 올려 장식한다.


진행과 스타일링 신민주│사진 이우경 기자│요리와 도움말 김정은(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교수)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