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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맛 라면에 진심
이른바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에는 공통점이 있다. 본질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제2의 식량’이라 일컫는 라면이라고 다르지 않다. 쫄깃한 면발, 진한 국물, 푸짐한 건더기로 좌우되는 라면 본연의 맛에 영양과 계절의 풍미를 더하는 법.

(위) 이재현, 볶음 면기, 가네트와 샤모트를 첨가한 석기점토, 22.5×5cm, 2023. (아래) 윤정, 국물 면기, 분청, 옹기가 섞인 석기점토, 17.5×6.5cm, 2023.

이재현 작가의 손잡이 달린 면기는 묵직한 돌의 질감과 뚝배기를 연상시킨다. 흙가래를 쌓아 올리고 손으로 형태를 만드는 핸드 빌딩 기법으로 제작해 자연스러운 마감과 손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물 없는 요리를 담는 데 적합하다. 윤정 작가의 면기는 그야말로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이다. 흙의 원시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자연과 세월의 흔적을 흙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는 작가의 작품에서는 옛 유물의 투박하면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오뚜기 식문화 도구 프로젝트
그릇에도 맛이 있다
‘인도이지정因陶以智政’이라는 말이 있다. 그릇을 보면 그 나라의 형편과 민족의 심성을 알 수 있다는 뜻으로, 그릇은 한 집안의 밥상 문화를 가늠하는 좋은 지표가 된다. 오뚜기의 식문화 도구 프로젝트는 우리의 식생활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노력으로, 맛있는 즐거움을 함께해온 식문화 도구에 대한 오뚜기의 진심을 전하는 장이기도 하다. 좋은 그릇은 음식을 빛내주어 남김없이 싹싹 비우게 만든다. 그것이 그릇의 힘이요, 맛이다. 그 시작으로 서울대학교 도예과와 함께한 면기와 찬기를 소개한다. 그릇다운 그릇을 쓰는 밥상이야말로 문화적이고 인간적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판매되는 라면 종류만 해도 5백 가지가 넘는다. 개수만 많고 종류만 다양한 것이 아니다. 먹는 양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2022년 기준 39억 5천만 개. 1인당 일주일에 한 끼는 라면을 먹는다는 셈이니 라면이 한국인의 솔 푸드라는 데 이견이 있을 리 만무하다. 간편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데다가 다양한 맛과 면발, 토핑 등으로 입맛까지 사로잡은 라면은 오늘날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하지만 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중국 군인의 비상식량이었다는 설이 대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알려졌고, 1958년 일본의 안도 모모후쿠가 현재와 같은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멘チキン ラーメン’을 개발한 것이 시초다. 우리나라 라면의 역사는 그보다 몇 년 더 늦다. 1963년 삼양라면이 그 시작으로, 라면 춘추전국시대라 일컫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라면업계 스테디셀러가 대거 등장한다. 그 가운데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8년 3월,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라면이 출시됐으니, 다름 아닌 오뚜기의 ‘진라면’이다.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한 진라면은 출시 당시부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 선풍적 인기를 얻었는데, 한 끼의 소중함을 중시하는 브랜드답게 오뚜기는 이미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진라면의 맛도 보강하고 업그레이드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눈에 띄는 리뉴얼을 진행한 것.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기존에 없던 쇠고기 맛 플레이크와 함께 건더기의 양을 푸짐하게 늘린 것이다. 또한 자극이 덜하면서 입맛을 당기는 매운맛을 내기 위해 고추 품종을 연구했고, 오늘날의 진라면 맛을 완성했다.

라면을 즐기고 많이 먹어본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면발의 쫄깃함과 퍼짐성을 보강해 ‘6분 동안 퍼지지 않는 면’을 위한 식감 연구도 계속 이어갔다. 이러한 노력은 빛을 발했다. 진라면은 차진 면발과 국물이 일품인 라면으로 건더기도 푸짐해 소비자에게 맛도장을 찍었다. 오뚜기가 대한민국의 라면업계를 이끌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릇 윗 테두리인 전 부분에 옐로 컬러 포인트를 준 백자 면기는 남윤지 작가 작품. 수수한 색감의 면기는 김수연 작가 작품으로 편평한 전 부분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일상의 맛
든든하게
명실상부 국민 먹을거리인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비법은 봉지에 죄다 적혀 있다. 물 500~550ml(3컵 분량)에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를 같이 넣고 4분~4분 30초간 끓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때 센 불을 유지하고, 면보다 건더기와 분말스프를 먼저 넣고 끓이면 끓는점이 100℃에서 80~90℃로 낮아져 라면을 좀 더 빠르게 익힐 수 있다. 간단하면서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냉장고 속 식재료를 추가해보자. 북어와 콩나물을 더하면 해장라면으로 제격이고, 짜장라면에 채소를 듬뿍 넣으면 깔끔하면서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채소 듬뿍 오징어 짜슐랭
재료(1인분) 오뚜기 짜슐랭 1봉지, 오징어 50g, 새우(껍데기 벗긴 것) 50g, 양파 30g, 애호박 30g, 물 400ml, 오뚜기 콩기름·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약간씩

만들기
1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가로세로 1cm 크기로 썰고, 새우도 1cm 길이로 썬다.
2 양파와 애호박은 씻어 가로세로 1cm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3 달군 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②의 채소를 볶다가 ①의 해물을 넣고 볶은 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4 냄비에 물과 건더기스프를 넣고 끓으면 면을 넣고 5분 정도 중간 불에서 끓인다. 면발이 알맞게 익으면 분말스프와 유성스프를 넣고 잘 비빈다.
5 그릇에 ④의 면을 담고, 그 위에 ③을 얹어서 버무려 먹는다.


북어콩나물 해장 진라면
재료(1인분)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 1봉지, 북어포 15g, 콩나물 60g, 대파 10cm, 물 550ml,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약간

만들기
1 북어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콩나물은 씻어 건진다.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2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북어포를 넣어 볶다가 물을 붓는다.
3 ②가 끓어오르면 분말스프와 라면, 건더기스프를 넣고 면발이 풀어지면 ①의 콩나물과 대파를 넣고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짙은 컬러에 돌멩이를 연상시키는 접시와 쪽빛 컬러의 자연스러운 색감이 인상적인 면기는 모두 이지호 작가 작품.
일탈의 맛
얼큰하게
매콤한 빨간 국물과 쫄깃한 면발은 한국 라면의 특징으로, 한국인의 식습관이 반영된 것이다. 한데 최근 매운맛을 한결 더 강조한 라면이 인기다. 새콤한 고추장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면은 물론, 마늘이나 후추를 더해 화끈하게 매운맛을 내세운 라면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채소와 해물은 라면을 시원하면서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재료로, 세 가지 해산물 재료를 더해 매운 라면을 삼선라면으로 즐기면 얼큰한 맛을 강조할 수 있다. 비빔면은 전통 골동면처럼 즐겨보자. 푸짐하면서 영양도 풍부해진다.

골동 진비빔면
재료(1인분) 오뚜기 진비빔면 1봉지, 당근 20g, 오이 20g, 미나리 30g, 쇠고기 30g, 오뚜기 소불고기양념 1작은술

만들기
1 당근과 오이는 가늘게 채 썰어서 물에 헹궈 건진다. 미나리는 4cm 길이로 잘라서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걷는다.
2 쇠고기는 채 썰어서 소불고기양념으로 양념해 달군 팬에 볶는다.
3 면은 끓는 물에 3분 30초간 익히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4 볼에 ①의 미나리, ②의 쇠고기, ③의 면을 담고 액체소스를 부어서 조물조물 무친다.
5 그릇에 ①의 당근과 오이를 듬뿍 담고, 그 위에 ④를 올린다. 여기에 취향껏 참깨고명스프를 더한다.


삼선 마열라면
재료(1인분) 오뚜기 마열라면 1봉지, 바지락 10개, 미더덕 10개, 오징어(작은 것) 1마리, 물 500ml

만들기
1 바지락은 바락바락 주물러 씻고, 미더덕은 가장자리의 지저분한 것을 떼어내고 단단한 껍질을 벗긴다. 오징어는 내장을 빼내고 씻어서 칼집을 낸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건더기스프를 넣고 끓이다가 분말스프와 해물을 넣고 끓인다.
3 ②의 해물이 어느 정도 익으면 라면을 넣고 함께 끓인 후 마늘후추블록을 넣고 잘 젓는다. 그릇에 라면을 담고 통오징어를 위에 올린다.


라면을 담은 옐로 면기는 이지호 작가 작품으로, 낮은 굽과 패턴이 꽃 모양을 연상시킨다. 단무지를 담은 오묘한 빛깔의 찬기는 최효정 작가 작품으로, 작은 디저트 접시로도 활용 가능하다. 나머지는 요리 연구가 소장품.
초대의 맛
고급스럽게
요즘 라면 트렌드를 꼽자면 간편식에만 머물지 않고 요리로서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미역국라면’ ‘북엇국라면’ ‘팥칼국수’ 등 요리화한 라면도 있지만, 라면에 고급 제철 식재료를 더해 자신만의 프리미엄 간편식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인 만큼 깊은 맛을 더해주는 꽃게, 전복, 홍합 등 해산물로 육수를 우려 즐기는 경우가 그러하다. 안주로도 제격이라 손님상의 메인 요리로 손색없다.

꽃게탕 진라면
재료(4인분)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4봉지, 꽃게 2마리, 무 100g, 대파 60g, 숙주 100g, 물 500~550ml

만들기
1 꽃게는 솔로 깨끗이 씻어서 배꼽과 등딱지를 떼어내고, 등딱지 속의 모래주머니와 몸통에 붙어 있는 부채 모양의 아가미도 떼어낸 다음 반 토막 낸다.
2 무와 대파는 길게 채 썰고, 숙주는 대가리와 뿌리를 다듬어 씻어 건진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꽃게와 무를 넣고 끓이다가 꽃게가 익으면 건져둔다.
4 ③의 육수에 라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를 넣고 끓인다. 면이 풀어지면 ②의 채 썬 대파와 숙주를 넣은 후 바로 불을 끄고 꽃게와 함께 그릇에 담는다.


아랫부분이 넓은 굽을 두른 듯 안정감이 돋보이는 백자 면기는 천욱환 작가 작품.
요즘의 맛
부드럽게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각별하다. 그만큼 활용 요리도 무궁무진하다. 최근엔 자신만의 창의적 레시피를 즐기는
소비자를 뜻하는 모디슈머modisumer의 등장으로, ‘진진짜라’ ‘크림진짬뽕’ 등 이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가장 대표적 메뉴로 로열라면(로제크림 열라면)을 꼽을 수 있다. ‘열라면’ 등 매콤한 라면에
우유, 생크림 등을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과 꾸덕꾸덕한 식감을 더하는 것이 포인트다.

로제크림 열라면
재료(1인분) 오뚜기 열라면 1봉지, 다진 양파 50g, 생크림 100ml, 물 400ml, 오뚜기 콩기름 약간

만들기
1 달군 냄비에 콩기름을 두르고 다진 양파를 넣어 말갛게 될 때까지 볶는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건더기스프와 라면을 넣고 끓인다. 면발이 살짝 익으면 물을 ½컵 정도 남기고 따라낸 다음 ①의 볶은 양파와 생크림을 넣고 분말스프를 원래 양의 ¾ 정도만 넣고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이때 분말스프의 양은 입맛에 따라 조절한다.



오뚜기의 라면
한국인에게 알맞게
다양화와 함께 재료를 고급화해 품질을 높인 것이 요즘 라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오뚜기의 대표 라면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한데, 한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은 한국인의 입맛을 잘 반영했다는 점. 라면계에서도 손꼽히는 진라면은 이름 그대로 사골 국물을 더해 국물이 진하고, 오뚜기의 대표적 매운 라면으로 깔끔한 매운맛이 특징인 열라면은 최근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으로 한국인의 입맛 취향에 맞게 라인업을 확대했다. 양념의 맛을 살리는 대표 재료를 활용한 ‘배사매무초’ 소스로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은 물론 물을 따라내지 않고 ‘복작복작’ 조리하는 짜슐랭의 등장은 파격 자체로 지금도 그 인기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오뚜기 진라면
쫄깃하고 차진 면발과 진한 사골 국물이 특징인 오뚜기 대표 라면. 매운맛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맛으로, 얼큰한 국물이 더할 나위 없다. 순한맛은 진하면서도 감칠맛을 살린 국물이 일품이다.

오뚜기 진비빔면
배, 사과, 매실, 무, 태양초 등을 넣은 배사매무초 소스의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소스를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면의 양도 20% 늘려 푸짐하다.

오뚜기 마열라면
열라면에 제주 대정마늘과 입자가 굵은 후추를 동결건조 블록으로 더해 깊고 맛있게 매운맛을 즐길 수 있다.

오뚜기 짜슐랭

분말스프의 맛과 양을 강화해 물을 버리지 않고 ‘복작복작’ 조리하는 짜장라면으로, 촉촉하면서도 진한 맛을 살렸다. 고온 로스팅으로 재료의 맛을 살린 짜장소스와 파와 양파의 기름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한 스프를 별첨해 감칠맛과 풍미를 더했다.

오뚜기 열라면
깔끔한 매운맛과 감자 전분을 넣어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대표 매운맛 라면. 특히 열라면과 순두부의 조합은 찰떡궁합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요리 노영희 | 촬영 협조 ㈜오뚜기(080-024-2311)

글 신민주 | 사진 권순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