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어느덧 사라지고 코를 벌름거리며 곧 먹게 될 부침개 맛을 기대한다. 왜 하필 비 올 때 부침개 생각이 간절해지는 걸까?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밀가루 반죽이 기름에 지져지는 소리가 연상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어쨌든 입에 넣으면 ‘바삭’ 소리가 나는 부침개 한 장으로 눅눅한 장마철이 기분 좋아진다.
예고 없이 비가 오듯, 부침개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불현듯 찾아온다. 부침개는 냉장고를 열어서 당근이나 대파, 부추 등 손에 잡히는 채소를 이용하는 즉석 음식인 셈. 가장 만만한 것이 김치다. 잘 익은 김치의 고춧가루를 대충 훑어내고 돼지고기, 양파와 함께 송송 썰어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지지면 끝. 밀가루에 부침가루나 튀김가루를 섞으면 더 바삭바삭해진다. 만드는 방법이 참 간단한 음식인데도 빗소리를 배경 삼아 먹는 한 접시 김치전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밀가루 대신 녹두가루를 많이 넣어 만드는 부침개(녹두전 또는 빈대떡이라고 한다)도 단골 메뉴다. 찬 성질을 지닌 녹두는 열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어서 더위 타는 여름날에 먹으면 좋다. 녹두를 불리고 가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백화점과 유기농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판 녹두가루를 이용해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녹두가루는 점성이 낮아서 전으로 부칠 때 잘 부서지므로 멥쌀가루를 적당하게 섞는다. 이때 비율은 5:1에서 8:1 사이.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부어서 튀기듯 구우면 바삭바삭한 녹두전을 맛볼 수 있다. 녹두와 찰떡궁합 식재료는 고사리와 숙주, 버섯, 돼지고기, 묵은 김치. 이 중 한 가지밖에 없더라도 낙담할 필요 없다. 광희시장에 있는 빈대떡 가게 순희네(02-2264-5057)는 녹두가루에 오로지 숙주나물 한 가지만 들어가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을 보면 역시 전은 재료보다 만들어서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제 맛인 것 같다.
비 소식이 잦아진다. 가요나 영화에서 아무리 비를 낭만적으로 묘사해도 비가 오면 꿉꿉해지는 빨래처럼 마음도 찌뿌드드해지기 일쑤다. 그럴 땐 부침개 한 판을 부치자. 지글지글 부침개 익는 냄새를 맡으면 마음마저 평화롭다. 그렇게 우리 어머니들도 부침개를 부치며 긴 장마를 나셨나 보다.
시판 녹두가루 이용한 빈대떡
반죽 재료 녹두가루 11/4컵, 멥쌀가루 1/4컵, 물 11/2컵, 소금·식용유 약간씩
고명 재료 숙주 30g, 도라지 40g, 줄기째 씻은 배추김치 80g, 양파 1/4개, 쪽파 20g, 다진 돼지고기 100g, 달걀 1개, 쑥갓·저민 홍고추 약간씩
양념 재료 소금 1/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즙·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녹두가루와 멥쌀가루, 분량의 물을 고루 섞어 냉장고에 20~30분 동안 넣어 휴지시킨다.
2 숙주와 도라지, 배추김치, 양파, 쪽파는 송송 썰어 분량의 양념을 반 덜어서 밑간한다.
3 남은 양념은 다진 돼지고기에 넣는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②와 고루 섞는다.
4 달걀을 잘 풀어 ①의 녹두 반죽과 ③의 고명에 넣어 고루 섞고 소금으로 간한다.
5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른 후 반죽을 떠 넣고 쑥갓과 저민 홍고추로 장식한 후 노릇하게 부쳐 낸다.
예고 없이 비가 오듯, 부침개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불현듯 찾아온다. 부침개는 냉장고를 열어서 당근이나 대파, 부추 등 손에 잡히는 채소를 이용하는 즉석 음식인 셈. 가장 만만한 것이 김치다. 잘 익은 김치의 고춧가루를 대충 훑어내고 돼지고기, 양파와 함께 송송 썰어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지지면 끝. 밀가루에 부침가루나 튀김가루를 섞으면 더 바삭바삭해진다. 만드는 방법이 참 간단한 음식인데도 빗소리를 배경 삼아 먹는 한 접시 김치전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밀가루 대신 녹두가루를 많이 넣어 만드는 부침개(녹두전 또는 빈대떡이라고 한다)도 단골 메뉴다. 찬 성질을 지닌 녹두는 열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어서 더위 타는 여름날에 먹으면 좋다. 녹두를 불리고 가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백화점과 유기농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판 녹두가루를 이용해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녹두가루는 점성이 낮아서 전으로 부칠 때 잘 부서지므로 멥쌀가루를 적당하게 섞는다. 이때 비율은 5:1에서 8:1 사이.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부어서 튀기듯 구우면 바삭바삭한 녹두전을 맛볼 수 있다. 녹두와 찰떡궁합 식재료는 고사리와 숙주, 버섯, 돼지고기, 묵은 김치. 이 중 한 가지밖에 없더라도 낙담할 필요 없다. 광희시장에 있는 빈대떡 가게 순희네(02-2264-5057)는 녹두가루에 오로지 숙주나물 한 가지만 들어가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을 보면 역시 전은 재료보다 만들어서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제 맛인 것 같다.
비 소식이 잦아진다. 가요나 영화에서 아무리 비를 낭만적으로 묘사해도 비가 오면 꿉꿉해지는 빨래처럼 마음도 찌뿌드드해지기 일쑤다. 그럴 땐 부침개 한 판을 부치자. 지글지글 부침개 익는 냄새를 맡으면 마음마저 평화롭다. 그렇게 우리 어머니들도 부침개를 부치며 긴 장마를 나셨나 보다.
시판 녹두가루 이용한 빈대떡
반죽 재료 녹두가루 11/4컵, 멥쌀가루 1/4컵, 물 11/2컵, 소금·식용유 약간씩
고명 재료 숙주 30g, 도라지 40g, 줄기째 씻은 배추김치 80g, 양파 1/4개, 쪽파 20g, 다진 돼지고기 100g, 달걀 1개, 쑥갓·저민 홍고추 약간씩
양념 재료 소금 1/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즙·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녹두가루와 멥쌀가루, 분량의 물을 고루 섞어 냉장고에 20~30분 동안 넣어 휴지시킨다.
2 숙주와 도라지, 배추김치, 양파, 쪽파는 송송 썰어 분량의 양념을 반 덜어서 밑간한다.
3 남은 양념은 다진 돼지고기에 넣는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②와 고루 섞는다.
4 달걀을 잘 풀어 ①의 녹두 반죽과 ③의 고명에 넣어 고루 섞고 소금으로 간한다.
5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른 후 반죽을 떠 넣고 쑥갓과 저민 홍고추로 장식한 후 노릇하게 부쳐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