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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고 영양많고 맛까지 좋은 천연 중금속 해독제 황사도 비껴가는 돼지고기
4월이되면 대한민국은 뿌연 모래바람으로 한바탕 몸살을 겪는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때문인데 이 바람에는 모래 뿐 만 아니라 몸에 좋지 않은 중금속도 함께 실려와서 더욱 큰 문제다. 슬며시 걱정이 된다면 몸속에 쌓인 중금속이나 먼지를 밖으로 빼내는데 효과적인 돼지고기 요리를 준비해보자.
photo01 고작 1시간전에 닦아놓은 창틀인데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다. 맑았던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답답한 회색 하늘만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 행인들은 얼굴의 반을 마스크로 무장하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먼지 한 톨이라도 침입 할세라 창문을 꼭 걸어 잠근다. 황사가 부는 4월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중국 대륙에서 모래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최근 몇 년사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룬 중국이 납이나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오염 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한다는 점에 있다. 생물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이러한 중금속이 바람을 타고 건너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어린이는 목숨까지 위협받을 정도가 되었다. 황사주의보가 내려지는 날이면 기상청에서는 되도록 외출을 삼갈 것을 권하고, 사람들은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숯등을 구입한다. 그리고 이때 유난히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바로 정육점이다.

중금속 해독에 이보다 좋을수없다
광부들이 탄광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비계가 적당히붙어있는 돼지고기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있을 것이다. 미용실이나 의류 공장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회식이 있을 때마다 돼지고기를 주로 먹는다고 한다. 그 동안 몸에 쌓인 오염 물질은 돼지고기를 먹어 밖으로 배출한다는 것은 민간요법으로만 여겨져왔다. 그러나이것이 단순히‘기분상 왠지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 아닌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1999년, 한국식품개발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2년에걸쳐 실시한 돼지고기 효능에 대한결과를 발표한 바있다. 흰 쥐에 납과 카드뮴을 투입한 후돼지고기를 먹여 그 경과를 살펴본 실험이었는데 지방이 적절하게 섞인 돼지고기를 먹은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더많은 중금속을 배출했다.중금속 외에 공기에 떠다니는 미세 먼지와 탄산가스 등도 오랫동안 다량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진폐증을 일으켜 혈액 생성을 방해하거나 중추 신경을 마비시키는 등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있다. 이때도돼지고기를 먹으면 오염 물질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흔히 육류에 들어 있는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4대6으로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더높다. 불포화지방산은 등푸른 생선이나 호두 등에 들어 있는 지방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돼지고기 지방은 융점(고체에서 액체로 바뀌는 온도)이사람 체온보다 낮아 위장에서 녹아 흐르는 상태며이과정에서 혈관속에있는 중금속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또 폐에 쌓인 오염 물질을 중화시켜주므로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도 돼지고기를 자주 섭취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어떠한 지방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비만해 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photo01 봄에 먹는 돼지고기가 때로는 보약 한 첩의 힘을 냅니다
많은 영양학자들이 돼지고기를‘음식 피로 해소제’라고 부른다. 이는 돼지고기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메티오닌과 비타민 B1성분 때문. “돼지고기는 몸에 이로운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요즘처럼 미세 먼지가 많은 황사철에 먹으면 특히 좋은 식품이지요. 불포화지방산 외에 메티오닌과 비타민 B1도풍부하기 때문에 평소꾸준히 먹으면 피로 해소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메티오닌은 간장을 보호하여 원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비타민 B1은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어 신경이나 근육이 제기능을 하도록 돕죠. 특히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1이쇠고기의 10배가량 들어 있으며 하루에 돼지고기 안심 100g만 먹어도 그날 필요한 비타민B1을충분히 섭취할 수있습니다.”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종미 교수는 돼지고기의 우수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부위별로 조리법과 맛이 각각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육류 소비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인 먹을거리다. 여전히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싸다는 이유로‘격이 떨어지는’식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영양과 맛에서 둘을 비교 했을 때 돼지고기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질 좋은 지방은 더욱 많이 포함되어 있고 고기 특유의 감칠 맛이 있어 돼지고기를 더 즐기는 사람도 많다.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목살, 안심, 등심, 앞다리살, 뒷다리살, 갈비 등으로 부위를 나눌 수있는데 부위별로 맛과 육질이 조금씩 다르며 조리법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삼겹살과 목살, 등심 등은 다른 부위보다 지방이 많은 편이며 안심, 앞다리살, 뒷다리살은 지방질보다는 살코기가 대부분이다. 지방이많은 부위는 찜이나 삶기, 구이 등의 조리법을 사용하면 윤기가 촉촉하게 흐르면서 고소하고 야들야들한 육질을 즐길수있다. 특히 찜이나 삶기는 고기의 칼로리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는 조리법이다. 지방이 없는 부위는 구워 먹으면 살이 퍼석퍼석할 수 있으니 찌거나 삶아서 양념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또 튀김용으로도 적당하며 육포나 소시지 등을 만들때도 이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

다양한 조리법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이 구이다. 도톰하게 자른 돼지고기를 잘 달군 팬에 올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입에 넣으면 특유의 감칠맛과 고소함이 한입 가득히 느껴진다. 양파나 단호박, 대파, 감자, 방울토마토, 바나나 등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함께 구워 먹으면 물리지 않고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요즘에는 고기를 대나무통에 숙성시키거나 레드와인, 녹차가루, 백년초 가루 등에 오랜 시간 동안 재워 숙성시켜서 먹는 것이 유행이다. 곁들이는 소스는 겨자나 간장, 고추장처럼 일반적인 재료는 물론 미숫가루, 표고버섯 등 다채로운 식재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레드 와인은 돼지고기 지방을 제거하는데 가장 좋은 파트너인데 술에 들어있는 에탄올 성분이 지방을 녹여 없애주며, 육질을 부드럽게해주고 풍미는 한결 살려준다.
육수 대신 맥주를 이용한‘샤브샤브’도 좋은 요리. 삼겹살이나 목살 부위를 구입 할때‘샤브샤브용’으로 얇게 썰어달라고 하여 맥주에 한점씩 담가 익혀 먹으면 된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싹 사라지고 맥주의 독특한 향미와 돼지고기의구수한 맛이 찰떡궁합을 이룬다. 이때 양파를 잘게 다져 겨자와 설탕, 식초 등과 섞어 만든 소스를 곁들이면 신선하고 개운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녹차 가루나 백년초 가루도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녹차에 들어있는 카테킨성분과 식이섬유가 돼지고기 지방을 흡착하여 체외로 배출해주고, 소화 효소의 일부인 리파아제와 프로테아제 성분은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는다. 녹차를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찻잎 우린 물에 돼지고기를 오랫동안 재워두거나 녹차 가루를 골고루 뿌리는 방법이 있다.

구이 외에 삶기나 찌기도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조리법. 몇 가지만 주의하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럽게 조리된 돼지고기 요리를 먹을수있다. 우선 고기를 조리용 실로 꽁꽁 묶어야 익었을 때 살이 더 단단하고 씹는맛이 좋아진다. 그리고 고기는 반드시 물이 끓을 때 넣을 것. 된장, 마늘, 생강, 대파, 양파, 고춧가루 등으로 육수 맛을낸뒤 고기를 넣으면 된다. 이때 소주나 맛술 등을 끼얹거나 인스턴트 커피를 2~3작은술 넣으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말끔하게 제거된다. 고기가 60% 가량 익었을 때꺼내어 찬물로 헹군 뒤 다시 넣어 끓이면 탄력이 생기고 씹는 질감이 더욱 좋아진다.황사가 걱정이라면 오늘 저녁 당장 정육점에 가서 돼지고기 한근 사다가 요리해보자. 윤기가 자르르흐르는 고기한점을 상추에 싸서 입안에 넣고 씹다보면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먼지가 쌓여 있던 기관지가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hoto01 돼지고기요리, 구이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 할 수있어요
돼지고기를 활용 할 수 있는 요리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김치찌개에 비계가 조금 붙은 고기를 도톰하게 썰어 넣으면 더욱 깊은 맛이 나고, 샐러드에 넣어도 담백합니다.”주행숙 씨는 돼지고기를 이용해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반찬으로 제육자반을 추천한다. 안심이나 등심등을 양념과 함께 덩어리째 삶아 실처럼 가늘게 찢어 먹으면 달콤 짭짤한 맛이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기를 잘안먹는 아이들에게는 도르르 말려있는 모양이 재미있는 제육말이나 그물 모양의 제육볶음을 추천한다. 손님이 올 때는 와인 삼겹살 구이가 제격. 하루동안 와인에 재운 삼겹살을 구워 내면 일반 삼겹살 구이보다 맛이 좋고 폼도난다“. 정통중국 요리인 오향장육과 난자완스도 겁내지 마세요. 집에서 늘쓰는 재료로 양념장을 만들고 향을 더해주는 재료 한 두가지만 준비하면 이국적인 느낌을 한껏 살릴 수 있습니다.”돼지고기요리 몇가지만 알아두어도 식탁이 더욱 풍성해진다.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