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놓인 문어
어두컴컴한 밤, 홀로 들어선 부엌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식탁을 보니 당장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사탄의 인형이 앉아 있다. 놀란 가슴 쓸어내리는 것은 둘째 치고 더위로 허약해진 심신을 보충하고 싶다면 문어를 활용한 음식이 제격이다. 고단백질 식품인 문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를 억제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파프리카 가루와 바질 등을 뿌려 통문어구이로 즐기거나 자숙 문어에 새콤한 바질 레몬 드레싱을 곁들여 샐러드로 먹어도 좋다.
빵이 담긴 볼과 커틀러리, 유리컵, 검은색 촛대는 모두 셀리티 by 세그먼트, 통문어구이와 문어 샐러드를 담은 접시는 셀리티 by 라이프앤스타일, 의자는 노르딕파크, 재단 가위는 모제인송 판매. 왼쪽부터 통문어구이, 라디키오 문어 샐러드
통문어구이
1 감자(2개)는 한 입 크기로 썰어 소금(약간)을 넣은 물에서 약 15분 동안 삶는다.
2 주키니(8cm 1토막)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방울양배추(7개)는 반으로 썬 다음,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①과 함께 넣어 볶는다.
3 볼에 파프리카 파우더(1큰술), 타임(2작은술), 바질(2작은술), 소금(약간), 후춧가루(약간)를 넣어 고루 섞는다.
4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자숙 문어(1마리)를 올려 센 불에서 굽다 ③의 시즈닝을 뿌려가며 익힌 뒤 ② 와 함께 접시에 담는다.
무비 플레이_ <사탄의 인형>, 1988
건전지 없이 스스로 말하고 움직이며 더 나아가서는 소름 끼치는 살인 행각을 벌이는 처키. 영화를 보고 나면 인형과 단둘이 한방에 있는 상황이 무서워질지도.
누군가의 비트
“타닥 타닥 타닥···.” 텅 빈 복도 끝에 놓인 타자기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착각일까, 진짜일까. 영화 <샤이닝>의 주인공이자 호텔에 갇혀 도끼를 들고 미처 날뛰던 잭이 달려올 것만 같다. 비트를 갈아 만든 선홍빛 훔무스가 다소 무서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비트는 섬유질과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불린다. 구운 빵에 훔무스를 발라 채소와 치즈를 올려 샌드위치로 먹으면 속이 편안하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밤참으로 그만이다.
빈티지 타자기와 훔무스를 담은 볼은 노르딕파크, 손 모양 석고 오브제는 페르마타, 유리 플레이트는 이딸라, 도끼 모양 촛대는 라이프앤스타일 판매. 위에서붕터 비트 훔무스 비트 샐러드
비트 샐러드
1 비트(300g)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찜기에서 약 25~30분간 익혀 식혀서 볼에 담는다.
2 볼에 자몽즙(3큰술), 올리브유(1 ½큰술), 꿀(½큰술), 다진 마늘(½작은술), 소금(약간), 후춧가루(약간)를 넣고 고루 섞어 ①의 볼에 담고 다진 파슬리(2큰술)를 넣어 버무린다. 손으로 잘게 부순 페타 치즈(30g)를 얹는다.
무비 플레이_ <샤이닝>, 1980
소설을 쓰기 위해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오버룩 호텔로 온 소설가 잭.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yll boy)”라는 문장만을 반복해서 쓰는 모습이 섬뜩하다. 호텔에 깃든 원혼에 사로잡히면서 잭의 광기가 극에 달한다.
홀로 살아남은 닭
범죄 현장을 방불케 하는 소란스러운 식탁 위. 닭다리구이에 끼얹은 붉은 체리 소스가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진 듯한 현장으로 이끈다. 밤마다 호숫가를 배회한다던 낯선 방문자가 다녀간 것은 아닐는지···. 어둠이 내려앉은 밤을 배경으로, 긴장감이 흐르는 영화를 효과음 삼아 닭 요리를 별미로 즐겨보자. 무더운 여름에는 닭 요리만큼 원기를 보충해주는 음식도 없다. 단백질이 풍부해 다른 육류보다 소화가 잘되고, 피로 해소와 피부 노화 방지를 돕는다. 닭안심냉채는 데친 청경채와 달착지근한 소스를 더해 영양은 물론 색다른 풍미까지 더했다.
가드닝 삽은 모제인송, 닭다리구이를 담은 접시는 이딸라, 파란색 접시는 로얄코펜하겐, 빨간색 샴페인잔은 런빠뉴, 해골 모양 수납함은 원더스토어, 빈티지 망치와 랜턴은 키스마이스하우스 판매. 위에서부터 닭안심청경채냉채, 체리 소스를 곁들인 닭다리구이
닭안심청경채냉채
1 청경채(10포기)는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 다음 부피가 큰 것은 반으로 자른다.
2 냄비에 물(적당량)과 대파(5cm 1토막), 마늘(3쪽), 닭 안심(10장)을 넣고 끓인다. 닭이 익으면 먹기 좋게 손으로 큼직하게 찢는다.
3 청양고추(½개)와 청ㆍ홍고추(½개씩)는 곱게 다져 볼에 담고 진간장(½큰술), 설탕(½큰술), 굴 소스(½큰술), 물(2큰술), 식초(3큰술)를 넣어 섞는다.
4 접시에 ①의 청경채, ②의 닭 안심을 담고 ③의 소스를 끼얹는다.
무비 플레이_<13일의 금요일>, 2009
밤이면 크리스털 호숫가를 배회하는 그림자가 나타난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생각한 아이, 제이슨이 살아 돌아와 잔혹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자정을 알리는 전복
집 안에 흐르는 냉기, 정적이 배어 있는 희미한 불빛, 흔들의자가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테이블 위에 놓인 전복 요리는 누구를 위한 음식이었을까? 전복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으며, 각종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등을 많이 함유해 원기 회복에 좋다. 전복을 그린 커리에 볶아 이국적 향이 가득한 요리로 즐겨도 좋고, 살짝 쪄서 대파채, 간장 발사믹 소스와 곁들이면 쫄깃한 식감과 소스의 감칠맛이 잘 어우러진다.
빈티지 의자와 커피 테이블, 촛대, 티포트는 노르딕파크, 벽시계는 키스마이하우스, 전복 요리를 담은 접시는 메종티시아손 모양 석고 오브제는 페르마타, 새가 그려진 접시는 런빠뉴 판매.왼쪽부터 그린커리전복, 전복찜
전복찜
1 전복(8개)은 깨끗하게 손질한 뒤 김이 오른 찜기에 약 10분간 찌고, 대파(2대)는 6cm 길이로 채 썬다.
2 볼에 간장(⅔큰술), 발사믹 식초(1큰술), 꿀(½큰술), 씨겨자(1작은술), 다진 마늘(⅓작은술), 후춧가루(적당량)를 넣고 섞는다.
3 그릇에 ①의 전복과 대파를 담고, ②의 간장 발사믹 소스를 뿌린다.
무비 플레이_<장화, 홍련>, 2003
자매와 계모 사이의 묘한 신경전, 괴기스러운 집 안 분위기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피가 흐르는 자루를 계모가 몽둥이로 내려치는 장면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소품 협조 노르딕파크(031-983-1153), 라이프앤스타일(02-718-8020), 런빠뉴(02-7529-9342), 로얄코펜하겐ㆍ이딸라(02-749-2002), 메종티시아(031-8069-4040), 모제인송(02-797-6231), 세그먼트(02-533-2012), 원더스토어(070-4220-9920), 키스마이하우스(www.kissmyhaus.com), 페르마타(02-6081-9633)
- 나는 네가 지난밤에 먹은 것을 알고 있다 열대야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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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가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괜스레 짜증이 나고, 몸을 뒤척이다 잠을 설치게 된다. 이럴 땐 보양 식재료로 만든 간편한 야식이 필요하다. 여기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무서운 공포 영화 한 편만 있다면 열대야가 웬 말!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밤이 시작될 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