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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편의점 전성시대

“나는 편의점에 간다. 많게는 하루에 몇 번, 적게는 일주일 에 한 번 정도 나는 편의점에 간다. 그러므로 그사이, 내게 반드시 무언가가 필요해진다.” 김애란의 단편소설 ‘나는 편의점에 간다’에서 편의점은 거대한 관대를 허용하는 공간이다. 익명성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타인과 안전거리가 충분히 확보된 공간이자 일상을 구매하는 공간이다. 대부분의 업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허덕이는 요즘, 유독 크게 웃는 업계가 바로 편의점.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 4천억원으로, 편의점 수는 약 3만 개에 이른다. 약 2천9백 개에 불과하던 2000년도와 비교하면 무려 934%나 증가한 규모다. 이는 국내 편의점 수가 해마다 58%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편의점 산업이 단순히 외적 성장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매대를 채우고 있는 상품군이 굉장히 다양해졌다. 특히 식품 면에서 유례없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앞세워 속이 알찬 도시락을 출시하는가 하면, 대형 식품 제조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협업 상품을, 자체 메뉴 개발을 통한 PB 상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 예로 GS25가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를 우유 용기로 만들어 출시한 PB 상품 미니언즈 우유는 SNS에서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최근 편의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가정 간편식(HMR)이다. 편의점을 이용하는 주 고객이 2030 세대이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복잡한 과정 없이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퇴근 후 편의점 쇼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퇴족(편의점으로 퇴근하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면 전용 공장을 따로 두어 다양한 간편식을 만드는 GS25, 업계 최초로 도시락 카페를 선보인 세븐일레븐, 치즈 케이크와 티라미수를 넣은 디저트 도시락을 출시한 CU까지.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상품을 선보이며 가정 간편식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편의점 3사. 각 편의점을 대표하는 베스트 상품과 이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소개한다.



김혜자도시락을 잇는 신흥 PB 대세
GS25
작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점포 수가 급증하고 있는 GS25. 2016년 4분기 기준 점포 수는 약 1만 7백28개. 통합 PB 브랜드 ‘유어스’의 상품을 강화하고 면 전용 공장을 두어 ‘자신있다면’ 시리즈를 출시해 인기몰이 중. 전기차 충전 편의점 같은 특화 매장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1 직화 모둠햄 부대찌개 햄과 채소, 떡국 떡, 사리, 양념장 등이 들어 있는 제품. 친환경 즉석요리 용기로 제작해 별도의 냄비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가스레인지에서 조리하면 된다. 4천9백 원.


2 서울식 불고기 자작한 국물과 큼직한 불고기, 채 썬 양파가 들어 있어 달큼한 맛이 좋다. 초고압 처리해 식품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유지해준다. 4천9백 원.

Cooking Tip 냄비에 서울식 불고기(1팩)와 4cm 길이로 채 썬 대파(1대)를 넣어 한소끔 끓이면 개운한 맛을 더할 수 있다. 불고기를 달걀노른자(1개분)에 찍어 먹으면 자극적 맛을 줄일 수 있고, 밥 위에 올려 덮밥으로 먹어도 맛있다.


3 자신있다면 알리오올리오 스파게티 돈육 사골을 베이스로 만든 오일 소스와 통새우무침, 마늘, 루콜라로 구성했다. 한국데리카후레쉬와 협업해 최적의 온도와 환경에서 면을 삶고 냉각하는 공장에서 만들어 면의 식감이 퍼석하지 않고 쫄깃하다. 4천3백 원.


이용자 중심의 2.0 편의점 시대를 열다
CU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경향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편의점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CU. 몇 년 전부터 백종원이 상품 기획과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도시락이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업계 최초로 해외 소싱 전담팀을 꾸려 전 세계 각국의 인기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1 통살치킨갓버거 밀가루에 감자 전분을 섞어 당일 생산한 포테이토 번 사이에 두툼한 통살 치킨 패티와 양상추, 치즈가 들어 있다. 부드러운 번과 고소한 통살 치킨 패티의 조화가 수준급이다. 3천 원.


2 남도 떡갈비 빅밥바 남도식 비빔밥 위에 두툼한 너비아니구이를 토핑처럼 올렸다. 매콤한 밥과 달달한 너비아니의 짠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진다. 1천8백 원.

Cooking Tip 아스파라거스(8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양송이버섯(3개)은 도톰하게 썰고, 다진 마늘(1작은술)과 함께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볶는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너비아니에 곁들인다. 아스파라거스 대신 매콤한 꽈리고추볶음을 곁들여도 좋다.


3 쓰리꼬마김밥 햄과 우엉, 단무지가 든 채소김밥과 매운 불고기를 넣은 화끈제육김밥, 청양고추와 튀긴 맛살로 만든 청양맛살김밥으로 구성했다. 2천6백 원.


편의점업계 전통 강자
7-ELEVEN
1989년 5월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을 오픈하며 국내 편의점 역사를 이끌었다. PB 요구르트맛젤리, PB 동원참치라면 등 전략적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고품질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 카페와 도시락 카페를 론칭하면서 색다른 시도를 꾀히고 있다.


1 세븐 카페 프리미엄 디저트 오렌지 휘낭시에 세븐 카페의 커피 메뉴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 제품. 부드럽고 촉촉한 피낭시에 위에 새콤달콤한 오렌지 스틱을 올렸다. 1천5백 원.


2 生와사비&훈제삼겹 시원한 맥주 한잔을 절로 부르는 제품! 삼겹살을 참나무로 훈연해 담백하면서도 식감이 부드럽다. 생고추냉이가 들어 있어 삼겹살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맵싸한 맛을 더해준다. 4천9백 원.

Cooking Tip 팬에 숙주(50g)와 간장(1작은술), 맛술(1작은술)을 넣고 볶은 뒤 노릇하게 구운 훈제 삼겹살(1팩) 위에 올린다. 아삭거리는 숙주를 곁들이면 맛이 한층 다채로워지고 포만감도 있다.

3 혜리11찬 도시락 맥적구이와 생선튀김, 제육볶음, 달걀, 무말랭이 등 열한 가지 반찬으로 알차게 구성한 도시락. 가격 대비 맛과 양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다. 4천5백 원.


소품 협조 마미스팟(070-7817-2390), 선우실업(02-403-1172)

글 김혜민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요리와 스타일링 김보선(스튜디오로쏘)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