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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먹지? 신맛학개론
우리는 매운맛이 주는 강한 쾌감, 단맛과 짠맛의 중독성에 사로잡힌 적은 있지만, 신맛에 미치도록 열광한 적은 없다. 그런데 작년부터 신맛이 새로운 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라임이나 레몬즙을 듬뿍 뿌린 태국 음식과 자몽을 활용한 각종 음료가 인기를 끌었고, 시큼한 사워 맥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요즘은 맹물에 라임과 레몬을 넣어 우려 마시는 일도 흔하다.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기후변화다. 덥고 긴 여름을 견뎌내기 위해 산미가 풍부한 음식을 찾는 이가 늘었기 때문. 실제로 신맛의 대명사라 불리는 자몽과 레몬의 국내 수입량도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3년 자몽 수입량은 1만 1천5백80톤이었는데, 2016년 1만 7천7백81톤으로 증가했다. 매력적인 신맛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다크 레드 자몽 자몽의 주산지는 미국 플로리다 주로, 가장 맛있는 계절은 1~4월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과육이 붉고 비타민 C가 훨씬 풍부하다.

2 한라봉 겨울철 천연 비타민제로 꼽히는 한라봉. 감귤류 중 당도가 가장 높으며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로 해소와 감기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3 오렌지 인도에서 브라질로 전해져 미국으로 퍼진 오렌지 품종을 네이블이라 한다. 다른 품종과 달리 씨가 없고 당도가 높다.

4 레몬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최대 생산지인 레몬은 산미가 뛰어나고 과즙이 많다. 비타민 C와 구연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다.

5 라임 열대 지방에서 나는 과일로, 레몬보다 새콤하고 달다. 과즙에서 신맛이 강하게 나며 칼로리가 100g당 30kcal 밖에 되지 않아 저열량 과일로 인기가 높다.

6 금귤 감귤류 중 크기가 가장 작고 새콤하면서도 쓴맛이 진하게 난다. 반으로 잘랐을 때 씨가 적고 톡 쏘는 신맛이 나는 것이 좋다.



1 천혜향 오렌지와 귤을 교배해 만든 천혜향은 껍질이 얇고 과육이 아주 부드럽다. 껍질을 벗기는 순간 새콤한 향이 코를 찌른다.

2 감귤 겨울을 알리는 대표 과일.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며 다른 감귤류에 비해 식감이 물렁하다. 껍질째 얇게 썰어 차로 마셔도 맛있다.

3 스위티 자몽과 포멜로라는 열대 과일을 교배해 만든 과일로 겉은 초록색, 속은 연노란색을 띤다. 자몽처럼 속껍질이 쓰며 특유의 신맛이 식욕을 돋운다.

4 유자 신맛이 강하고 상큼한 향이 좋아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비타민 C가 레몬보다 세 배 이상 풍부하다.

5 레드향 한라봉과 귤을 교배시켜 탄생했으며, 다른 귤에 비해 껍질에 붉은빛이 강하게 돈다. 과즙이 풍부하고 단맛과 신맛이 적당히 섞여 있다.



한 잔의 비타민 충전
신맛이 강한 시트러스 과일은 비타민 C를 가득 품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시트러스 과일을 활용해 차로 마시면 몸에 활기를 불어넣고 과일 속 비타민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즙을 내거나 청을 담가 차로 마셔도 좋지만 식초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금귤이나 자몽을 얇게 썰어 식초에 담가두면 과일의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식초에 은은하게 배어든다. 뜨거운 물에 꿀과 함께 타서 마시면 기분 전환에도 효과적이다. 과일초를 만들 때는 향이 무난하고 신맛과 잘 어울리는 현미 식초가 좋다.

금귤초차와 레몬스퀴즈차를 담은 컵은 폴 아브릴, 유리잔 아래 놓인 흰색 접시는 마틸드 까롱 판매. 
1 라임청차
1 라임(350 g)은 얇게 썰어 설탕(350g)과 함께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덮어 일주일 정도 실온에 둔다.
2 완성된 라임청(4~5큰술)을 잔에 넣고 뜨거운 물(2컵)을 붓는다.

2 레몬스퀴즈차 
1 레몬(1개)은 반으로 잘라 스퀴저를 이용해 즙을 짠다. 
2 잔에 ①의 레몬즙과 뜨거운 물(2컵)을 붓고 꿀(적당량)을 더한다. 

3 금귤초차


산미로 맛을 더하다
신맛은 음식에 색다른 풍미를 더해준다. 흔히 생선회나 생선구이에 레몬을 곁들이는 것은 산도가 강한 레몬이 비린내의 주 요인인 트리메틸아민이라는 염기성 휘발 물질을 중화해 비린내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고기를 재울 때도 레몬즙을 뿌리면 잡내를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신맛은 식욕을 돋우는 자극제로서 소스나 드레싱에 반드시 필요한 맛의 구성 요소다. 올리브유에 갓 짜낸 과즙을 섞어 드레싱을 만들면 산미가 더해져 맛이 한층 더 풍성해진다.

레몬 샥슬릭과 봉골레 파스타를 담은 접시는 모두 마틸드 까롱 판매. 
1 레몬 샥슬릭과 시트러스 샐러드
1 돼지 목살(600g)은 큼직하게 썰어 소금(2작은술)과 후춧가루(2작은술)를 뿌려 15분 이상 재운다.
2 ①의 목살에 토마토(1개)와 양파(1/2개), 레몬(1개)을 얇게 썰어 버무린 후 냉장고에서 6시간 이상 재운다.
3 양파(1개)와 파프리카(1개)는 한 입 크기로 썰고, 주키니 호박(1/4개)과 레몬(1개)은 반달 모양으로 썬다.
4 ②의 고기와 ③을 꼬치에 꿴 후 그릴에 굽는다.
5 천혜향(1개)과 레드향(1개)은 과육만 발라내고 남은 속껍질은 꼭 짜서 과즙을 따로 받아둔다.
6 엔다이브(1개)는 잎을 떼어내고 겨자잎(5장)은 큼직하게 잘라 ⑤의 과육과 함께 접시에 담는다.
7 볼에 ⑤의 과즙과 올리브유(2큰술), 레몬즙(1큰술), 소금(약간), 후춧가루(약간)를 넣고 섞어 만든 드레싱을 ⑥ 위에 뿌린다.

2 자몽 세비체 

3 유자 봉골레 파스타



단맛과 조화를 이루는 새콤한 디저트
신맛 속 비타민 C와 구연산은 피로를 유발하는 물질인 젖산의 생성을 막고 분해해 피로를 해소하고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신맛은 단맛과 만나면 맛과 향이 증폭돼 달콤한 디저트로 활용해도 그만이다. 귤을 말리면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농축되는데, 새콤한 맛이 초콜릿의 쌉싸래한 맛을 산뜻하게 잡아준다. 스위티나 자몽 껍질을 베이킹 반죽에 넣으면 달걀 비린내를 제거해 럼주를 넣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 아이싱에 레몬즙을 넣으면 단맛이 배가 된다.

흰색 커피 잔과 받침, 케이크 스탠드는 장 밥티스트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으로 무아쏘니에, 초콜릿을 담은 흰색 소서와 원형 접시는 마틸드 까롱 판매. 
1 말린 감귤 초콜릿
1 귤(10개)은 껍찔째 5mm 두께로 썰어 물기를 제거한 뒤 70℃로 예열한 건조기에서 6시간 정도 말린다.
2 초콜릿(80g)은 잘게 다져 중탕으로 녹인 뒤 ①의 말린 귤을 절반만 담갔다 꺼낸다. 다진 피스타치오(적당량)를 뿌려 굳힌다.

2 시트러스 케이크


이달 ‘오늘은 뭐 먹지?’에서는 김보선 요리 연구가가 제철 시트러스 과일을 활용한 신맛 레시피를 선보입니다. 산미로 풍미를 더한 메인 요리부터 비타민 C가 풍부한 차, 달콤한 디저트까지 맛있게 즐겨보세요.

요리와 스타일링 김보선 어시스턴트 전윤정 과일 협찬 만나몰(070-7727-6551, mannamall.com), 플로리다 시트러스 협회(02-543-9380) 그릇 협찬 마틸트 까롱 코리아(02-553-9552), 무아쏘니에(02-515-9556), 폴 아브릴(02-3114-0744)

글 김혜민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