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열 반찬 안 부러운 만능 소스 약고추장과 맛간장
음식의 개성을 완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소스. 한국인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소스인 간장과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번 만들어두면 웬만한 요리는 레시피 없이도 맛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맛간장과 약고추장을 소개한다. 복합 조미료로, 만능 양념장으로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으니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집밥 선생’이다.

양념이 맛있으면 음식 만들기도 수월하고, 맛 내기도 쉽습니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손수 만든 천연 양념으로 집밥에 건강한 맛을 더하세요.
기본양념에서 만능 양념으로!
본디 장 담그는 일은 집안의 대사大事 중 하나였다. 장맛을 보면 그 집안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데 오늘날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집에서 직접 장을 담가 먹는 일이 희귀하다. 외려 냉장고 속은 별난 외국 식재료로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은 우리 장맛보다 케첩과 마요네즈 등 시판 소스에 익숙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여전히 향수병을 달래주는 유일한 처방전이 장맛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 음식이라는 것. 이는 유전자처럼 혀에 각인된 입맛 때문일 터이다.


약고추장
재료 다진 쇠고기 150g, 참기름 1큰술, 고추장 1컵, 잣 4~5큰술, 청주·꿀 2큰술씩 
만들기 
청주는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돌려 알코올을 날린다. 이때 생강 한 조각을 넣으면 은은한 생강 특유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다. 
2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쇠고기를 넣어 볶다가 고추장을 넣고, 잣과 꿀, ①의 청주를 넣어 한 번 더 볶는다. 


맛간장
재료
간장 3/4컵, 맛술 1/2컵, 물 1컵,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 20~40g 
만들기
1 팬에 간장, 맛술, 물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2 ①의 국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가다랑어포를 넣고 약한 불에서 2~3분 정도 끓인 후, 체에 걸러 국물만 밭으면 기본 맛간장이 완성된다. 여기에 다시마, 표고버섯, 대파 뿌리, 양파, 레몬 등 채소나 과일 등을 더해 취향껏 풍미를 내도 좋다. 

“된장과 함께 장맛을 이루는 간장과 고추장은 우리 음식 맛을 내는데 빠져서는 안 되는 기본양념이에요. 기본양념 없이 소금만 쓰면 맛이 제대로 나지 않고, 화학조미료에 점점 의지하게 되지요. 그래서 저는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홈메이드 소스이자 복합 조미료로 맛간장과 약고추장을 즐겨 만들어요. 미국에 있는 언니에게도 자주 선물하는 만능 양념장이죠.” 다진 쇠고기를 볶아 꿀을 넣어 만든 약고추장은 밥이나 비빔밥에 곁들여 먹던 반찬 용도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쌈밥의 찬으로 내던 음식이다. 요리 연구가 메이는 자신만의 비법을 더해 양념장으로 사용한다. 잣 등 견과류를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고, 알코올을 쏘옥 뺀 청주를 넣어 잡냄새를 잡는다. 여기에 생강이나 계피 한 조각 넣어 은은한 향을 더하기도 하는데, 한결 맛이 깔끔해진다. 그 때문에 삼각김밥이나 주먹밥의 소로도 더할 나위 없지만, 초간단 별미 소스로 고기구이나 파스타, 리소토 등 서양 요리에 활용하기에도 좋다.

맛간장은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로 마법의 소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쓰임새가 무궁무진하지만 기본 맛간장에 필요한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간장에 가다랑어포(가쓰오 부시)와 맛술을 넣고 끓이다가 체에 걸러 국물만 밭으면 완성이다. 가다랑어포 특유의 감칠맛이 깊게 배어 진하게 농축된 기본 맛간장의 맛은 일본의 쓰유와 비슷하며, 물에 희석하기만 해도 입에 착 달라붙는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또 채소나 생선, 어묵, 두부 등을 굽거나 조릴 때는 그 자체가 유용한 소스가 된다. 가다랑어포와 함께 대파, 양파, 고추 등 향신채와 레몬, 다시마, 버섯 등 식재료를 취향껏 넣어 끓이기도 하는데, 재료가 어느 정도 무르고 향이 우러나면 농축액만 밭아 식힌 후 냉장 보관하면 훌륭한 양념이 된다. 내년 봄에는 맑은 날을 골라 직접 장도 담가보길 바란다. 발효 식품 이 대개 그러하듯 처음엔 쉽지 않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면 나름대로 손맛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약념藥念에서 유래한 양념의 속뜻처럼, 단순히 ‘맛을 내는’ 의미보다는 ‘약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어 사용하면 입맛은 물론 건강도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장이다. 그리고 이를 베이스로 만든 맛간장과 약고추장은 두루 쓰는 만능양념장이요, 그 자체가 자연으로 맛을 내는 천연 양념이다.





1 맛간장해산물전골
 
좋아하는 해산물과 채소를 넣고, 물에 희석한 맛간장을 국물로 부어 먹는 초간단 전골 요리. 채소는 살짝만 익혀 담백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재료 굴 200g, 새우 4~5마리, 표고버섯 3~4개, 대파 1대, 배춧잎 두 줌, 물 3컵, 맛간장 1컵, 느타리버섯·쑥갓 약간씩 
만들기 
1 굴은 옅은 소금물에 살짝 씻어 건지고, 새우는 꼬치로 내장을 꺼낸 뒤 소금물에 흔들어 씻는다. 
2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썰고, 느타리버섯은 먹기 좋게 손으로 찢는다. 대파와 배춧잎은 4cm 폭으로 썬다. 
3 전골냄비에 ①의 해산물과 ②의 채소를 골고루 둘러 담는다. 
4 볼에 물과 맛간장을 3:1 비율로 넣고 고루 섞는다. 
5 ③의 전골냄비에 ④의 국물을 부어 끓으면 쑥갓을 넣는다. 

2 맛간장닭꼬치
아이 간식이나 술안주로 인기인 꼬치 요리에 맛간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소스다. 재료를 먹기 좋게 손질해 꼬치에 꿰워 맛간장을 발라 굽기만 하면 되니, 좋아하는 식재료를 입맛대로 골라 다양하게 즐길 것.
재료 닭 다릿살 3개, 대파 1대, 꽈리고추 5~6개, 표고버섯 2~3개, 청주 1큰술, 소금·식용유 약간씩, 맛간장 적당량 
만들기 
1 닭 다릿살은 껍질을 벗겨 한 입 크기로 썬 다음 청주와 소금으로 밑간한다. 
2 대파, 꽈리고추, 표고버섯 등 채소를 한 입 크기로 썰어 ①의 닭 다릿살과 함께 꼬치에 꿴다. 
3 식용유를 살짝 둘러 달군 팬에 ②의 꼬치를 올린 후 맛간장을 붓으로 골고루 발라가며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3 약고추장등갈비구이
등갈비구이는 하나씩 들고 먹기 좋아 편안한 식사 모임의 메인 메뉴로 제격이다. 약고추장에 쿠민을 넣으면 고기의 잡냄새를 잡아주고 이국적인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재료 등갈비(립) 30cm 1개, 마늘 2쪽, 말린 허브 약간 소스 약고추장 1컵, 발사믹 비니거 1/4컵, 쿠민 1작은술 
만들기 
1 등갈비는 찬물에 2시간 이상 담가 핏물을 뺀다. 
2 냄비에 ①의 핏물을 뺀 등갈비를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다. 끓어오르면 마늘, 말린 허브를 넣어 푹 익힌다. 
3 볼에 약고추장, 발사믹 비니거, 쿠민을 넣고 고루 잘 섞어 소스를 만든다. 
4 ②에 ③의 소스를 골고루 발라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30~40분간 굽는다. 이때 중간에 한 번 뒤집어서 소스를 덧발라야 고루 잘 익고 소스도 고르게 밴다. 

4 약고추장 리소토
안경석 셰프가 고추장으로 만든 스테이크와 파스타로 유럽에서 팬덤을 만들어냈듯, 약고추장 리소토로 서양 음식에 우리 장맛을 더해보자. 약고추장 소스의 매콤달콤한 맛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화이트 와인과 치즈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별미다.
재료 쌀 11/2컵, 닭 육수·물 2컵씩, 올리브유 3큰술, 마늘 4쪽, 다진 양파 1/3개분, 화이트 와인·파르메산 치즈 1/3컵씩, 약고추장 1/2컵 
만들기 
1 쌀은 깨끗이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냄비에 닭 육수와 물을 붓고 끓여 따뜻하게 한다. 
3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편으로 썬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다음, 다진 양파를 넣어 볶는다. 
4 ③의 양파가 투명해지면 ①의 쌀을 넣고 볶다가 화이트 와인을 넣어 볶는다. 쌀이 눋지 않도록 ②의 따뜻한 육수를 부어가며 나무 숟가락이나 스패출러로 저어가며 볶는다. 
5 쌀이 익으면 약고추장을 넣고 고루 섞으며 마저 볶는다. 파르메산 치즈를 그레이터로 갈아 골고루 뿌린다. 시판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이용해도 좋다. 





정성을 더하는 선물 포장법

보자기나 손수건은 도시락을 쌀 때는 물론 음식 선물을 할 때도 인기인 포장지. 여기에 자연의 느낌을 더하고 싶다면 천연 염색이 제격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치자, 황벽, 쪽 등 한약재를 염료 재료로 많이 쓰는데 경동시장에서 쉽 게 구할 수 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는 포도 껍질, 양파 껍질, 흑미 등이 대표적으로, 염색법은 간단하다. 염료 재료를 물에 우려낸 후 면 등 패브릭을 담가 염색한 다음 맑은 물에 헹구고, 백반이나 식초 등 염색이 잘되도록 돕는 매염제를 푼 물에 다시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빼고 말리면 저마다 빛깔이 다른 천연 포장지가 완성되는 것. 이 또한 엄연한 선물로 정성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고무줄 등 인위적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묶는 매듭으로만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데, 매듭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깨끗이 소독한 병에 약고추장과 맛간장을 각각 넣고 뚜껑을 닫아 밀봉한 다음 마름모꼴로 펼친 패브릭 위에 올리고, 양쪽 귀를 가운데로 모아 한 번에 묶는다. 그런 다음 네 갈래로 나뉘는 양쪽 끝의 귀를 각각 모아서 묶는 것을 두어 번 반복해 마치 탑을 쌓아가듯이 묶는다. 마지막에 매듭이 보이지 않도 록 날개로 감싸 깔끔하게 마무리하면 만두 모양의 매듭이 된다.

요리 메이

#맛간장 #약고추장 #양념장 #선물포장
글 신민주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