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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단맛 대추고의 무화과 퓌레
가을이 제철인 대추와 무화과는 동양과 서양에서 약재로도 자주 쓰는 과일이다. 깊고 향긋한 단맛으로 디저트는 물론 요리할 때도 유용한 대추고大棗膏와 무화과 퓌레를 소개한다. 몸에 유익한 천연 양념으로 선물로도 더할 나위 없다.


정성으로 만든 귀한 약념藥念
“양반 대추 한 개가 아침 해장”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다. 예로부터 대추가 몸에 좋은 재료로 손꼽히는 이유는 속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보호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 때문일 터. <동의보감>에 따르면 독이 없고 맛이 달아 원기를 북돋아주는 약재로, 한방 건강식에 꼭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추를 이용한 우리 음식으로는 대추편, 약식 등 떡 종류와 대추조림, 대추차 등이 있으며, 잔치 음식과 건강식으로 귀하게 대접받던 음식들이다. 대추고 또한 대추를 이용한 음식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손이 많이 가고 조리 시간이 워낙 오래 걸려 웬만한 정성으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인 것. 요리 연구가 메이는 인내와 끈기의 결과물인 만큼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귀한 음식 선물로 대추고만 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대추고는 만드는 데 여간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니에요. 보약 달이듯 대추살을 오래 고아 만들어 약이나 다름없죠. 꿀을 약간 넣으면 윤기를 낼 수 있지만 대추 본연의 단맛을 응축한 것이기에 꿀이나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도 없어요. 한 번에 많이 만들어서 선물도 하고, 조금씩 나누어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고에 보관하면 두고두고 쓸 수 있어요.” 따뜻하게 차로 마시면 감기 예방 효능이 있어 환절기부터 겨우내 자주 음용하는데, 수면 장애에도 도움이 된다고. 그도 그럴 것이 한방에서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재로, 민간에서는 우울증 치료제로도 사용하는 것이 대추다. 활용 요리도 무궁무진하다. 주로 양갱, 푸딩, 절편과 설기 같은 떡류, 디저트 재료로 사용하지만, 대추의 단맛과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샐러드드레싱으로, 글레이징glazing(익은 음식에 색을 주거나 윤기가 나도록 조리하는 법) 소스로, 죽이나 수프에 천연 감미료로도 더할 나위 없는 것. 대추고를 만들 때 살을 발라낸 대추씨도 버리지 않는다. 냄비에 넣고 자작할 정도로 물을 부어 처음에는 센 불에서 끓이다가 차츰 뭉근한 불에 푹 고아 체에 거른 뒤 대추차로 마신다.

대추처럼 서양에도 ‘병을 고치는 과일’로 불리는 식품이 있다. 무화과가 그것으로, 식이섬유, 각종 비타민 등이 풍부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상류층에서 후식으로 먹던 고급 과일이다. 곱게 갈거나 으깬 후 걸쭉하게 끓여 퓌레로 만들면 대추고와 비슷하게 즐길 수 있는데, 무화과 역시 과육이 달기 때문에 본연의 단맛으로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무화과 퓌레는 대추고에 비해 만드는 법이 조금 간단하다. 대추고와 무화과 퓌레는 모두 ‘약을 짓는다’는 의미가 있는 진정한 천연 양념이다.

대추고

재료 건대추 300g
만들기 1 건대추는 씻어 물기를 뺀 후 칼로 씨를 제거해 과육만 남긴다.
2 냄비에 ①의 대추 과육을 넣고1:3 정도의 비율로 물을 부어 과육이 무르도록 푹 끓인다.
3 ②의 대추 과육과 물은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4 ③을 고운체에 담아 나무 주걱으로 으깨어 내려 국물만 밭고, 껍질은 걸러낸다.
5 ④의 국물은 다시 냄비에 붓고 약한 불에 올린다. 나무 주걱으로 바닥까지 고루 잘 저으면서 걸쭉하게 곤 후 식혀 깨끗하게 소독한 병이나 밀폐 용기에 조금씩 나누어 담아 냉장 보관한다.

무화과 퓌레

재료
무화과 10개
만들기 1 무화과는 껍질을 벗겨 과육만 남긴다.
2 ①의 무화과 과육은 강판에 곱게 갈거나 손으로 으깬다.
3 냄비에 ②의 무화과를 넣고 나무 주걱으로 고루 저으면서 걸쭉해질 정도로 끓인다.
4 ③의 무화과 퓌레는 식혀서 깨끗하게 소독한 병이나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1대추고 글레이징 치킨 2무화과 크로켓 3무화과 인절미 4대추고 해물 수프

대추고 글레이징 치킨
대추고는 글레이징 소스로도 훌륭해 닭뿐 아니라 과자나 빵 등의 표면에 바르기만 해도 광택이 나고, 특유의 단맛과 향을 더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재료 닭 다리 4개(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대추고 4큰술, 물・발사믹 비니거 2큰술씩
만들기 1 닭 다리는 힘줄과 껍질을 제거한 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소금, 후춧가루를 골고루 뿌려 180℃로 예열한 오븐에 20~25분 정도 굽는다.
2 속이 깊은 팬에 대추고, 물, 발사믹 비니거를 넣고 한 번 파르르 끓인 다음 ①의 닭 다리를 넣어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앞뒤로 골고루 익힌다.

대추고 해물 수프
오랜 시간 고아낸 대추고는 한국형 차와 디저트에 주로 쓰지만 요리할 때도 유용하다. 특히 국물에 넣으면 대추 향과 자연스러운 단맛을 가미할 수 있다.
재료 전복 2개, 중하(새우) 4~5마리, 중합(조개) 5~6개, 닭 육수 3컵, 양파 1개, 당근 1/2개, 마늘 2쪽, 대파 뿌리 2대분, 대추고 3큰술, 소금 1/4작은술
만들기 1 전복은 솔로 살살 문질러 씻은 다음 껍데기가 얇은 쪽에 숟가락을 넣어 전복살을 떼어낸다. 중하는 두 번째 마디의 내장을 꼬치로 제거하고, 중합은 해감한 뒤 물기를 뺀다.
2 양파와 당근은 적당한 크기로 굵게 토막 낸다.
3 냄비에 닭 육수(또는 채소 우린 국물)를 붓고, ②의 양파와 당근, 마늘, 대파 뿌리를 넣어 푹 끓인다.
4 ③의 냄비에서 채소는 모두 건져내고, ①의 전복, 중하, 중합을 넣어 가볍게 한 번 더 끓인 다음 대추고와 소금을 넣어 간한다.

무화과 크로켓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쓰임새가 다양한 무화과 퓌레는 색감이 좋아 데커레이션 소스로도 인기가 높으며, 특히 베이킹에 많이 쓴다.
재료 감자 500g, 무화과 퓌레 4큰술, 생크림 2큰술, 소금 1/3작은술, 후춧가루・너트메그 가루 약간씩, 빵가루・달걀물・밀가루・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 다음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삶는다.
2 ①의 감자가 익으면 숟가락으로 곱게 으깨어 무화과 퓌레와 생크림을 넣고 부드럽게 섞은 후 소금, 후춧가루, 너트메그 가루를 넣어 다시 한 번 고루 섞는다.
3 ②의 반죽을 적당량 떼어 동그랗게 빚은 후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힌다.
4 속이 깊은 팬에 식용유를 부어 170℃로 달군 후 ③을 넣고 노릇하게 튀겨 기름기를 뺀다.

무화과 인절미
반죽할 때 물과 같은 양의 무화과 퓌레를 넣으면 별미 인절미나 만주를 만들 수 있다. 단맛이 적당하고 식감이 쫀득해 아이 간식으로도 제격.
재료 쌀가루 200g, 무화과 퓌레・물 2큰술씩, 소금 약간
만들기 1 볼에 쌀가루, 무화과 퓌레, 물, 소금을 넣어 고루 섞는다.
2 찜통에 ①의 반죽을 붓고 찜기에 올려 15분간 찐 다음 꺼내 여러 번 치댄다.
3 ②의 반죽에 찰기가 생기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든 다음 무화과 퓌레를 곁들여 먹는다.

정성을 더하는 선물 포장법

대추고와 무화과 퓌레는 오랜 시간 끓여 만들어 더없이 정성이 담긴 음식 선물이다. 뚜껑 있는 병에 담아 종이봉투에 넣으면 간단하게 포장할 수 있는데, 포장은 하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받는 이를 위한 것인 만큼 스카치테이프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포장을 뜯는 데 번거로운 과정을 줄이는 것이 예의이기도 하거니와 솜씨를 약간만 부리면 장식 효과를 더할 수 있기 때문. 먼저 대추고와 무화과 퓌레를 담은 병의 뚜껑 부분을 종이 컵케이크 틀로 씌운 후 색깔 종이 끈으로 묶어 기본 장식을 한다. 종이봉투 입구를 널찍하게 접은 다음 가운데 부분을 3등분한 후 표시한 곳에 11자로 칼집을 낸다. 대나무 일자 꼬치를 바늘 삼아 종이봉투에 낸 칼집 두 군데를 간격을 두고 바느질하듯 통과해 종이봉투 입구를 봉한다. 이때 꼬치는 종이봉투의 빗장 역할을 하는 것. 여기에 모양 종이를 잘라 색연필로 이름을 써서 꼬치와 종이봉투 사이에 끼우면 포인트 장식은 물론 네임태그 효과도 낼 수 있다. 계절감을 살릴 수 있는 말린 허브나 드라이플라워, 나뭇잎 등도 함께 끼우면 자연미까지 더할 수 있다. 


요리 메이(메이스테이블)


#대추고 #무화과퓌레 #천연양념
글 신민주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