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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의 무한 변신
집집마다 지역마다 전해 내려오는 전통주 아홉 가지가 세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서양의 칵테일 형태로 재탄생했다. 한식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SK행복에프앤씨재단과 한식재단이 의기투합한 결과다.

솔 토닉 솔송주(30ml)와 토닉워터(90ml)를 잔에 담고 로즈메리 줄기를 살짝 담가 아로마를 더한다.
해외에서 한식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추억’으로, ‘정情’으로 느끼고 먹는 한국인만 죽고 못 사는 음식이 아니라 완벽하게 잘 만든 음식으로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니,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식으로 명성이 드높은 세계 여러 나라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술이 있게 마련인지라, 한식을 더욱 제대로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와인도 맥주도 사케도 아닌 ‘우리 술’의 존재가 늘 아쉬웠다. 이런 와중에 사회적 기업 SK행복에프앤씨재단과 한식재단이 의기투합해 한식과 어울리는 전통주 칵테일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SK행복에프앤씨재단이 운영하는 한식 레스토랑 ‘오늘’에서 시음 행사가 열렸다. W 서울 워커힐 호텔 우바의 이민규 매니저가 개발한 ‘자연, 전통, 현대’ 세 가지 콘셉트의 아홉 가지 칵테일과 함께 이에 어울리는 한식 한 입 요리를 레스토랑 오늘의 박정석 셰프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주변에 흔히 나는 재료나 제철 재료로 술을 빚었다. 그렇게 집집마다, 지역마다 전해 내려오는 전통주는 수백여 종에 이른다. 그중 아홉 가지를 선별해 전 세계인이 거부감 없이 즐길 만한 서양의 칵테일 형태로 만든 것.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느 것 하나 전통주의 고유한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신선하고 모던한 형태로 재탄생해 참석한 대부분의 시음자에게 극찬을 받았다. 함께 내놓은 아기자기한 아홉 가지의 한식 안주 역시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자연’ 콘셉트로는 우리나라 3대 전통 소주로 꼽히는 제주의 고소리주에 유자와 레몬을 배합한 ‘고소리유자 슈러브’, 충남 한산의 들국화와 생강을 가미한 청주인 소곡주에 저민 생강과 진저에일을 더한 ‘한산생강 온더록스’, 경남 함양의 전통주인 솔송주에 진토닉, 솔 향과 유사한 로즈메리를 더한 ‘솔 토닉’을 소개했다.

그리고 진ㆍ레몬ㆍ설탕을 섞어 얼음 위에 담고 블랙베리 리큐어를 흘러내리게 붓는 칵테일인 브램블에 블랙베리 리큐어 대신서방산 복분자주를 넣은 ‘복분자 브램블’, 구기자, 오미자, 갈근등 20여 가지 한약재를 넣어 발효한 증류주인 전남 담양의 추성주를 네그로니라는 칵테일에 들어가는 캄파리 대신 사용한 ‘추성주 네그로니’, 전통 음료인 식혜를 얼려 땅콩과 콩가루를 가니시로 곁들인 무알코올 칵테일 ‘아침햇살식혜 그라니타’는 ‘전통’ 콘셉트와 잘 어우러졌다. 전통주가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식문화와 함께 호흡하기를 기원하며 제안한 ‘현대’ 콘셉트는 농도가 걸쭉한 탁주인 이화주를 떠먹는 요구르트와 섞은 ‘이화주 요구르트 칵테일’, 매실주를 캄파리와 매치한 ‘매실 네그로니’, 전통 음료 수정과에 캐러멜 시럽과 탄산을 가미해 젊은 감성을 더한 무알코올 칵테일 ‘수정과 2015’. 정통 칵테일 재료와 베이스가 비슷한 전통주를 찾아 대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리큐어를 사용한 칵테일이 대부분이니 전통주를 색다르게 마시고 싶다면 시도해보아도 좋겠다. 이번에 개발한 전통주 칵테일 레시피는 3월부터 원하는 국내외 레스토랑에 무료로 보급한다


전통주 칵테일 어떻게 만들까?
1 고소리유자 슈러브
컵에 황설탕(2작은술)을 깔고 레몬즙과 레몬 웨지(3조각), 간 얼음을 넣고 고소리주(45ml), 토닉워터(10ml)를 부어 섞은 뒤 유자청(1작은술)을 올린다.
2 복분자 브램블
진(15ml)과 슈거 시럽(15ml)을 섞어 잔에 채우고 레몬주스(15ml)를 부은 다음 복분자주(20ml)를 붓고 복분자를 가니시로 올린다.


1 아침햇살식혜 그라니타
식혜와 아침햇살 음료를 섞어 얼린 뒤 부수고 다시 얼리기를 2회 반복한다. 고소한 맛의 땅콩이나 콩가루를 가니시로 올린다.
2 추성주 네그로니
추성주(30ml), 진(30ml), 마티니 로쏘(30ml)를 섞어 잔에 담고 오렌지 필을 가니시로 올린다.


1 한산생강 온더록스
생강을 얇게 편으로 썰어 글라스에 붙인 뒤 각얼음을 가득 채우고 진저에일(45ml)과 한산소곡주 (45ml)를 붓는다.
2 매실 네그로니
얼음을 가득 담은 계량컵에 매실원주 (30ml), 탄쿼레이(30ml), 캄파리(10ml)를 넣고 섞은 뒤 잔에 따른 다음 말린 대추를 돌돌 말아 잘라 가니시로 올린다


1 이화주 요구르트 칵테일
이화주와 떠먹는 요구르트를 2:1 비율로 섞은 뒤 오미자청과 오미자를 가니시로 올린다.
2 수정과 2015
수정과(60ml), 캐러멜 시럽(5ml), 사이다 (10ml)를 잘 섞어 잔에 담고 레몬 필을 가니시로 올린다.


 자료 제공 SK행복에프앤씨재단

글 박유주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