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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커피농장 노진이 대표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커피

국내 1호 커피 농장 주인 노진이 대표.

농장 옆 카페에서는 제주 커피와 원산지가 각기 다른 원두로 만든 핸드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로스터이자 커피 컨설턴트인 노진이 대표가 직접 커피를 내린다.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 빈Bean과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 작은 카페, 커피나무가 자라는 비닐하우스 여섯 동이 모여 있는 농장의 아침은 무척 평온했다. ‘제주 커피농장’의 노진이 대표가 카페 한편에서 진중한 표정으로 로스팅을 하고 있고, 비닐하우스 너머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침에 농장에 오면 가장 먼저 커피를 내리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요. 그리고 나무가 보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죠. 밤새 문제가 있으면 잎사귀나 열매 색깔, 가지의 움직임 등 온몸으로 신호를 보내거든요. 나무를 키우는 일은 마치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과 같아요.”
노진이 대표가 제주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15년 전이다. 그가 지인과 함께 제주의 한 게스트 하우스 운영을 맡으면서 정착하게 된 것. 이후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카페 컨설팅과 로스팅 교육을 하던 그는 2008년 직접 커피 농장을 일구고 그 해 2월에 첫 파종을 했다. “배수가 좋은 화산토, 고산지대라는 제주 지형은 커피나무가 자라기 딱 좋은 환경이에요. 하지만 간과한 것이 기온이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바람이 거세 노지 재배가 불가능했어요. 무모한 도전이었죠.”

농장에서 수확한 체리 열매. 

카페에서는 제주 커피를 비롯해 커피 비누와 천연 염색 패브릭 등 커피를 원료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3년간의 재배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수확한 건 2010년이 되어서다. “SBS 다큐멘터리 <커피 헌터> 작가의 요청으로 커핑cupping 테스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코나 커피와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참여한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맛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코나 커피가 첫맛이 달고 뒷맛이 씁쓸하다면, 제주 커피는 첫맛은 씁쓸한 편이고 단맛의 여운이 이어집니다.” 아직은 시음 정도 할 만큼 수확량이 적지만, 제주 토양의 강인한 생명력을 닮은 커피 맛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로지 제주 커피를 마시기 위해 농장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로 ‘귀한’ 제주 커피를 향한 관심이 높다. 유통 과정 없이 농장에서 수확한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어려움도 많았다. 커피 종자가 잘 발아하지 않아 3년간 배양 작업을 해야 했고, 친환경 재배를 하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2012년에는 태풍으로 비닐하우스의 지붕 전체가 날아간 적도 있다.

그는 단순히 ‘제주산 커피’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토양에서 자란 커피나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맛보며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다른 산지에서 수확한 커피와 비교하기보다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 따라 맛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길 바랍니다.” 제주산 커피를 알리고자 2010년부터 매해 제주커피축제를 열고 있는 그는 한라산 학교를 통해 지역 주민을 위한 커피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주에 가면 제주 커피 한잔 마셔보시길!

주소 제주시 일주동로 404-4
문의 064-721-0055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