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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줄 서는 빵집] 상도동 토모니 베이커리 엄마 품처럼 푸근하고, 엄마 밥 처럼 든든하게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말하는 셰프가 있다. 공들여 빵을 만들고, 달콤한 케이크에 둘러싸여 사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이호정 셰프가 신명 나게 일하는 일터, 토모니베이커리를 찾았다.



1 노랑과 빨강이 어우러져 더욱 따뜻한 느낌을 내는 토모니베이커리.
2 현미밥을 넣어 쫄깃한 식감을 내는 현미쌀식빵.
3 이곳의 대표 베스트셀러 메뉴 모찌모찌빵.
4 떨어지는 빵이 없도록 오후 6시까지는 끊임없이 작업을 진행한다 .
5 최근 출간한 이호정 셰프의 슈거크래프트 책.
6 세심함을 요하는 슈거 크래프트를 오래 해온 덕에 토모니베이커리의 케이크는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2004년 4월 13일, 서울 상도동 숭실대 앞에 토모니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이호정 셰프는 디저트를 제대로 만들고픈 마음에 제과 공부를 결심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니 이미 20여 년 전의 일. 동경제과학교에 들어가 제과 과정을 전공하고, 자취방 근처 빵집의 슈크림빵에 반해 매일 하나씩 사 먹으며 빵의 매력을 알게된 그는 내친김에 제빵 공부도 시작했다. 또 우연히 슈거 크래프트에 반해 그 세계에도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일본에서 슈거 크래프트 강사로도 일했을 만큼 그의 욕심과 열정은 짙고도 뜨거웠다. 10년이 넘는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그간의 경험과 경력을 쏟아부어 선보인 빵집이 토모니베이커리다. 주택가 재개발과 맞물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데다, 한국 실정에도 어두운 탓에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 그럼에도 10년째 매일 아침 오븐에서 나오는 빵과 대화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이호정 셰프는 ‘매일이 감사하다’.

“일본어로 ‘함께’ ‘같이’라는 뜻의 토모니ともに를 빵집 이름으로 지었듯이 손님들과 함께 만들어온 10년이에요. 한국 실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게를 열어 손님들의 의견을 매일 묻고 다듬어가며 여기까지 왔지요.” 이호정 셰프는 채소나 과일 등 신선도가 더욱 중요한 재료는 지금도 새벽 시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정도로 재료 선택에 공을 들인다. 세월이 흐르며 익숙한 재료 위주로 사용할 만도 한데 그는 점점 더 까다롭게 재료를 고른다. 이유는 바로 어린이 손님들 때문이다.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며 어린아이를 둔 가정의 비율이 현격히 늘어났는데, 동네 아이들이 먹는 빵인 만큼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빵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밀가루, 설탕, 유제품이 들어 있지 않은 메뉴도 두었다. 전 메뉴에 이스트 사용도 2% 이내로 줄이고 건포도와 콩으로 발효종을 만들어 사용한다. 특히 콩 발효종은 200℃의 열에도 미생 물이 죽지 않기 때문에 이곳 빵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속도 편안한 것. 인근 대학생들도 토모니베이커리의 주된 고객층이다. 크림치즈가 들어간 뽀오얀 ‘모찌모찌빵’은 10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다. 쑥과 찹쌀을 더해 떡처럼 쫄깃한 식감을 내는 ‘쑥떡쑥떡’도 인기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드 계열의 빵을 건강빵이라고 분류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한데 저는 건강하지 않은 빵은 없다는 생각으로 빵을 만들어요. 사람 몸에는 당분도 필요하고 단백질도 필요하니까요. 과한 섭취가 위험한 것일 뿐, 좋은 재료로 만든 빵을 먹는 것, 그것이 건강한 식생활 아니겠어요?”
쉰이 넘은 이호정 셰프의 꿈은 일흔 살까지 건강하게 토모니베이커리를 지키는 것. 그의 건강을 지켜주고, 토모니베이커리를 찾는 손님의 건강도 챙기는 빵, 바로 그가 매일 구워내는 빵이다.

주소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489-9 문의 02-822-5918



토모니베이커리 이호정 셰프에게 배운다

현미쌀식빵

재료(3개분)
골드 강력 쌀가루 750g, 물 450g, 현미밥 300g, 설탕 75g, 버터 45g, 분유 30g, 이스트 22g, 소금 15g, 몰트 4g

만들기

1
믹서에 쌀가루, 분유, 소금, 설탕, 버터를 넣어 가볍게 고루 섞고 이스트, 몰트, 물을 넣어 섞는다.
2 현미밥은 미리 지어 식혀서 ①의 반죽에 섞는다.
3 중저속으로 2분, 고속으로 5분, 다시 중저속으로 2분간 반죽한다. 손으로 반죽을 늘려보아 충분히 늘어나는지 확인한다.
4 반죽을 360g씩 떼어내 식빵 틀에 넣어 37℃에서 30분간 발효시킨다.
5 170℃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간 굽는다.

토모니 쌀빵

재료(6개분)
현미쌀식빵 반죽 580g, 호두·크랜베리 70g씩
토핑 물 75g, 쌀가루 55g, 식용유 4g, 설탕·이스트 3g씩, 소금 1g

만들기
 
1
반죽에 호두와 크랜베리를 넣어 고루 섞이도록 충분히 치댄다.
2 반죽을 120g씩 분할해 둥글린다.
3 반죽을 틀에 넣어 37℃에서 30분간 발효시킨다.
4 토핑 재료를 고루 섞어 ③의 반죽 위에 고루 바른다.
5 230℃로 예열한 오븐에서 10~12분간 굽는다.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