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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하고 야들하게 봄 조개의 황홀한 맛
흔히 “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한다. 산란기를 앞둔 조개가 본능적으로 내실을 채워 이맘때 조개의 맛과 영양이 여느 제철 해산물과 견주어도 ‘동급최강’이라는 말이다. 백합, 대합, 모시조개, 맛조개, 키조개 등 대표 봄 조개를 심사숙고해 요리했다.



구워서 즐기는 쫄깃한 맛

해산물은 바로 그 계절, 그 시기가 아니면 맛볼 수 없어 각별한 식재료다. 봄이 오면 바다도 봄을 맞아 봄 조개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데, 대부분의 조개류가 6~7월에 산란을 시작하기 때문에 맛은 물론 영양도 일품인 것. 실팍하고 부드러운 속살로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합과 그중 가장 큰 대합,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모시조개,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쓰임새가 많은 키조개, 얕은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맛조개는 대표적 봄 조개로 꼽힌다. 가장 맛있고 손쉽게 즐기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구이다.
석쇠에 올려서 굽거나 220℃로 예열한 오븐에서 굽는데, 이것을 초고추장(고추장ㆍ식초ㆍ설탕 2큰술씩, 고추냉이 1작은술)이나 고추 양념장(간장ㆍ식초 1컵씩과 설탕 50g을 섞은 초간장에 매운 고추를 넣어서 삭힌 것)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구이는 물론 조개 요리를 할 때 가장 신경 쓸 부분은 ‘해감하기’. 봄 조개는 대체로 해감이 많지 않은 데다 해감만 잘 빼면 따로 손질하지 않아도 맛이 깔끔하다. 단, 맛조개는 예외다. 개흙이 많이 씹히므로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옅은 소금물(물 5컵, 소금 3큰술)에 4~6시간 정도 담가 충분히 해감을 빼는데, 이때 그늘진 곳에 두거나 신문지를 덮어 어둡게 해야 해감이 잘 빠진다.

영양 가득한 국물 요리
봄 조개는 예로부터 탕, 국, 찌개, 전골 등 바글바글 끓여서 내는 국물 요리로 즐긴다. 백합과 모시조개 등은 껍데기째 시원한 국물 요리에 주로 쓰고, 키조개처럼 큰 조개류나 껍데기가 얄팍한 맛조개는 살만 발라내 먹기 좋게 손질해 사용한다. 단, 오래 끓이면 질기고 맛도 덜하니, 찬물에 넣어 끓이되 조개껍데기가 벌어질 정도로만 끓일 것.

1 백합탕
재료
(4인분) 백합(큰 것) 12개, 무 200g, 부추 40g, 물 6컵, 대파 1대, 생강 슬라이스 1쪽, 청주 1큰술, 멸치 액젓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백합은 옅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뺀 뒤 깨끗이 씻어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끓인다. 조개가 입을 벌리면 불을 끄고 국물은 젖은 면포에 밭는다.
2 무는 가로세로 1.5cm 크기로 납작하게 썰고, 부추는 1cm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무와 적당한 길이로 썬 대파, 생강, 청주를 넣고 ①의 조개 국물을 부어 끓인다.무가 익으면 대파와 생강은 건져내고, 조개와 부추를 넣은 뒤 멸치 액젓과 소금으로 간한다.

2 맛조개찌개
재료
(4인분) 맛조개 살ㆍ느타리버섯 100g씩, 애호박 1개, 풋고추ㆍ홍고추 1/2개씩, 대파 1/2대, 소금 약간
국물 쌀뜨물 3컵, 된장 11/2큰술, 고추장 1큰술
만들기 1 맛조개 살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2 애호박은 3cm 크기로 토막 내어 열십자로 잘라 씨를 살짝 저며낸다.
3 느타리버섯은 소금을 약간 뿌려서 절인 후 씻어 물기를 빼고 길이로 찢는다.
4 고추와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이때 고추씨는 털어낸다.
5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된장과 고추장을 푼 뒤 애호박, 버섯, 고추, 대파를 넣고 끓이다가 맛조개 살을 넣어 호박이 무르도록 더 끓인다.

3 관자전골
재료
(4인분) 관자 4개, 무 100g, 배추ㆍ양파 80g씩, 쪽파ㆍ미나리ㆍ쑥갓 30g씩, 마른 홍고추 1개, 다시마 국물 4컵, 소금 약간
양념장 간장ㆍ청주 1큰술씩,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생강 1/2작은술, 설탕 1작은술,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관자는 얇게 썬다. 무는 네모나게 썰어 소금물에 데친 후 양념장에 무친다.
2 배추도 무와 같은 크기로 썬다. 쪽파, 미나리, 쑥갓은 3cm 길이로 썰고 양파는 채 썬다. 마른 홍고추는 반 잘라서 씨를 털어낸다.
3 전골냄비 바닥에 양념한 무와 채 썬 양파를 깔고 ①의 관자와 나머지 채소를 둘러 담은 뒤 다시마 국물을 붓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한다.

입맛 돋우는 영양 반찬
조개류는 영양이 풍부해 밑반찬으로도 더없이 훌륭하다. 영양소가 풍부한 만큼 부패 속도가 빠른 것이 흠이니, 조개를 고를 때는 껍데기가 딱딱하고 입을 꽉 닫은 것이 좋다. 조개를 넉넉하게 구입했다면 삶아서 살만 발라낸 후 비닐팩에 넣어 냉동 보관한다. 조개 국물도 면포에 밭아 냉동 보관해두면 유용하다.

1 관자구이와 채소볶음
재료
(껍데기 1개분) 관자 2개, 숙주 100g, 소금ㆍ후춧가루ㆍ식용유ㆍ 참기름 약간씩
관자 양념 고추장 1큰술, 조청ㆍ맛술 1/2큰술씩, 마늘즙 1작은술, 진간장 1/2작은술
만들기 1 관자는 얇게 썰어 4등분한다.
2 숙주는 씻어서 물기를 뺀다.
3 냄비에 관자 양념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한소끔 끓인다.
4 팬에 식용유와 참기름을 두르고 ①을 올린 뒤 ③의 양념을 바르며 굽는다.
5 다른 팬을 달궈 식용유와 참기름을 섞어서 두르고 ②의 숙주를 볶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접시에 볶은 숙주를 보기 좋게 담고 ④의 구운 관자를 올린다.

2 백합초무침
재료
(4인분) 백합(혹은 모시조개) 1.2kg, 미나리 50g, 대파 30g, 홍고추 1/2개, 물 1/2컵, 화이트 와인 1/4컵, 대파 잎 2줄기, 소금 약간
무침 양념 식초 1/2큰술, 다진 파ㆍ고춧가루ㆍ설탕ㆍ참기름ㆍ통깨 1작은술씩, 다진 마늘 1/2작은술, 고운 소금 1/4작은술
만들기 1 백합은 옅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뺀 후 바락바락 문질러 씻어서 냄비에 담는다. 여기에 물, 화이트 와인, 대파 잎을 넣고 뚜껑을 덮어 우르르 끓인다.
2 조개껍데기가 벌어지면 조개를 건져 한 김 식힌 후 살만 발라낸다.
3 미나리는 다듬어 씻어서 3cm 길이로 썰고, 대파는 가늘게 채 썰어 찬물에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진을 뺀다. 홍고추는 채 썬다.
4 ③의 손질한 채소와 ②의 조갯살을 무침 양념으로 살살 버무린다. 

3 대합양념구이
재료
(4개분) 대합 4개
양념장 진간장 3큰술, 설탕 11/2큰술, 청주ㆍ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대합은 해감을 뺀 뒤 살만 발라내어 내장을 제거하고 씻는다.
2 달군 팬에 ①의 조갯살을 올리고 양념장을 발라 가면서 구운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든든한 보양 죽과 별미 밥
조개 중에서도 갓 잡아 올린 백합은 봄을 알리는 주인공으로 꼽힌다. ‘백합’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백합죽. 전북 부안의 대표 음식으로, 타우린은 물론 칼슘과 철분이 특히 풍부해 봄철 보양식으로 으뜸이다. 백합뿐 아니라 조개의 매끈매끈하고 야들야들한 살은 특유의 달큼한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 덕에 밥을 지을 때 넣어 살짝 익혀 먹으면 좋다. 뜸 들일 때 넣어야 질기지 않고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칼칼한 맛이 더해져 한층 입맛을 당긴다.

1 조개밥
재료
(4인분) 쌀 2컵, 조갯살(모시조개, 백합) 150g, 무 200g, 부추 50g, 조개 국물 2컵, 청주 1큰술
양념장 진간장 3큰술, 다진 대파 30g, 다진 홍고추 1개분, 참기름 1큰술, 통깨 1/2큰술
만들기 1 쌀은 씻어서 체에 쏟아 물기를 빼고 불린다.
2 무는 굵게 채 썰고, 부추는 다듬어 씻어서 1cm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①과 ②를 넣고 조개 국물과 청주를 부어서 밥을 짓는다. 우르르 끓으면 불을 줄이고 밥물이 잦아들면 조갯살을 넣고 뜸을 들인 후, 먹기 직전에 부추를 넣고 섞어서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곁들인다.

2 백합죽
재료
(4인분) 쌀 11/2컵, 백합 1.8kg, 조개 국물 9컵(물 10컵, 대파 잎 40g, 생강 10g, 청주 2큰술), 참기름 2큰술, 부추 40g, 액젓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쌀은 씻어서 4시간 정도 불린다.
2 백합은 해감을 뺀 뒤 깨끗이 씻어 냄비에 담는다. 여기에 물과 대파 잎, 생강, 청주를 넣고 뚜껑을 덮어 우르르 끓인다.
3 조개껍데기가 벌어지면 조개를 건져 살만 발라내 굵게 다진다. 국물은 젖은 면포에 밭는다.
4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①의 불린 쌀과 ③의 조갯살을 볶다가 쌀알이 말갛게 되면 조개 국물을 부어 끓인다.
5 ④의 쌀알이 푹 퍼지면 1cm 길이로 썬 부추를 넣고 액젓과 소금으로 간한다.

폼 나는 아이디어 별미
조개류의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 아데닐산, 호박산이다. 특유의 감칠맛을 즐기려면 감칠맛 성분이 조개에서 빠져나오지 않도록 찌거나 굽는 조리법으로 요리한다. 키조개의 관자는 특히 맛이 뛰어나 인기인데, 회로도 즐기고 구이나 찜 등으로 조리해도 맛이 좋다. 기다란 세모꼴의 껍데기는 접시는 물론 1인용 냄비 역할도 해 그야말로 쓸모가 많다.

1 조개안초비찜
재료
(4인분) 조개(모시조개, 맛조개) 2kg, 마른 고추 1개, 다진 마늘 1큰술, 올리브유 1/4컵, 안초비 30g, 화이트 와인・물 1컵씩
만들기 1 조개는 해감을 뺀 뒤 깨끗이 씻는다. 맛조개는 껍데기 앞에 붙어 있는 검은 것을 떼어낸다.
2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른 고추와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①의 조개와 안초비를 넣고 볶는다.
3 ②에 화이트 와인을 붓고 알코올이 날아가면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서 끓인다. 조개가 입을 벌리면 불을 끈다.

2 관자된장소스구이
재료
(4인분) 관자 4개, 느타리버섯 100g, 마늘 8쪽, 파 1대, 식용유ㆍ고운 소금ㆍ 후춧가루 약간씩
관자 밑간 청주 1큰술, 흰 후춧가루 약간
된장 소스 맛술ㆍ물 4큰술씩, 된장ㆍ청주 2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1 냄비에 소스 재료를 넣고 약한 불에서 한소끔 끓인다.
2 관자는 얇게 썰어 3등분한 뒤 청주, 흰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3 느타리버섯은 씻어 물기를 뺀 후 길이로 찢고, 마늘은 반으로 썬다. 파는 씻어 5cm 길이로 자른다.
4 식용유를 두른 팬에 마늘을 넣고 굽다가 버섯을 넣어 볶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5 다른 팬을 달궈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관자를 굽는다. 키조개 껍데기에 구운 관자와 ④의 채소를 담고 ①의 된장 소스를 끼얹어 끓인 후 ③의 파를 올려 함께 곁들인다.

요리와 스타일링 노영희(스튜디오 푸디)

진행 신민주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