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부터 푸딩 타르트, 모닝 토스트 등 아침 메뉴를 시작으로 점심 샌드위치를 위한 치아바타류, 크림빵류를 차례로 반죽하고 구워낸다.
2 빵을 쇼케이스에 담아 진열하고 손님이 원하는 빵을 꺼내준다. 보석 가게의 쇼케이스처럼 빵 하나하나 빛나 보이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3 아침에 그날 판매할 빵을 모두 굽고 나면, 내일을 위해 주방을 말끔히 정리한다.
4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인 갈릭 토스트와 크루아상.
5 직접 빵을 만들고, 메뉴를 개발하고, SNS를 통해 새로운 메뉴와 소식을 전하는 등 유기헌 셰프의 하루는 눈코 뜰 새가 없다.
6 오븐에서 갓 나온 이곳의 다양한 크림빵들.
“용감하다는 것이 공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공포스러우니까 용감해져야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공포는 열망의 뒤통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망을 느끼지 않으면 공포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_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중
광고 회사의 프로듀서로 잘나가던 광고쟁이가 나이 마흔이 다 되어 빵 공부를 하러 일본으로 떠났다. 바로 브레드 랩의 대표 유기헌 씨의 이야기다. 안정적인 직장과 그간의 커리어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뛰어든 그가 용감하다는 생각이 분명 들 것이다. 허나 용감함의 이면에는 딱 그만큼의 두려움도 공존했으리라. 그보다 더 큰 빵에 대한 열망으로 문을 연 곳이 브레드 랩이니 이곳이 여느 빵집과 달리 비범해 보이는 이유다. 서른여덟에 빵 공부를 처음 시작해 아직 경력이 10년도 되지 않은 그가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으니, 열정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브레드 랩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 사무실 밀집 지역 한복판에 있다. 주위에 커피 전문점과 각종 프랜차이즈 빵집이 많은 건 당연지사. 이 틈새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해준 메뉴가 바로 우유 크림빵이다. 흔히 보던 것과 달리 새하얗고 몰랑몰랑한 이 빵 하나가 이곳을 ‘일부러 찾아오는 빵집’으로 만들었다. 오븐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지 않은 뽀얀 살결의 비밀은 바로 오븐을 연 채로 굽는 것. 우유 크림빵의 인기를 타고 홍차 크림빵, 미숫가루 크림빵, 최근에는 녹차 크림빵까지 연이어 선보였는데 하루에 3백 개씩 구워도 오후에 들르면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페이스트리 속에 녹차와 블루베리 크림을 넣은 녹차 데니시와 블루베리 데니시, 고르곤졸라 치즈를 담뿍 넣은 고르곤졸라 크루아상 등이 대표 메뉴다.
“동네 빵집은 지역과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 고객이 회사원인 이곳에는 간식 빵, 선물하기 좋은 빵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간식 위주의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식빵과 바게트 등 식사 빵류는 하루에 열 개 남짓만 만들어도 충분하거든요.”
브레드 랩의 주방에는 여기저기 메모가 가득하다. 현재 매장에서 만들지 않는 메뉴 이름도 여럿 눈에 들어오는데, 유기헌 셰프가 만들고 싶은 편안한 식사 빵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2호점을 구상하며 미리 다양한 레시피를 실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번 실험해보면 맛있는 빵을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하게 열정을 가지고 일하느냐죠. 즐겁게 만드는 빵은 맛있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요.” 빵을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빵집, 그것이 유기헌 셰프가 꿈꾸는 브레드 랩이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25 문의 02-78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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