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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만큼 든든한 가을 갈무리 호박고지 떡볶이
땅에서 싱싱한 것이 생산되는 마지막 계절. 따가운 가을 햇볕 아래 갖가지 채소를 채반에 널고 줄에 꿰어 말리는 모습이 정겹다. 다양한 채소를 이렇게 갈무리해놓으면 겨우내 반찬 걱정이 사라진다. 잊혀진, 그러나 다시 따라하고픈 갈무리 풍경.
가을 갈무리의 관건은 볕이다. 볕이 좋은 날, 하루 볕에 바싹 말려야 때갈도 좋고 영양과 향기,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애호박을 얇게 썰어 말린 호박고지는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질이 많아 여러 가지 음식에 많이 이용된다. 호박고지나물은 정월 대보름에 빠지지 않는 메뉴. 그뿐 아니라 궁중에서 가래떡을 넣고 떡볶이를 만들 때도 빠뜨리지 않던 재료다. 가을이 제철인 버섯은 수분이 80~90% 정도이고, 단백질과 지방 함량은 적어 칼로리가 없다. 한데 버섯을 말리면 에르고스테린이 햇빛에 의해 비타민 D로 변하며, 구아닐산은 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낸다. 말린 표고를 불릴 때는 먼저 찬물에 얼른 씻어 표고가 충분히 잠길 정도의 물을 부어서 서서히 불리는 게 제일 좋고, 우린 물은 국이나 찌개의 국물로 쓰면 맛있다. 뜨거운 물에 불리면 색이 검어지고 향기가 좋지 않으며, 너무 많은 물에 불리면 맛이 떨어지니 기억할 것! 시간이 없을 때는 미지근한 물에 설탕을 약간 넣고 담가두면 빨리 불어난다. 말린 표고의 기둥은 분쇄해서 조미료 대신 사용하면 좋다.

호박고지 떡볶이
재료(2~3인분) 가래떡 300g, 쇠고기 100g, 양파 1 / 4 개, 청피망 1 / 2 개, 표고버섯 2개, 목이버섯 5g(불린 것), 호박고지 20g, 대파 1대, 식용유 1 / 2 큰술, 통깨 1작은술양념장_간장 2 1 / 2 큰술, 설탕 1 1 / 2 큰술, 다진 마늘 1 / 2 큰술, 다진 파 1큰술, 후춧가루 약간, 참기름 1 / 2 큰술
만들기
1 가래떡은 반 잘라서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끈적거리는 것을 씻어낸다.
2 목이버섯과 호박고지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린다.
3 쇠고기는 결 반대 방향으로 썬다.
4 건져놓은 떡과 쇠고기에 각각 양념장 1큰술을 넣고 양념한다.
5 표고버섯은 기둥을 떼어내고 4~6등분한다. 말린 표고를 써도 좋은데, 이때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서 쓴다. 양파와 피망은 채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6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쇠고기를 볶다가 양파와 표고버섯을 넣고 볶는다. 고기와 채소가 익으면 떡과 양념장 남은 것을 넣어서 볶다가 피망을 넣고 한번 더 볶는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약간 더 넣고 섞어서 그릇에 담고 통깨를 뿌린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