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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코펜하겐의 테이블웨어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지다
2백37년을 한결같이 덴마크 왕실과 국민을 사로잡고 있는 로얄 코펜하겐이 전통과 문화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일상을 위한 럭셔리’를 제안한다. ‘헤리티지 클래식, 믹스 매치, 모던 캐주얼’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풀어낸 테이블 세팅 아이디어. 진정한 시간의 가치를 식탁에서 누려보자.



전통의 가치에 실용성을 더하다
블루 플루티드 클래식 테이블
덴마크 사람들은 왕실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이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로얄 코펜하겐’이다. 18세기 ‘하얀 금’이라 불리며 유럽 국가의 위신을 세워준 자기로, 2백37년을 한결같이 덴마크 왕실과 국민을 사로잡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푸른색 핸드 페인팅 패턴은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것으로 기품이 느껴진다. 가장 전통적인 디자인은 기하학적 꽃무늬 패턴으로 일명 ‘블루 플루티드Blue Fluted’. 1775년경 탄생한 덴마크 왕립 자기 공장의 대표 작품으로 로얄 코펜하겐 디자인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중국 청화백자의 국화·당초 문양을 모티프로 해 청초한 고전미가 매력적이지만,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885년 화가이자 건축가이던 아놀드 크로그Arnold Krog가 덴마크 왕립 자기 공장의 아트 디렉터로 오면서 블루 플루티드는 ‘풀 레이스Full Lace’ ‘하프 레이스Half Lace’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발전해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대에 첨단이면 미래엔 전통이 되는법. 박물관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소장 가치가 높은 블루 플루티드지만 ‘전통’이라는 가치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도 갖춰 두 세기도 더 지나는 동안 우리의 식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2백 년 전에는 세련되고 개성 있는 테이블웨어로, 오늘날에는 우아하면서 품격 있는 테이블웨어로 클래식한 상차림을 연출하는 것이다.

4인 테이블. 플레인부터 하프 레이스, 풀 레이스가 어우러져 우아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별한 날이나 격식 있는 자리에 제격이다.

1 블루 플루티드 문양의 일부를 확대한 메가Mega는 덴마크 왕세자 부부가 혼수품으로 마련한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클래식하면서 캐주얼한 분위기에도 잘 어울려 혼수로 장만하면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다.
2 플로라 다니카Flora Danica는 식물도감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으로, 표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식물 그림도 이 도감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플로라 다니카는 18세기 덴마크의 가장 중요한 공예품 중 하나로 왕실 애장품이기도 하다. 왕실 결혼이나 생일 등의 연회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MF 모노그램이 새겨진 플로라 다니카는 2004년 덴마크 왕세자 프레데릭Frederik과 메리 도널드슨Mary Donaldson이 결혼할 때 덴마크 국민이 기금을 모아 60점을 제작해 선물한 것. 이 식기 세트는 현재에도 덴마크 왕실의 공식 만찬에 사용한다.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다
한식과도 어울리는 믹스 매치 테이블
로얄 코펜하겐의 매력은 흰색과 푸른빛을 강조한 패턴의 아름다움에 있다. <블루, 색의 역사>를 쓴 미셸 파스투로에 따르면 파란색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색으로 꼽힌다. 색채학에서는 파란색이 쓴맛을 느끼게 해 식욕을 떨어뜨린다고 하지만, 흰색 식기에 푸른색 안료인 코발트로 그린 그림은 우아하고 차분하면서도 생명력을 지녀 테이블에 품격을 더한다.
또한 한식을 담았을 때도 잘 어우러질 정도로 동양적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뿐만 아니다. 어떤 식기와 믹스 매치해도 잘 어울려 격식 있는 자리는 물론, 편안한 상차림에도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믹스 매치’는 단순미와 자연미가 두루 녹아 있는 로얄 코펜하겐 제품을 섞어 사용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 현대에 맞는 라인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어 ‘전통과 소통하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많은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지켜온 로얄 코펜하겐의 디자인 철학이기도 하다.

튤립, 장미, 양귀비, 카네이션 등 꽃을 코발트빛 블루로 그린 로코코 스타일의 블루 플라워Blue Flower는 1779년에 탄생한 것으로, 색의 빛과 그림자를 잘 표현한 제품.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2000년에 탄생한 블루 플루티드 메가와 블루 플루티드, 화이트 플레인을 믹스 매치한 티 테이블은 편안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진다.

1 티 테이블 세팅. 로얄 코펜하겐 다즐링 티와 화이트 플레인 크림 저그, 블루 팔메테 포트와 슈거 케이스 그리고 블루 플루티드 메가 커피잔 세트가 마치 한 라인 같다.
2 한식 상차림. 블루 플루티드 메가 볼을 밥그릇과 국그릇으로, 사이즈가 다른 블루 팔메테 딥 플레이트를 반찬 접시로 사용했다. 화이트 플레인 머그는 물컵으로, 수저받침은 프린세스 라인. 국물 요리라면 블루 팔메테 스푼과 미니 접시를 사용해도 좋다.
3 브런치 세팅. 화이트 플레인 플레이트에 로맨틱한 블루 엘레먼츠 볼을 올리고 같은 패턴의 저그를 곁들여 화사함을 더했다. 프린세스 딥 플레이트는 샐러드를 담아도 좋을 듯.
4 디저트&커피 세팅. 직사각형 블루 플라워 플레이트는 디저트를 올리기만 해도 그림 같다. 프린세스 커피잔과 세팅했다.


명품 도자기 한층 젊어지다
모던 캐주얼 테이블
화이트 식기는 음식을 가장 돋보이게 해주어 요리를 업으로 삼는 셰프들이 가장 선호하는 테이블 웨어다. 푸른 패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로얄 코펜하겐에도 실용성이 돋보이는 화이트 시리즈가 있다. 유럽 태생이지만, 1200℃에서 구운 연질 자기로 투명성이 떨어지는 본차이나가 아니라, 중국의 자기처럼 1400℃의 고온을 견뎌낸 경질 자기인 만큼 화이트 색상에서도 품위가 느껴지고 투명성이 남다르다. 로얄 코펜하겐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아시아 음식에 어울리는 블루 팔메테, 보온 머그나 오븐 웨어 같은 품목에서도 빛을 발하는 블루 플루티드 메가 등을 선보이며 현대인의 식생활에 녹아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데, 그 바탕에도 우아한 화이트 식기가 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가치는 화이트 식기에서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물론 소재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노력은 지금도 눈부시며, 현대의 최신 소재도 접목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이 화이트 자기에 컬러풀한 커버를 씌운 머그 ‘컨트라스트Contrast’다. 젊은 층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던한 제품을 선보인 것. 컬러감이 돋보이는 컨트라스트 머그는 커버 소재가 실리콘이라 뜨거운 음료를 담아도 쉽게 잡을 수 있고 미끄러짐도 방지해준다. 활용도가 높아 쓰임새도 많은데, 밋밋한 테이블에 생기를 더하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

테이블에 컬러풀한 컨트라스트 머그를 여러 개 올리고 한두 잔에만 꽃을 꽂으면 센터피스로 캐주얼한 멋을 살릴 수 있다. 색상은 핑크・옐로・터키 블루・그린 컬러 등이 있다. 블루 플루티드의 보디 격인 ‘화이트 플레인’ ‘화이트 하프 레이스’는 모던하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로얄 코펜하겐 마니아들은 화이트 시리즈 역시 어느 음식에나 어울리는 실용성은 물론, 소장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지금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1 컨트라스트 머그는 집이나 사무실 책상에서도 빛을 발한다. 톡톡 튀는 네온 컬러부터 그레이의 모노톤까지 분위기에 맞는 것을 선택해 연필꽂이로 사용하기에도 딱 좋은 사이즈다. 머그의 컬러를 달리해 여러 개 선물하면 센스 있을 듯.
2 화이트 플레인이나 화이트 하프 레이스는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는 최고의 디자인’으로,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고풍스러운 식기로 꼽힌다. 화이트 플레이트로만 구성할 경우 최대한 간결하게 음식을 담아내는 것도 센스 있는 연출법이다.


로얄 코펜하겐이 남다른 네 가지 이유
위엄이 느껴지는 덴마크 왕실 도자기인 로얄 코펜하겐이 젊어지려 한다. 최근 로얄 코펜하겐이 목표로 삼은 것은 상위 1%뿐 아니라 젊은 층의 취향까지 만족시킬 모던 라인을 보강하는 것. 하지만 무無에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로 잇는 것이기에 속속들이 알아볼수록 진가가 더해진다.

왕의 품격보다 더 값진 일상의 품격

국왕 크리스티안 7세와 왕비 줄리안 마리의 재정적 지원 아래 화학자인 프란츠 하인리히 뮐러가 1775년 가마를 열었다. 덴마크가 입헌군주제로 이행하면서 1868년 민영화된 이후 왕실 전문에서 탈피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자기 업체로 거듭났지만, 왕실의 용인 아래 ‘로얄’ 칭호를 유지하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이 세계인으로부터 칭송받는 것은 경제적 부富를 중시하는 것이 아닌 사색과 여유, 세련미를 강조하는 왕족의 삶을 전하기 때문이다.

예술가와 협업 디자인 철학

예술가와의 협업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지만, 로얄 코펜하겐의 협업이 눈에 띄는 것은 일찌감치 전통과 문화를 바로 인지하고 새롭게 창조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대표적 협업 제품은 디자이너 루이스 캠벨과 함께 진행한 블루 엘레먼츠와 디자이너 카렌 카앨가르 라르슨과 협업한 블루 플루티드 메가. 모두 로얄 코펜하겐의 전통 문양인 블루 플루티드 패턴을 재해석한 것으로 클래식한 제품과 조합하면 가치를 더한다.

장인 정신의 정수 핸드 페인팅

대부분의 도자기 회사가 포기한 핸드 페인팅을 지금껏 고수하고 있는 로얄 코펜하겐의 아름다운 페인팅 기법은 두 가지. 하나는 언더 글레이즈 기법으로 초벌구이를 마친 뒤에 그림을 그리고 유약을 발라 고온에서 재벌구이를 하는데, 로얄 코펜하겐의 수채화처럼 맑은 블루의 비결이다. 블루 플루티드, 블루 플라워 등 친숙한 푸른빛의 패턴 그림을 그린 제품 대부분이 이 기법을 따른 것. 다른 하나는 오버글레이즈 기법으로 유약을 바른 후 그림을 그리고 재벌구이를 한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화가의 캔버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페인팅 기법으로, 플로라 다니카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손맛 살린 도자기 공정 과정

채색할 제품에 연필로 패턴을 그린 후, 윤곽선은 펜과 세라믹 도료로 강조하고 실제 그림은 붓과 염료로 그린다. 마지막으로 명암 처리를 해 꽃 형태를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해준다. 로얄 코펜하겐의 장인은 5~6년 동안 페인팅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전문가로 거듭난다. 장인으로 인정받는 것은 페인팅뿐 아니라 몰딩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때다. 완성작에는 사인을 남기기 때문에 도자기마다 새겨진 브랜드 이름과 로고에는 누가 그렸는지, 언제 그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숨어있다. 같은 라인이라도 장인 각자가 지닌 고유한 패턴 때문에 선호하는 작가와 연도의 제품만 골라 수집하는 애호가가 있을 정도.



스타일링 이소영・이승희(스타일링 하다) 제품 협조 한국 로얄 코펜하겐 ㈜(02-749-2002, www.royalcopenhagen.co.kr)

진행 신민주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