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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던 재료 이야기 만만해서 좋고 건강해서 더 좋은 두부
집에서도, 식당에서도 만만한 게 두부 반찬이다. 그뿐이랴. 요즘은 아침 대용식으로 먹는 제품도 나오니 우리 식탁은 두부가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두부를 많이 먹긴 해도 아는 건 별로 없다.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재료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두부는 식품 역사상 엄청난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단백질 섭취가 힘들던 옛 농경문화에서 두부는 훌륭한 단백질 보충원의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두부가 처음 전해진 것은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라고 하나, 실제로는 삼국시대 즈음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한漢나라 때 처음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본을 거쳐 우리 나라로 전해졌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두부의 원재료인 콩에서부터 한 모의 두부로 만들어지기까지는 대략 1백 일이 걸린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콩을 심어 수확하기까지 90일. 그리고 약 보름간 두어 숙성시킨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두부를 만들면, 풋내와 이취가 나기 때문에 맛있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콩을 깨끗이 씻어 평균 열두 시간 정도 물에 불린 뒤 서너 배의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분쇄기에 갈아 두즙을 만든 다음 약한 불에 끓인다. 두즙 상태일 때엔 인체가 소화시킬 수 없는 영양소가 많아 반드시 끓여 사용한다. 그다음 물속에 콩의 영양소가 용해되면, 사람 몸이 100% 이용할 수 있는 영양소가 된다. 두즙을 충분히 가열, 여과시켜 콩물(두유)과 비지로 분리한 다음 70~80℃의 콩물에 응고제를 넣어 두유 속 식물성 단백질을 고형화한다. 충분히 굳을 때까지 두었다가 압착해 수분을 빼 단단하게 만든 것이 바로 두부다. 이 과정을 거쳐 두부가 완성되면 급냉(2~5℃)시켜 포장, 마트 진열대에 오른다.

연두부, 순두부, (경)두부는 마지막 수분을 빼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두부의 종류일 뿐, 영양 성분은 동일하다. 콩물이 몽글몽글하게 응고되었을 때 웃물과 함께 떠낸 것을 순두부라 하며,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어느 정도 남긴 채 굳힌 것을 연두부라 한다.

두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풍부한 영양 때문. 특히 영양적으로 안정화되어 있어 몇몇 비타민 계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양소는 열을 가해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떻게 조리해도 영양의 손실 없이 먹을 수 있다.

두부에 대한 오해와 진실 7
1 두부 한 모에는 콩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두부 한 모(200g)에는 60~70g의 콩이 들어가는데, 대략 8백 알 정도다. 참고로 미국 FDA에서는 하루에 콩 24g을 꾸준히 섭취하면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두부를 매일 먹으면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2 두부를 물에 담가 포장하는 이유는? 언젠가부터 두부가 물에 담긴 채로 포장이 되어 관심을 끌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마트에 진열된 두부 제품은 모두 물이 찰랑찰랑 담긴 팩에 들어 있다. 두부를 물에 넣어 보관하면 공기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변색을 막을 수 있으며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해 신선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두부 겉면에 적힌 ‘천연 응고제’ 란 무엇일까? 두유 속 단백질을 서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는 응고제가 필요한데, 가정에서 두부를 만들 때 간수나 식초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단백질과 단백질을 연결하는 염분이 바로 응고제다. 최근 두부 제품에 사용하는 ‘천연 응고제’란 바다 대륙붕에서 끌어올려 미네랄 성분이 높은 바닷물을 끓여 농축한 뒤 얻는 조제 염화 마그네슘을 말한다.

4 두부의 적정 보관 온도는? 식품위생법상 두부의 적정 보관 온도는 10℃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두부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냉장실 온도인 2~5℃다. 이때 두부의 조직이 가장 탄력이 좋으며 씹는 맛이 좋다. 단, 두부의 보관 온도가 0℃가 되면, 영양 조직이 파괴된다고 하니 영양분을 손실 없이 섭취하려면 보관에 주의할 것. 적정 보관 온도에서 보관한다면 2주 정도까지는 두고 먹을 수 있다.

5 두부 특유의 냄새가 거슬린다면? 두부를 요리하기 전, 여분의 물기를 빼 요리하거나 먹으면 특유의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물기를 빼 사용하면 조직도 탄탄해지므로 찌개 등의 요리에 활용하면 좋다. 사용하고 남은 두부는 포장 용기의 물을 버리고 밀폐용기에 생수를 붓고 두부를 담아 보관하여 산소를 차단하고,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면 두부 특유의 냄새도 없애고 마지막까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6 두부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칼로리가 낮은 식품 중 하나이니 다이어트 식단에 필수다. 두부 속에는 레시틴, 사포닌 성분이 있어 체내 중성지방을 줄이고, 이소플라본과 비타민 E는 피부 미용에도 좋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두부는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데, 갱년기 여성의 우울증과 안면 홍조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7 두부를 만들 때 기름을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콩물을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을 없애기 위해 기름을 사용한다. 옛날에도 두부를 만들 때는 기름을 사용하여 거품을 가라앉혔다. 요즘에는 현미유나 올리브유 등 양질의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며, 브랜드에 따라서는 기름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먹고 싶다면?

두부는 들어가는 재료가 그리 많지 않아 만드는 게 간단해 보여도,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꽤 번거로운 작업이다. 집에서 두부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세 가지를 꼭 기억하자.

첫째, 두부 만들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콩을 고르는 일이다. 반드시 국산 콩인지 확인하자. 국산 대두는 껍질이 얇고 깨끗해 윤기가 나며, 수입산은 껍질이 두껍고 지저분하며 낱알의 굵기가 고르다.

둘째, 콩을 삶을 때 덜 익으면 콩 비린내가 나며, 너무 많이 익히면 고소한 맛이 덜하므로 끓기 시작한 후 1~2분 정도 두었다가 불에서 내린다. 부드러운 두부를 먹고 싶다면 콩을 곱게 갈자.

셋째, 식초를 응고제로 사용할 경우에는 향이 강하지 않고, 산도가 높은 것을 사용한다. 식초 향이 강한 양조 식초의 경우, 두부를 만든 후에도 식초의 잔향이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산도가 낮으면 단백질이 잘 뭉치지 않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도움말 홍영기(풀무원 식문화연구원 식품공학박사), 유미라(CJ행복한 콩 BM)

담당 박유주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