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전 요리 오르되브르 hors d’oeuvre 니스식 샐러드
프랑스어로 ‘샐러드 니수아즈 Salade niçoise’라고 읽는 니스식 샐러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식전 요리다. 일반 가정에서는 저마다 취향껏 재료를 더해 만들기도 하지만 올리브, 안초비, 토마토, 껍질콩 등을 넣는 것이 전통 방법. 재료를 손질해 드레싱을 곁들이기만 해도 ‘태양의 자비’와 ‘대지의 향기’를 느낄 수 있으니 과연 ‘샐러드의 왕’이라 불릴 만하다. 들어가는 재료가 워낙 다양해 손이 많이 가지만 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살짝 데치는 정도밖에 없다.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큰 접시에 니스식 샐러드를 듬뿍 담아 지중해의 풍미를 느껴보자.
뚜껑 손잡이가 고리 모양인 티포트, 샐러드 담은 디너 접시(26cm), 청색 서빙볼(1.2L). 비취색 티 컵과 잔 세트는 모두 가격 미정으로 무겐 인터내셔널. 네이비 체크무늬 리넨 냅킨은 1만 7천5백 원으로 컨트리앤하우스.
2 수프 요리 앙트레 entrée 아스파라거스 수프
아스파라거스는 싹이 자라는 속도가 제각각인데다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야 하는 탓에 지금도 값이 비싸다. 하지만 ‘식탁 위의 피로회복제’라 불릴 만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프랑스인이 즐겨 먹는 채소다. 녹색과 흰색 두 종류로 나뉘는데 녹색은 햇볕을 받으며 자란 것이고, 흰색은 땅속에서 자란 것. 대지의 양분과 태양빛을 받고 자란 녹색 아스파라거스가 흰색 아스파라거스보다 향기나 영양 면에서 우수하다. 살짝 데쳐 샐러드 재료를 만들 때 사용하며 녹색 아스파라거스는 튀기거나 수프로 즐기는데, 늘 피로한 남편에게는 보약이나 다름없고 채소를 안 먹어 고민인 아이도 거부감 없이 잘 먹어 가족 식사 메뉴로는 금상첨화니 입맛 없는 아침 식사 메뉴로 더없이 좋다.
소박한 가정식을 상징하듯 닭 그림이 청색으로 프린트 된 우유병은 5만 4백20원, 컵은 4만20원으로 모두 이서. 수프를 담은 도자기 그라탱 그릇과 받침 접시는 2만 9천1백 원(세트 판매), 손잡이가 달린 1인용 도자기 냄비(26×17cm)는 5만 8천2백 원, 원목 수프 숟가락은 1만 6천5백 원으로 모두 컨트리앤하우스. 리넨 테이프를 감아 만든 매트는 가격 미정으로 블루스케치.
3 고기 요리 비앙드 viande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에 졸인 닭고기
프랑스 가정에서는 유난히 닭고기를 많이 먹는다. 부위별로 남은 닭을 모아 끓이는 요리도 있다. 큰 용기에 닭을 모아넣고 냉장고 속 남은 채소를 더해 와인을 붓는데, 이때 레드 와인을 넣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닭고기에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도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의 단맛이 닭의 쫄깃한 살코기 속으로 스며들어 맛도 좋고 고기도 부드럽게 한다. 쇠고기는 두말할 나위 없이 레드 와인이 제격이지만 닭고기 같은 가금류나 돼지고기는 곁들이는 소스에 따라 와인 선택도 달라져야 하는 것. 일반적으로 소스가 걸쭉하고 진하면 레드 와인이 좋고 옅으면 화이트 와인이 바람직한데, 취향에 따라 궁합을 맞춰보면 된다. 닭고기와 곁들여 필라프 같은 쌀 요리를 낸다면 한 접시 요리로도 손색없다.
원목 컵받침과 각각 세트인 베이지색과 짙은 갈색 컵은 가격 미정으로 무겐 인터내셔널. 나무 판을 잘라 조립한 듯한 테이블 램프는 가격 미정으로 와츠. 닭고기 요리를 담은 검은색 호가니스 디너 접시 (26cm)는 가격 미정으로 무겐 인터내셔널. 빈티지 스타일의 단스크 캐서롤 법랑 냄비(19×25×12cm)는 16만 6천 원으로 호시노앤쿠키스. 흰색 소스 볼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4 생선 요리 푸아송 poisson 농어구이와 퀴민 소스
프랑스에서는 생선을 주요리로 구워 먹거나 감자구이와 파스타 샐러드를 곁들여 바비큐로 먹는다. 그중 농어를 가장 즐기는데, 고단백 식품으로 기름기가 적고 담배한 맛이 돋보인다. 마치 바다를 맛보는 느낌이랄까. 소금과 후춧가루에 재운 농어에 보리 가루를 살짝 뿌려 올리브유에 구우면 바삭한 껍질과 입안에서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살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퀴민 소스를 곁들이면 자연스레 눈이 감기고 맛을 음미하게 된다. 곁들이는 음식은 엔다이브 캐러멜로, 설탕을 녹인 캐러멜과 포도주스 졸인 것을 섞어 만든 소스로 맛을 내 단맛과 신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뤄 식욕을 돋운다. 단, 농어구이는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나와 특유의 구수한 맛이 사라지므로, 먹기 직전에 만든다.
농어구이를 담은 아이보리색 디너 접시(26cm)와 그 뒤로 쌓아놓은 아이보리・베이지・검은색의 큰 볼과 개인 그릇 용도의 아이보리・검은색의 중간 볼, 아이보리 컵, 검은색 디저트 접시(20cm)는 모두 가격 미정이며, 호가니스 제품으로 무겐 인터내셔널에서 판매. 요리 매트로 사용한 리넨 소재 검은색 체크무늬 키친 클로스는 1만 6천 원으로 블루스케치. 납작한 법랑 숟가락과 포크는 각 1만 4천6백 원, 스트라이프 리넨 원단을 코팅한 트레이(21×12cm)는 3만 4천5백 원으로 호시노앤쿠키스. 요리 옆의 회색 컵과 그 뒤로 같은 색의 볼은 가격 미정이며, 드그렌 파리 모듈로 네이처 시리즈로 더플레이스. 원목 숟가락은 9천3백 원, 영문 프린팅이 된 키친 클로스는 모두 가격 미정으로 컨트리앤하우스. 와인글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5 디저트 데세르 dessert
오렌지 절임 크레페
크레페는 프랑스의 가장 대중적 먹을거리. 바닥이 비칠 정도로 얇게 구워낸 반죽에 햄과 채소, 과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재료를 곁들여 먹는데, 접시에 올려 함께 먹거나 둘둘 말아 싸 먹기도 한다.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하라주쿠에 가면 ‘크레페’를 줄 서서 먹는 진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디저트로만 즐기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프랑스에서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이 즐길 만큼 매력 만점인 음식이다. 프랑스에서는 보통 크레페의 반죽을 하룻밤 숙성한 후 굽지만 하룻밤으로는 글루텐이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이틀 정도 숙성한다.
펜으로 그린 듯한 패턴이 독특한 크레페를 담은 접시(24cm), 그 뒤로 볼을 받친 도트 패턴의 접시(20cm)는 모두 가격 미정으로 마리메꼬. 분필로 잔에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아이디어 컵은 가격 미정으로 더플레이스. 기하학적인 테두리의 프린트가 시선을 사로잡는 에스프레소 컵&받침은 24만원, 같은 무늬의 접시(24cm)는 12만 4천 원이며, 모두 스웨덴 구스타브스베리 제품으로 호시노앤쿠키스. 우유를 담은 페트병을 모티프로 한 유리병과 패턴 볼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프랑스 가정식은 형식보다 엄마의 마음이 기본
“프랑스는 식재료가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 나라예요. 음 식을 만드는 과정도 굉장히 섬세해 만들다 보면 감탄이 나올 때 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지만 ‘좋은 음식’을 보면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잖아요?”
마치고 시이나 씨는 일본에서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이는 전문가로 제법 유명한데, 그가 만든 프렌치 요리는 일본 가정식 같은 소박한 담음새와 편안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엄마가 막 차려낸 정성이 듬뿍 담긴 밥상을 닮았다 했더니 어린 시절, 엄마가 가족을 위해 끼니마다 차려내던 밥상에 대한 기억이 그녀가 프렌치요리 를 가정식으로 풀어내는 이유가 되었다고.
프랑스산 천일염, 유기농 올리브유,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식초는 프렌치 요리의 맛을 이루는 기본 재료다.
“프랑스 과자에 반해 프렌치 요리에 푹 빠지고 보니 프랑스 음식 을 편안하게 즐기는 가정식처럼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고요. 셰프가 솜씨를 부려 화려하게 만드는 그림 같은 프렌치 요 리보다는 엄마가 차려내듯 따뜻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좋은 식재료가 좋은 음식의 기본이 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지만, 엄마 가 밥상을 차리면서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이니 좋은 식재료를 찾는 일에도 더욱 신경 쓰게 됐죠. 맛있는 요 리는 건강한 식재료에서 비롯되는 법이니까요.”
프랑스 현지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맛을 내려다 보니 걸림돌이 되 는 것이 식재료. 프렌치 요리를 가정식으로 풀어내면서 현지에서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식재료가 동일해야 하는데, 일본에는 없는 것도 많아 요리의 맛을 살려줄 대체 재료를 찾는 것이 어려운 과정 중 하나라 고 한다.
“건강한 재료로 맛있게 만들어 몸을 건강 하게 하는 것이 늘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식재료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일본의 채소 시장에서는 신선한 냄새가 나질 않는 거예요. 땅에 유 익하지 않은 것을 들이부어 땅이 달라져 버린 거죠.”
천일염,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식초, 올리브유 등 기본이 되는 향 신료나 조미료도 최상의 품질을 갖춘 것으로 요리하는데, 모두 프 랑스에서 직접 엄선한 것들이라고. 그가 강사로 활동하는 일 플 루 쉬르 라 센 Il Pleut Sur La Seine(‘비 내리는 센 강’이라는 뜻으로 일본 도쿄에 있는 프랑스 요리 전문학교)의 홈페이지(www. ilpleut.co.jp)에서 판매하기도 한단다.
“좋은 식재료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해요. 요리에 모두 쓰는 게 원칙 이죠. 닭 한 마리를 잡으면 살코기 부분은 주요리에 쓰고, 살을 발 라낸 뼈는 물론 목뼈, 날개 등은 육수를 내 수프를 만드는 식이에요.음식을 소중히 여기고 경건하게 대하는 것은 요리하는 사람의 자세이지요.”
정리하자면 그가 만들어내는 일본 가정 식을 가미한 프렌치 요리는 식재료를 엄 선해 본연의 맛에 충실한 레시피로 엄마 가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듯 요리하 면 되는 것. 그러니 그녀가 가정식으로 재해석한 프렌치 요리 레시피를 ‘그대로’ 만들기만 해도 레스토랑에서 먹던 프랑스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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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마치고 시이나 스타일링 스타일링 하다(이소영,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