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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시대]캠핑 고수의 별미 제안 풀냄새 맡으며 자연을 반찬 삼아
캠핑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먹을거리가 아니던가. ‘캠핑에 빠진 요리사’라 불리는 김정은 씨가 예사롭지 않은 캠핑 요리를 제안한다. 아직도 바비큐를 캠핑의 꽃이라 여기며 삼겹살만 고집한다면 주목하시라. 자연에서 먹는 요리는 기교 없이도 최상의 맛을 선사해 캠핑의 즐거움을 배가할 것이다.

“자연에서 먹는 요리는 수려한 풍광이 최고의 찬이 되어 최상의 맛으로 몸과 마음을 다독여 주지요.” 캠핑 마니아인 배화여자대학 전통조리학과 김정은 교수의 캠핑 요리 예찬사다. 종석ㆍ수경 두 아이의 엄마로, 살림하는 주부로, 게다가 요리하는 것이 업 業이건만 모처럼 자연 곁으로 쉬러 들어간 그는 여전히 요리 삼매경이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요리할 공간부터 꾸미는데, 먼저 동선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동식 테이블 두어 개를 ‘ㄱ’ 자로 놓아 주방을 만든다. 그러고는 가장 먼저 도마를 올리고, 한쪽에는 양념 용기를 모아둔다. 간장, 참기름, 올리브유, 포도씨유, 천일염, 설탕, 바비큐 소스는 물론 후추, 바질, 커리 파우더, 고춧가루, 허브 소금 등 종류도 다양하다.

“메인 재료보다는 양념류를 넉넉히 챙겨요. 캠핑을 하러 오는 길에 주변의 어시장이나 시골 장터에 꼭 들르는데, 현지에서 구한 식재료가 신선하기도 하거니와 값도 저렴하거든요. 양념만 다양하게 갖추면 못할 요리가 없지요.”

조리 도구는 ‘더치오븐’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물이나 기름 없이 식재료 자체의 수분과 유분으로만 조리가 가능하고 국물 요리는 물론 찜, 볶음, 조림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어 유용하다.

“불을 피우고 향긋하게 나무 타는 냄새를 맡으며 고즈넉한 풍광 속에서 그저 시간을 보내다가 마음이 동할 때 요리해 먹는 캠핑은 바쁜 일상에 확실한 쉼표가 돼요. 시간만 허락하면 조리 도구를 챙겨 배낭에 넣고 가족과 함께 자연 곁으로 들어가는 이유죠.”

“기름이 여기저기 튀고 집 안에 온통 냄새가 배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튀김을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요. 탁 트인 야외에서 즐기는 튀김 요리는 냄새 걱정도 없고 의외로 만드는 과정도 간단해 캠핑을 떠날 때 반드시 준비해가는 메뉴 중 하나죠. 쑥이나 뽕잎, 칡잎 등을 캠핑장 주변에서 직접 따서 바로 튀겨 먹으면 맛과 향이 특별하답니다.”

곰취튀김
재료
곰취 80g, 덧가루용 밀가루 2큰술, 튀김용 기름・소금 적당량씩 튀김 반죽 박력분・물 1컵씩, 달걀 1개
만들기 1 분량의 재료를 모두 볼에 넣고 가볍게 섞어 튀김 반죽을 만든다.
2 곰취에 소금을 약간 뿌려 덧가루용 밀가루를 골고루 묻힌 다음 ①의 튀김 반죽을 묻혀 170℃의 튀김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낸다.


1 캠핑을 하면서 함박 웃는 일이 더 많아진 종석이와 수경이.
2 요리할 공간은 ‘ㄱ’자나 ‘ㄴ’자로 하면 편리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자형으로 만들기도 한다.

3 보온을 위한 블랭킷은 캠핑의 필수품.
4 초보 캠퍼일수록 캠핑 요리로 바비큐를 고집하는 법. 그는 오히려 해산물이나 채소를 이용해 소화가 잘되고 부담스럽지 않은 것을 준비한다. 뽕잎, 곰취 등은 자연에서 바로 따오기도 한다.



“캠핑을 오면 천지가 아이들 놀이터입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노느라 끼니를 거르기 일쑤예요. 이럴 때는 아이들 손에 주먹밥 하나씩 쥐어주지요. 잔멸치볶음, 파래 김자반 등 준비해온 마른반찬을 밥에 섞어주기만 하면 돼 만들기도 간단해요. 풀밭 위나 바위에 걸터앉아 아이들과 오순도순 나눠 먹는 주먹밥 한 덩이에서는 꿀맛 같던 소풍 도시락 맛이 난답니다.”

마른반찬 주먹밥
재료
밥 4공기, 파래 김자반・잔멸치 1컵씩, 참기름・물엿・간장・포도씨유・물 2큰술씩
만들기 1 포도씨유를 두른 팬에 참기름과 잔멸치를 넣고 중간 불에서 볶다가 바삭해지면 물엿, 간장, 물을 넣어 약한 불에서 빠르게 섞는다.
2 볼에 밥, 파래 김자반, ①의 멸치볶음을 넣어 섞고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뭉쳐 주먹밥을 만든다.

“자연 속으로 쉬러 들어온 길인데도 문득 커피 내리는 향이 그립고 다디단 음료수 생각이 간절해져요.그래서 챙기는 것이 복분자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사이다와 레몬즙을 넣고 과일을 섞어두면 저절로 숙성되지요.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벗 삼아 계곡가에서 즐기는 복분자 샹그리아 한 잔을 신선놀음에 비할까요.”

복분자 샹그리아
재료
복분자・사이다 500ml씩, 레몬즙 1큰술, 딸기 10개, 바나나 1개, 사과 1/2개
만들기 1 사과는 껍질과 씨를 제거해 4등분한 다음 2mm 두께로 저며 썬다.
2 딸기는 꼭지를 떼어내 3mm 두께로 썰고 바나나는 과육만 5mm 두께로 썬다.
3 밀폐 용기에 준비한 과일을 담고 복분자, 사이다, 레몬즙을 넣고 고루 섞어 반나절 숙성한다.


“모닥불 위에 구워 나무 타는 냄새가 밴 삼겹살은 별미예요. 삼겹살구이와 함께 특별한 요리를 하나 준비하고 싶다면 돼지고기 스팀 샤부샤부가 제격이지요. 얇게 썬 돼지고기와 먹기 좋게 다듬은 채소와 해물을 무쇠 냄비에 넣고 재료 자체가 가진 수분만으로 익혀낸 요리로 건강식이 따로 없답니다. 상큼한 유자 향이 나는 폰즈 소스를 따로 챙겨가 곁들이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지요.”

돼지고기 스팀 샤부샤부
재료
삼겹살(베이컨용) 300g, 콩나물 1봉지, 새싹 채소 50g, 빨강・주황・노랑 파프리카 30g씩, 미나리 10줄기, 주꾸미 5마리, 골뱅이 3개, 유자 폰즈 소스 1컵
유자 폰즈 소스 채 썬 유자 껍질 20g, 레몬 슬라이스 2조각, 간장 180ml, 설탕 1큰술, 식초 120ml, 가쓰오부시 국물 200ml
가쓰오부시 국물 다시마 가로세로 5cm 1장, 가쓰오부시 3g, 물 300ml,
만들기 1 가쓰오부시를 제외한 가쓰오부시 국물 재료를 모두 냄비에 넣고 끓으면 불을 끈 뒤 가쓰오부시를 넣는다. 가쓰오부시가 가라앉으면 체에 걸러 국물을 만든다.
2 분량의 유자 폰즈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밀폐 용기에 담고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3 콩나물과 새싹 채소는 깨끗이 씻어 손질한다. 미나리는 씻어서 5cm 길이로 자르고, 파프리카는 씻어서 꼭지와 씨를 제거한 후 같은 크기로 썬다.
4 골뱅이는 소금물에 씻고, 주꾸미는 내장을 제거한 뒤 반으로 자른다.
5 더치오븐에 돼지고기, 골뱅이, 주꾸미, 콩나물, 파프리카를 넣고 20분 정도 뚜껑을 닫아 익힌다.
6 ⑤의 고기와 해산물이 어느 정도 익으면 미나리와 새싹 채소를 넣고 뚜껑을 닫아 5분간 뜸을 들인 뒤 유자 폰즈 소스를 곁들인다.

“되도록 자연에서 재료를 얻지만 핫케이크 믹스는 활용도가 높아 꼭 챙겨가는 시판 식품이에요. 아이들과 나뭇가지를 주워다 함께 만들어 즐기는 꼬치구이 브레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심심풀이 간식이지요.모닥불 앞에서 꼬치를 하나씩 손에 들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굽다 보면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딱 넘어간답니다.”

꼬치구이 브레드
재료
핫케이크 믹스 500g, 우유 100ml, 달걀 1개, 나뭇가지 적당량
만들기 1 달걀과 우유를 볼에 넣고 풀어준 뒤 핫케이크 믹스를 넣어 고루 섞는다.
2 나뭇가지에 ①의 반죽을 돌돌 말아준 뒤 모닥불에 노릇하게 익힌다.

“음식이 남았을 때 처치 곤란인 것은 캠핑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뉴가 좋죠. 그래서 준비하는 것이 ‘포켓 샌드위치 틀’과 ‘식빵’이에요. 쇠고기 스튜는 캠퍼들이 추천하는 국물 요리인 데다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 캠핑 요리로 제격인데, 샌드위치를 소로 즐기면 그 맛이 또 색다르지요.한 가지 요리로 두 가지 메뉴라니, 더없이 좋은 캠핑 요리랍니다.”

쇠고기 스튜
재료
쇠고기 사태 600g, 감자・양파 3개씩, 당근 2개, 홀토마토 400g(1캔분), 데미그라스 소스(시판용) 600ml, 물 2L
만들기 1 쇠고기 사태는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①의 고기를 넣어 2시간 정도 거품을 걷어가며 푹 끓인다.
3 감자와 양파, 당근은 껍질을 벗겨 씻은 뒤 감자는 4등분하고, 양파는 2등분한다. 당근은 4cm 크기로 큼직하게 썬다.
4 ②의 고기를 건져 큼직하게 썰어 다시 냄비에 넣고 홀토마토를 으깨 넣는다.
5 ④에 ③의 채소를 넣고, 끓으면 데미그라스 소스를 풀어 넣고 1시간 정도 중간 불에서 푹 끓인다.

쇠고기 스튜 샌드위치
재료
식빵 4장, 버터 1큰술, 쇠고기 스튜 1컵
만들기 1 식빵은 사방의 테두리 귀를 잘라낸다.
2 쇠고기 스튜는 푹 익힌 상태라 쉽게 으깰 수 있다. 채소는 숟가락으로 으깨고 고기는 손으로 결을 따라 작게 찢는다.
3 핫 샌드위치 전용 팬에 버터를 바르고 식빵을 얹은 다음 으깬 스튜를 넣고 식빵을 덮은 뒤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요리 김정은(배화여자대학 저농조리학과 교수) 어시스턴트 장하경, 신해지 스타일링 강소원 제품 협조 락앤락(080-329-3000), 사바나(www.savanaoutdoor.com)

 

진행 신민주 기자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