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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돋보기] `맛 집 앱`으로 근처 맛집을 찾아라

정말이지 스마트폰은 빛과 소금 같은 물건이다. 램프의 요정처럼 주머니에 숨어 있다가 주인님이 주문을 외치면 뭐든지 알아서 척척. 길 모르면 길 찾아줘, 심심하면 놀아줘, 배고프면 맛집 찾아줘, “도대체 안 되는 게 뭐니~”라고 묻고 싶을 정도다. 사람보다 똑똑한 전화기, 그 ‘스마트함’의 정체는 다름 아닌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 항법 시스템)다. 비행기를 타고 있건 자동차를 타고 있건, 남극이건 북극이건, 인공위성이 내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콕콕 짚어내는 놀라운 시스템. 연인 사이에는 절대 존재해선 안 될 이 위험천만한 기능이 맛있는 걸 먹고 싶을 땐 ‘완소 아이템’이 된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는 ‘근처 맛집’을 찾아주는 앱(애플리케이션의 약자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응용 프로그램을 뜻한다)이다. ‘똘똘한 앱 하나 열 애인 안 부럽다’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생활에 편리함을 안겨주는 전화기 속 프로그램. ‘맛집 앱’ 하나면 “어디 가서 뭐 먹지?”라는 걱정 따위는 필요 없다.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염두에 두고 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이른바 ‘위치 기반 안내 서비스’는 돈과 시간을 절약해줄 뿐만 아니라 선택의 폭도 넓혀준다. 또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이에 있지만 정확히 어딘지 몰라 맛집을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에 더욱 빛을 발한다.

가장 ‘널리 이롭게’ 쓰이고 있는 맛집 앱은 검색 포털 네이버에서 서비스 중인 ‘윙스푼’. 네이버 블로그와 인터넷 윙버스에 축적된 방대한 정보를 토대로 엄선한 맛집과 블로거 리뷰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앱이다. 단점이라면 윙스푼에서 자체 제작한 이미지 형태의 지도가 구글이나 다음 지도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 하지만 맛집까지의 정확한 거리, 전화번호 등 필수 정보가 세세하게 담겨 있어 불편을 느낄 요소가 거의 없다. 작년 여름 휴가철에 새롭게 등장한 ‘트래블로’는 여행길 위주의 맛집 정보를 제공한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데이터 양이 방대하고, 맛집 앱 중 유일하게 전국을 총 망라하고 있다. 양에 ‘올인’하다 보니 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긴 하다. 맛집 앱 임에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기능이 들어 있는 ‘라스트 서퍼’는 사용자가 직접 업체 정보를 등록할 수 있으며 평가도 남길 수 있는 앱이다. 단, 사용자가 등록하는 업체 정보까지 모두 표시되기 때문에 단순한 맛집 리스트처럼 느껴지는 게 단점이다. ‘흔들면 맛집이 나온다’라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셰이크 맵’은 지도를 검색하다가 스마트폰을 한번 흔들어주면 랜덤으로 맛집이 추천되는 앱이다. 사용자의 위치와 맛집의 위치를 계산해 지도가 회전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모든 앱이 제공하는 정보의 형태는 대체로 엇비슷하다. 지역별 맛집을 검색할 수 있고,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 식당이 있으며, 영업시간은 언제까지인지, 주차는 가능한지, 주요 메뉴는 무엇인지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다. 한번 다운로드 해두면 열 애인 안 부러운 친절하고 똑똑한 맛집 앱. 자, 이제 요술 램프 속 지니를 불러 외치기만 하면 된다. “근처 맛집을 찾아라!”

글 정세영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최익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