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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방의 맛있는 이야기] 따뜻한 수프 한 그릇 간절히 생각나는 때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프는 전채 요리뿐만 아니라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메뉴 중 하나다. 특히 요즘처럼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도 어깨가 움츠러드는 계절이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프 한 그릇이 더욱 간절히 생각난다. 서양에서 보신 음식으로 통하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수프 요리를 소개한다.

중국에는 불도장, 일본에는 자라 또는 장어와 같은 보신 음식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다양한 보신 음식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서양은 어떨까?
서양에서 보양식은 다름 아닌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서양에서는 이맘때면 제철 재료를 듬뿍 넣은 수프 혹은 스튜를 즐긴다. 수프는 맑은 국 같지만, 스튜는 건더기와 국물이 일대일 비율로 걸쭉한 상태여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부족함이 없다.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 New England clam chowder는 누구나 한 번쯤 맛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국 동부의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메인, 코네티 컷 5개 주를 뉴잉글랜드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는 각종 조개가 특산물이다. 10여 년 전, 보스턴에서 학교를 다닐 때 한겨울에 감기 기운이 느껴질 때면 시원하고 영양가 높은 굴 차우더를 찾아 먹곤 했다. 미국에서는 굴을 먹는 데 일종의 법칙이 있다. 일반적으로 굴은 단어 뒤의 철자가 R로 끝나는 달에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굴이 제 철인 9월인 september부터 12월인 december까지다.굴은 대파와 이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서로 맛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굴 차우더를 만들 때에도 먼저 대파를 달달 볶아 향을 돋운 후 거기다 굴을 넣으면 맛이 배가된다.

유럽과 지중해 지역에서 문어는 아주 귀한 식재료다. 조개나 굴처럼 문어 역시 겨울이 제철인 식재료인데, 효능은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고, 타우린은 시력 향상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에 효과 적이며, 비타인 E도 풍부해 안티에이징은 물론, 콜레스테롤을 억제해 해독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문어와 레드 와인은 최상의 궁합인데, 레드 와인이 문어의 식감을 연하면서 쫄깃쫄깃하게 만들어주기 때 문이다. 레드 와인의 떫은맛과 토마토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 거기다 양파의 쌉쌀함과 단맛을 곁들여 레드 와인 문어 스튜를 만들어보자.

락사 laksa는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수프 중 하나다. 비타민이 풍부한 식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겨울철에 섭취하면 특히 좋다. 락사는 다양한 요리로 변형할 수 있는데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 걸쭉하게 만든 다음 두부를 넣어 스튜처럼 즐겨도 맛있다. 이때 두부는 단단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육수를 졸이지 않고 맑게 준비해 수프로 즐기거나 쌀국수를 넣어 먹는 방법도 있다. 여기다 신장에 좋은 새우,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전복을 넣으면 서양식 보양 요리 를 제대로 완성할 수 있다.

새우 전복이 들어간 락사
재료(4~6인분) 고수씨 11/2큰술, 커민씨 1큰술, 터머릭 1작은술, 양파 1개, 생강 1톨, 마늘 3쪽, 레몬그라스 슬라이스한 것 3줄기, 마카다미아너트·칠리 6개씩, 슈림프 페이스트 3작은술, 닭 육수 4컵, 포도씨유 1/4컵, 코코넛 밀크 3컵, 라임 주스 21/2큰술, 피시 소스·설탕 2큰술씩, 월계수 잎 4장, 새우· 전복 650g씩, 두부 1/2모, 숙주 100g, 고수 잎·민트 잎 약간씩
만들기 1 커민씨와 고수씨는 볶는다.
2 ①에 양파, 생강, 마늘, 레몬그라스, 마카다미아너트, 칠리, 슈림프 페이트스, 닭 육수 2컵을 넣고 끓인 후 블렌더에 곱게 간다.
3 완성한 ②의 페이스트를 약한 불에서 다시 끓인다.
4 ③에 나머지 닭 육수를 붓고 끓인다.
5 불을 줄인 후 코코넛 밀크, 라임 주스, 피시 소스, 설탕, 월계수 잎을 넣고 바글바글 끓인다.
6 ⑤에 새우와 전복을 넣고 2분 정도 더 끓인다.
7 깍둑썰기 한 두부와 적당하게 썬 숙주를 넣고 익힌다.
8 ⑦을 그릇에 담고 민트 잎과 고수 잎으로 장식한다.


 
굴 차우더
재료(4~6인분)
올리브유 1큰술, 대파(흰 부분) 2대, 마늘 2쪽, 옥수수(통조림) 180g, 감자 2개, 굴 500g, 닭 육수 3컵, 우유 11/2컵, 생크림 1컵, 크루통·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냄비에 올리브유를 넣고 달궈지면 토막낸 대파를 넣고 볶는다.
2 ①에 다진 마늘, 옥수수, 깍둑썰기 한 감자를 넣고 볶는다.
3 ②에 닭 육수와 우유를 붓는다.
4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20분 정도 졸인다.
5 ④의 수프에서 대파와 감자를 꺼내 식힌 후 블렌더에 갈아 다시 수프에 넣고 걸쭉하게 끓인다.
6 ⑤의 냄비에 굴을 넣고 익으면 생크림을 넣고 소금으로 간하고 후춧가루를 뿌린다.
7 ⑥을 수프 그릇에 담은 후 크루통을 올린다.

레드 와인 문어 스튜
재료(4~6인분)
문어 1kg, 올리브유 2큰술, 양파 1개, 마늘 3쪽, 월계수 잎 1장, 레드 와인 1/4컵, 토마토 1개,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 오레가노·클로브·설탕 1작은술씩, 시나몬 1/4작은술, 소금·후춧가루·파슬리 약간씩 만들기 1 문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소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양파를 넣어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3 ②에 마늘을 다져서 넣고 같이 볶다가 문어를 넣는다.
4 ③에 레드 와인, 잘게 썬 토마토, 토마토 페이스트, 오레가노, 설탕, 시나몬, 클로브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1시간 정도 더 끓인다.
5 소금으로 간한 후 그릇에 담아 후춧가루와 다진 파슬리를 뿌린다.


글과 요리 방찬우(레스토랑 컨설턴트) 사진 이우경 기자 스타일링 김보선(루쏘 스튜디오)

진행 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