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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는 음식으로 마음 나누기 동식 同食으로 동심 同心이 된다
한상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통해 같은 마음을 나누는 것, 가족이 함께 밥을 먹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가정의 달을 맞아 새로운 시각으로 제안하는 가족사랑 이벤트. 한집에 살면서도 얼굴 마주하기 어려운 가족들, 이제 식탁 앞에서 자주 만나자.
한집에 살아도 밥 한 끼 같이 먹기가 힘들다.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바쁜 이유가 있지만, 식사조차 함께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가족간의 대화 부족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금 한번 손으로 꼽아보라. 과연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한상에서 밥을 먹는지…. 가족이 함께 밥 먹는 것이 왜 중요할까? 시시콜콜한 이야기일지라도 그날그날이 어땠는지 각자가 겪은 하루에 대해서 잡다하게 수다를 늘어놓는 것, 그것은 상대방이 나와 눈을 마주치고 내 얘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에 가장 적합한 때가 바로 함께 밥 먹는 시간인 것이다. 식사하면서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게 되면 자연스러우면서도 자유롭게 무슨 이야기든 술술 나오게 된다. 그리고 어쨌든 식사를 마치기 전까지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있어야 하지 않은가 말이다. ‘가족간의 정 쌓기’는 이 시간을 얼마나 슬기롭게 이끌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분 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기에는 충분한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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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서 담소를 나누듯 친지들과의 작은 파티 어떤땐 함께 사는 가족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이해해주는 형제자매 같은 친지들. 살랑거리는 봄날의 어느 날, 가까운 친지들을 불러 밥 한 끼 먹는 것으로 마음을 더욱 돈독히 하자. ●요리와 상차림 제안_평소 가깝게 지내는 만큼 무얼 대접할 것인가는 크게 부담 갖지 말자. 그저 늘 먹는 밥과 반찬에 수저만 더 놓는 것으로 족하다. 다만 대접받는 이의 기분을 고려해서 상차림에는 좀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개개인에게 독상을 마련해주는 것. 그 옛날 선비들이 사랑방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듯 색다른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또 초대받은 입장에서 보면 특별한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준비한 음식은 해초밥에 모시대나물, 묵은 콩잎장아찌, 마늘장아찌 등 지극히 소박하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을 위한 정갈한 상차림에서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진다. 다같이 각자의 상을 마주하고 둘러앉은 가운데에 풍성하게 꽃을 꽂은 화기를 놓으면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장식적으로도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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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좌탁에 차린 가족상. 부모님과 우리 부부와 아이들, 오랜만에 가족이 다 함께 둘러앉아 식사하기 위한 상차림에는 그다지 많은 준비가 필요치 않다. 가족 건강을 위한 보양요리 하나와 간단한 음식으로 차린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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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둘러앉은 보양요리 가족상 부모가 되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진다. 내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먼저 부모님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흔히 가정교육에 왕도는 없다고 한다. 부모가 반듯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곧 아이들에게 소리 없이 강한 가르침으로 남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뒤늦게 철들었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쑥스러워 말고 이제부터라도 잘하자. 시부모님이든 친정 부모님이든, 모두 연세 들수록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허전해지고 외로워진다는 분들이다. 어쩌다 한번 어버이날을 핑계 삼아서라도 부모님, 내 아이들과 가족이 다함께 둘러앉아 밥 한 끼 먹는 것으로 그간 마음속에 쌓아두기만 했던 사랑을 전할 수 있다. ●요리와 상차림 제안_ 주부에게 부모님을 모신 자리는 아무래도 어렵기만 하다. 어쩌다 한번 큰소리치고 모셨는데, 뭘 준비해야 할지 부담스러운 마음. 요리에 자신 없다면 딱 한 가지로 승부하자. 대신 어른을 모신 자리니만큼 어른들을 위한 건강식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오늘의 메뉴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최고의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양곰탕. 양 중에서도 가장 귀한 부위인 양깃머리를 이용해서 깊은 맛을 우려낸 고단백 영양식이다. 여기에 아이들을 위한 메뉴로 새싹 올린 떡산적도 하나쯤 추가하면 좋겠다. 오랜 시간 고아 만든 양곰탕이 준비됐다면 상차림에도 신경 쓴다. 일품요리 하나로 끝내는 식사상이니만큼 정성스러운 상차림은 필수. 깨끗한 리넨 매트를 깔고 은수저를 놓은 뒤 보리수와 양란으로 장식하는 센스 정도는 발휘하자. 화려한 레스토랑의 산해진미보다 내 며느리가, 내 딸아이가 차려주는 소박한 밥상에 어른들의 마음이 녹아내린다.
 
1. 식사 후 담소를 즐기기 위해 마련한 다과상. 보이차와 연근정과만으로 소박하게 차렸지만 색다른 멋과 정성이 느껴진다. 2 한 사람을 위한 세팅 아이디어. 새하얀 리넨 매트를 깔고 보리수와 양란으로 장식해 봄을 담았다. 3 유기 속에 티 라이트tea light를 넣는 것만으로 상차림이 이렇게 근사해진다. 4 조그만 종지에 물을 담고 벚꽃을 띄운 센터피스. 가장 손쉽게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5 양곰탕을 위해 준비한 소금 그릇 하나에도 정성과 운치가 느껴진다. 6 원기 회복에 좋은 최고의 보양음식 양곰탕. 양을 밀가루와 청주,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사골 국물에 넣고 푹 삶아서 만든다. 7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새싹 올린 떡산적. 가래떡 가운데에 칼집을 넣고 쇠고기 볶은 것을 넣은 뒤 간장과 조청에 조리면서 색을 내고 마지막에 새싹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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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반을 2개 준비해서 따로 떨어져 앉아 서로를 마주 바라보면 내 남편, 내 아내의 모습이 새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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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다시 연인이 되는 특별한 술자리 부부는 결혼하고 3년은 사랑으로 살고 나머지 인생은 정으로 산다고 했던가. 한 해 두 해 세월이 쌓일수록 친구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은 짙어지지만, 서로에게 설레는 이성의 감정은 점점 옅어지기만 한다. 더구나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면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가족의 울타리는 강해지고 연인의 울타리는 약해지게 마련이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섹스리스sexless 부부, 그것은 특별히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부부들 이야기다. 행복하려고 사는 인생, 다른 그 누구보다 내 평생의 파트너인 남편과 아내에게 사랑을 퍼주며 살자. 남편에게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어주고, 아내에게 멋진 남자가 되어주는 시간이, 긴 인생 살면서 가끔은 필요하다. ●요리와 상차림 제안_ 오늘밤이 마치 첫날밤인 것처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때는 거창한 요리보다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게 하는 분위기가 더욱 중요하므로 둘만의 오붓한 술자리를 권한다. 작은 소반을 2개 마련해서 각자 상을 마주 대하고 앉으면 마치 전통 혼례를 올리듯 조금쯤 경건한 기분마저 들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결혼할 당시는 물론, 보고 있어도 보고 싶었던 연애시절과 알콩달콩한 추억이 가득했던 신혼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서로가 여자로, 남자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조곤조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일상에 묻혀 있던 사랑이라는 감정도 다시금 고개를 들게 되고, 그럼 더욱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가. 부부가 다시 연인 되기, 그저 맛 좋은 와인과 간단하게 만든 안주 몇 가지면 충분하다.
 
1. 잠자리에서 마시기 위해 머리맡에 떠놓는 물, 자리끼. ‘베갯머리송사’라는 말도 있듯 부부간에 잠자리에서 나누는 몇 마디 말로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2 와인사과절임. 사과를 돌려깎아 설탕 섞은 레드 와인에 조린 뒤 장미꽃 모양으로 돌돌 말아 꼬치로 고정시켜 냉동실에서 급랭한다. 꼬치를 빼고 채소를 이용해 마치 꽃나무 모양으로 접시에 놓으면 와인 안주로 근사하다. 3 무슨 과일이든 예쁘게 깎아 담고 이렇게 꽃 한 송이 얹어놓으면 훨씬 정성스럽다. 함께 곁들인 것은 담백하고 고소한 콩볶음. 4 젓가락 받침에 놓인 미니로즈에 주목하라. 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5 오랜만에 분위기 잡는 날, 은은한 티 라이트 정도는 미리 준비하자. 6 결혼식에 등장하는 오리는 정조를 상징한다. 부부간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서약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소품. 7 와인은 적정 온도로 차게 해두자. 특히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은 차갑게 마셔야 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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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단둘이 마주 앉은 식탁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가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 부족이다. 세대 차이를 이유로 아예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아이들이 많다. 그것은 아이들을 무작정 훈계하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부모 탓이 크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되면 아이들을 외계인으로 봐야 한다”는 어느 심리학과 교수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이제부터라도 외계인과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 그것은 식탁을 마주하고 앉는 것만으로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요리와 상차림 제안_ 아이가 좋아할 만한 색다른 요리로 오로지 아이만을 위한 근사한 식탁을 준비하자. 견과류를 넣어 푹 끓여낸 영양 만점 삼계탕과 토마토에 채소와 치즈를 얹어 구워낸 토마토오븐구이. 채소를 잘 안 먹는 아이라면 색다른 자몽밥도 좋다. 여기에 가정식 두유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한껏 멋을 낸 식탁과 아이를 위한 건강 요리에 또 하나, 작은 이벤트 하나쯤 숨겨두자. 프랑스인들에게 빌려온 아이디어로 크루아상 안에 반지를 숨겨두고 그 빵을 먹는 이에게 왕관 씌워주기.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식사 시간을 만들기 위한 엄마의 센스가 빛난다.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아이와 단둘이 얼굴 마주보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꼭 이야기해주자. “너는 아주 특별한 아이야” 라고….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한식 요리 전문가인 이종국 씨. 어머니에게 음식에 대한 끼와 재능을 물려받고 수많은 여행과 한정식집(봉황날다, 02-762-0804) 운영을 통해 다져진 그의 음식 솜씨는 가히 놀라울 정도다. 이달에는 바쁜 생활 속에 점점 소원해지는 가족의 울타리를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요리와 상차림 아이디어를 제안해주었다.
 
1. 평소와는 전혀 다른 특별한 상차림으로 아이를 놀라게 하자. 그리고 아이의 건강과 두뇌 발달에 좋은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 요리들로 식탁을 가득 채우자. 오로지 자신을 위해 마련한 엄마의 정성 어린 상차림은 아이의 마음속에 행복한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2 쑥스럽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을 달콤하게 적은 카드는 마음을 전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3 아이를 위해 호두와 잣 등의 견과류를 넣어 색다르게 만든 삼계탕. 4 토마토오븐구이는 토마토를 자른 단면에 여러 가지 채소와 칵테일 새우, 치즈 등을 얹어서 오븐에 구워 만든다. 5 자몽 속의 과육을 파내고, 그 안에 각종 채소와 견과류를 넣어 달달 볶은 밥을 채워 넣은 자몽밥. 상큼한 과일 향이 배어 있는 볶음밥 맛에 아이가 너무 좋아할 것 같다. 6 엄마가 만들어주는 가정식 두유. 삶은 콩과 검은깨를 섞어 믹서에 간 뒤 고운 체에 내려 만든다. 아이의 두뇌 발달에 좋은 건강 음료. 7 크루아상 속에 숨겨놓은 반지. 아이와의 식사 시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은 이벤트로 하나쯤 미리 준비하면 좋다.
 
문혜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