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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방의 맛있는 이야기 스테이크, 짜릿하도록 관능적인 맛!
두툼한 고기 위로 날이 잘 선 칼이 지나가면서 드러나는 선홍색 빛깔과 씹을수록 입안을 가득 채우는 육즙. 스테이크만큼 육류를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그렇다면 당신은 스테이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왜 주먹만 한 스테이크 하나에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는지, 왜 스테이크용 고기로 한우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지 스테이크에 관한 진실을 밝힌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스테이크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저가부터 고가의 스테이크까지 스테이크 가격은 단순히 ‘고기의 등급’ 혹은 ‘한우인지, 호주산인지, 미국산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고기의 신분(?) 차이에 의해 가격을 매기기도 하지만 그보다 결정적인 요인은 에이징 aging, 즉 숙성이다. 숙성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다습 숙성 wet aging과 건조 숙성 dry aging. 그동안 우리가 맛본 스테이크의 대부분은 다습 숙성 방식으로 숙성한 것이다. 건조 숙성은 스테이크의 본국인 미국에서 널리 사용하는 숙성 방식으로, 고급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곳일수록 이 방식을 선호한다. 다습 숙성은 고기를 진공 포장한 채로 냉장고에서 일정 기간 넘기는 것을 뜻하는데, 습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고기 본연의 부드러운 맛을 지니게 된다.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구매하는 쇠고기는 도살 후 보통 5~7일 된 고기인데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스테이크는 대체로 2주에서 3주 동안 다습 숙성된 것이다. 그에 반해 건조 숙성은 특정 온도의 냉장 상태에서 짧게는 3주, 길게는 5주까지 고기를 공기에 노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오랜 기간 꾸준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켓이나 레스토랑에서 장기간 숙성한 고기를 선보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또한 건조 상태에서 고기 내 수분이 어느 정도 증발하는데 이 공정을 거치는 동안 고기 표면이 약간씩 부패해 최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기의 양은 40~60%가량 줄어든다. 건조 숙성한 고기는 버터처럼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단백질의 분해를 최대화시키는 아미노산이나 올리고펩타이드(6〜12개 정도의 아미노산 덩어리)가 증가하면서 분해된 지방이 고기에 녹아들기 때문. “고기는 썩기 바로 직전이 가장 맛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1 안심 갈비 안쪽 부위에 있는 최상급 스테이크용 고기 필레미뇽으로, 결이 고와 부드럽고 지방이 없어 맛이 담백하다.
2 채끝살 기름기가 많은 편이라 육직이 유난히 부드러운 것이 특징.
3 등심 등뼈를 감싸고 있는 부위로 근육이 적고 살코기 사이에 지방이 축적돼 풍미가 뛰어나다.
4 갈비 살코기만 사용하기도 하고 뼈와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지방이 살결마다 추적되어 있어 고소하다.
5 치맛살 기름이 조직 사이에 촘촘하게 박혀있다. 서양에서는 씹는 맛이 좋아 차맛살이 스테이크용으로 인기가 좋다.



서울에서 건조 숙성한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신사동에 위치한 ‘구 스테이크 GOO STK 528’(02-511-0917)와 청담동의 ‘더 반 The Barn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02-547-6633)가 그곳이다. 구 스테이크 528은 미국 프라임 prime 쇠고기를 고집하는 반면, 더 반은 숙성에 따라 미국산 프라임 쇠고기와 호주산 와규 등을 사용한다. 인테리어에서도 두 레스토랑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데, 구 스테이크 528은 클럽을 연상시키는 음악과 힙한 인테리어, 더 반은 목가적인 외양간 느낌이 특징이다. 구 스테이크 528의 김현석 사장은 미국 동서부 지역의 수많은 스테이크 하우스를 다닌 끝에 스테이크는 미국산 쇠고기로 요리하는 것이 제일 맛이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우는 그 어떤 쇠고기보다 마블링이 좋기 때문에 두껍게 굽는 스테이크보다는 얇게 구워 먹는 용도로 먹을 때 그 맛이 배가된다. 호주산은 그래스 페드 grass fed 방식으로 키워 특유의 향이 배어 입맛이 예민한 사람은 잡냄새를 감지해내기도 한다. 그런데 미산국 쇠고기는 콘 페드 corn fed로 시작해 그래스 페드 방식으로 키우기 때문에 잡냄새가 없고 쇠고기의 풍미가 부드러우며 고소하다. 큼직하게 자른 고깃덩어리를 불에 굽기만 하면 끝인 것 같지만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보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단순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맛내기가 힘들다. 레어로 구우면 고기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다습 숙성한 고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다. 건조 숙성한 고기는 숙성 과정에서 수분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레어로 구워도 피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스테이크는 2.5~3cm 두께로 구울 때 육즙이 접시로 아깝게 흘러나오지 않고 열전달도 가장 적당하다. 굽기 전 30분 정도는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 두며, 팬은 두툼하고 뜨거울수록 좋다. 그릴에 직화하면 불 맛을 느낄 수 있고 지방이 녹아내려 더욱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지만, 가정에서 직화 그릴을 사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므로 무쇠 팬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금 간도 너무 미리 하면 육즙이 빠져나가므로 굽기 30분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소금 간을 미리 할 경우에는 올리브유를 살짝 발라두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정에서 스테이크를 준비할 때 달군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놓고 가능한 한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2~3분 뒤 고기를 그릴 집게로 들어 90도 각도로 돌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고기 표면에 ‘#’ 모양의 그릴 자국이 생겨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그대로 2~3분쯤 뒀다가 고기를 뒤집어 똑같이 반복해 굽는다. 2.5cm 두께의 고기를 기준으로 할 경우 총 6~8분이면 미디엄 레어, 10~12분이면 미디엄 상태로 구워진다. 스테이크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 고기를 구운 후 바로 내지 말고 단 2~3분 정도 ‘쉬게’ 할 것. 전문 용어로 레스팅 ‘resting’ 이라 한다. 젖은 행주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거나, 고기를 접시에 올려놔도 된다. 열을 가해 고기를 구우면 수분이 가운데로 몰린다. 이 상태의 고기를 바로 내면 육즙이 흘러나와 고기는 퍽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때 ‘레슽팅’ 을 하면 몰렸던 육즙이 다시 고기 전체로 고루 퍼져서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구 스테이크 528
티본 스테이크
재료 건조 숙성한 티본 600g, 천일염ㆍ후춧가루 약간씩, 샐러드 오일ㆍ호스 래디시 적당량

만들기
1
티본 스테이크의 앞뒤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 후 10분 정도 실온에 둔다.
2 뜨겁게 달군 그릴에 샐러드 오일을 바르고 격자무늬가 생기도록 돌려가면서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3 달군 오븐용 프라이팬에 샐러드 오일을 두르고 ②의 스테이크를 올린 다음 원하는 굽기에 맞춰 오븐에서 다시 한 번 굽는다.
4 서브하기 전 5~10분 정도 레스팅 시간을 둬 육즙의 손실을 막는다.
5 기호에 따라 호스 래디시 혹은 머스터드를 곁들인다. *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허브를 다져 스테이크 표면에 묻혀 구우면 허브 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더 반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
꽃등심 스테이크
재료 21일 동안 건조 숙성한 뼈 없는 꽃등심 350g, 소금ㆍ후춧가루ㆍ올리브유 약간씩

만들기
1 스테이크의 표면에 올리브유를 바른다.
2 소금ㆍ후춧가루로 밑간한 후 5분 정도 실온에 둔다.
3 뜨겁게 달군 팬에 ①의 스테이크를 올린 후 앞뒤로 고르게 굽는다.
4 달군 그릴 팬에 ③의 구운 스테이크를 얹어 표면을 바삭하게 굽는다.
5 200℃로 예열한 오븐에 ④를 넣어 원하는 굽기로 다시 한 번 익힌다.
6 오븐에서 ⑤를 꺼낸 후 5분간 레스팅한다. * 기호에 따라 고기 겉 표면만 살짝 더 굽는다.




방찬우 씨가 제안하는요리
치맛살 스테이크
재료
치맛살 20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1큰술, 발사믹 비니거 1작은술, 당근ㆍ마늘ㆍ셜롯ㆍ호박ㆍ그린빈ㆍ올리브유ㆍ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신선한 치맛살을 비닐봉지에 담아 공기를 최대한 뺀 다음 냉장고에 일주일가량 보관한다.
2 ①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 후 고기 표면에 올리브유를 고루 바르고 30분간 상온에 둔다.
3 충분히 가열한 두꺼운 그릴 팬에 ②를 올린 후 그릴 마크(#)가 생기도록 한 면당 3~4분가량 굽는다.
4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깍둑썰기 한 당근, 마늘, 셜롯, 호박, 그린빈을 노릇하게 굽는다.
5 ④의 볶은 채소를 접시에 담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린 후 발사믹 비니거를 두른 다음 ③의 스테이크를 올린다.

스테이크에 곁들이기 좋은 사이드디시
매시트포테이토

재료
감자 180g, 버터 2큰술, 생크림 100ml,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만들기
1
볼에 삶은 감자를 뜨거울 때 담고 버터를 넣어 으깬다.
2 ①에 생크림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속을 채운 타이식 피망
재료
피망 2개, 양송이버섯 50g, 양파 1/2개, 마늘 1/2큰술, 생강 1/2작은술, 소금ㆍ후춧가루ㆍ녹말물ㆍ올리브유 약간씩

만들기
1
피망은 반으로 갈라서 씨를 뺀다.
2 볼에 다진 양송이버섯과 양파를 담고 마늘, 생강, 녹말물을 넣고 섞은 후 올리브유를 넣어 버무려 소를 준비한다.
3 피망 안에 소를 채워 넣은 다음 피망의 표면에 올리브유를 발라 80℃로 가한 오븐에서 20분간 굽는다.

미소 생강 드레싱을 곁들인 토마토
재료 토마토 1개, 파채ㆍ베이비 채소 약간씩 미소 생강 드레싱 미소된장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맛술 3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레몬 껍질 1작은술, 다진 생강 1작은술, 현미식초 4작은술, 포도씨유 5작은술,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토마토는 1cm 두께로 둥글게 슬라이스한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미소 생강 드레싱을 만든다.
3 접시에 토마토를 담고 베이비 채소와 파채를 올린 후 미소 생강 드레싱을 끼얹는다.

“레스토랑 오픈 전, 미국 육가공 공장과 농장을 둘러봤습니다. 최고의 고기를 공급하는 업체의 숙성 창고에 가보면 미국 유명 셰프의 이름이 걸려 있는 숙성 창고가 따로 있더군요. 고기의 질만큼 숙성을 생명처럼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더 반에서는 고기에 따라 숙성 방식을 달리해 미국 프라임 쇠고기는 건조 숙성, 호주산 와규는 다습 숙성해 선보입니다.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게 배려한 것이지요. 원하는 손님에게는 두툼한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 서빙하기도 합니다. ”-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 오너 셰프 노종헌 씨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