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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먹지]온 가족이 동참하는 즐거운 식탁 바비큐
간단히 준비해서 여럿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먹기 좋은 음식인 바비큐의 계절이다. 재료를 재우는 양념인 매리네이드부터 찍어 먹는 소스와 곁들임 디저트까지, 바비큐 파티를 즐겁게 만들어줄 레시피를 모두 모았다.

그릴을 설치할 수 있는 야외 공간만 있다면 바비큐를 즐기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서늘한 그늘에 테이블을 두고 서로 돌아가며 굽고, 음식을 나누다 보면 평범한 식사 시간이 하나의 행위 예술처럼 특별한 행사로 바뀐다. 얻는 즐거움 대비, 준비도 매우 간단하다. 주최자는 소, 돼지, 닭, 양 등 고기 종류 중 한 가지와 생선이나 소시지, 몇 가지 채소, 찍어 먹을 소스만 준비하면 된다.
그 다음은 참가자들이 나설 차례. 아버지와 아들이 돌아가며 재료를 굽고, 아내와 딸이 음료와 디저트를 내는 시간. 생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조금 더 공들여 준비하고 싶다면 한두 시간 전에 약간의 허브와 향신료로 매리네이드 marinade(양념장)를 만들어 재료를 재워두면 더욱 좋다. 매리네이드는 재료의 속까지 간이 두루 배게 하며, 육류의 냄새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준다. 매리네이드를 하면 굽기 직전에 보기에도 멋진데, 생고기를 그냥 내는 것보다 각종 허브에 둘러싸인 재료를 꺼내면 “와!” 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며 식욕을 돋운다.
매리네이드에 주로 쓰는 기본 재료로 소금과 후추를 꼽을 수 있다. 소금은 알갱이가 거칠고 굵은 것을 사용해야 손으로 훌훌 뿌리기도 좋고 소금 알갱이가 살아 있어 재료를 구웠을 때 씹는 맛이 좋다. 후추는 통후추를 즉석에서 갈아 소금에 섞어 뿌려야 본연의 풍부한 향을 보존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가장 익숙한 재료가 마늘이다. ‘바비큐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스티븐 라이클렌 Steven Raichlen의 책 (총 500쪽에 걸쳐 바비큐 재료별 매리네이드와 굽는 법이 실려 있다)을 살펴보면 육류의 기름을 제거한 뒤 칼집을 내어 듬성듬성 마늘을 꽂고 손으로 소금과 후춧가루를 훌훌 뿌린 다음 쿠킹포일에 씌워 굽는 법이 나온다. 바비큐를 가장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좀 더 세심하게 준비하고 싶다면 허브와 올리브유, 와인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재료별로 가장 잘 어울리는 허브로는 쇠고기와 닭고기엔 로즈메리, 양고기는 민트, 돼지고기엔 코리앤더, 생선은 딜이 제격이다. 육류를 재울 땐 올리브유에 허브를 섞어서 재우면 좋고, 생선은 허브를 올리고 화이트 와인을 끼얹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매리네이드의 정점은 말린 향신료다. 두툼한 육류는 올리브유에 허브와 함께 매운 고추, 커민 cumin, 터머릭 turmefic 등 말린 향신료를 섞어 재료에 문지르듯 발라 재우면 재료의 속까지 향이 고루 배어 보다 특별한 맛의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1
2 민트
3 마늘
4 칠리고추
5 코리앤더 씨앗
6 오레가노
7 쿠민
8 로즈메리
9 레몬
10 월계수잎
11 올리브유



닭고기는 통째로 굽기보다 영계는 반으로, 중닭은 4분의 1 크기로 잘라 굽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닭고기를 구울 땐 먼저 그릴을 충분히 달군 후 껍질이 있는 쪽을 아래로 향하게 두고 구워야 육즙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껍질 부분이 바삭하게 구워진다. 바비큐 그릴에 육류를 구울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재료에 불이 붙는 경우다. 이때엔 재빨리 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재료에 붙은 불이 꺼진 후 다시 구워야 한다. 또 모든 육류는 굽기 전에 30분 정도 상온에 두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상태에서 구울 경우 살짝 구워 먹는 쇠고기의 경우 겉은 타고 속은 차가워 온도 차가 나기 십상이고,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속까지 고루 익히려다 보면 겉이 타버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매리네이드 외에 달콤한 바비큐 소스를 발라 구울 때는 바비큐 소스의 설탕 성분이 쉽게 타므로 재료를 모두 익힌 후 마지막에 소스를 솔로 발라가며 살짝 굽는다.

바비큐 SOS 고기가 익지 않고 다 타버려요!
바비큐를 맛있게 먹으려면 불을 잘 피워야 한다. 우선 신문지와 나뭇가지 등을 활용해 숯에 불을 붙여 불꽃이 활활 타오르게 한 뒤 불길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린다. 숯이 벌겋게 익고 불길이 뭉근해지면 그릴을 올려 10분 정도 달군 후 고기를 올려 굽는다. 이렇게 해야 겉은 타고 속은 덜 익는 실수를 막을 수 있다. 바비큐를 즐긴 후 그릴 관리도 중요한데, 그릴이 따뜻할 때 먼저 신문지로 기름기를 닦은 다음 거친 솔로 문질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세제로 깨끗이 닦아 완전히 말려 보관한다. 그릴을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다음에 사용할 때 묵은 기름이 고기에 묻거나 녹이 슬어 낭패를 볼 수 있다.

레몬과 오레가노에 재운 영계구이
재료
영계 2마리(또는 닭 다리) 양념장 올리브유 1/2컵, 소금·후춧가루·오레가노 적당량, 레몬 1개, 마늘 2쪽, 고추 플레이크 1/2개

만들기
1
영계는 반으로 자른다(닭 다리를 사용할 경우 군데군데 칼집을 낸다).
2 레몬은 반으로 갈라 레몬즙을 낸 후 올리브유, 소금, 후춧가루, 고추 플레이크, 오레가노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②의 양념장에 손질한 닭을 넣어 2시간 정도 재운 뒤 달군 그릴에 굽는다.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바비큐 그릴에 구우면 꽤 인상 깊은 바비큐 파티를 연출할 수 있다. 바비큐용 생선으로는 연어, 도미, 농어 등이 좋은데, 크기는 몸길이 30cm 이내의 작은 생선이 굽기에 수월하다. 생선 바비큐는 자칫하면 그릴에 달라붙어 모양을 망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생선용 석쇠를 따로 준비해 충분히 달군 후 식용유를 꼼꼼히 바른 뒤 석쇠 사이에 끼우고 구우면 그릴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음직스럽게 익은 생선 바비큐를 완성할 수 있다. 생선을 구울 때는 너무 자주 뒤집지 않는 것이 좋고, 한쪽 면을 6~10분 정도 구운 다음 반대쪽으로 돌려 굽는다. 다 익은 생선을 서브할 때는 라임이나 레몬을 반으로 잘라 그릴 자국을 낸 뒤 함께 내면 한층 멋진 생선 바비큐가 완성된다.
곁들인 라임이나 레몬은 먹기 직전 생선에 즙을 뿌려 먹고, 식후엔 손가락을 비벼 닦으면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어 일석이조로 사용할 수 있다.

화이트 와인과 딜로 매리네이드해 구운 잉꼬 도미
재료 잉꼬도미 1마리, 화이트 와인 100cc, 딜·소금·후춧가루·식용유 적당량, 레몬 1개

만들기
1 잉꼬 도미의 비늘을 벗기고 지느러미를 손질한다.
2 ①의 도미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리고 화이트 와인, 레몬즙, 딜을 골고루 뿌린 뒤 30분 정도 재운다.
3 석쇠를 달궈 식용유를 바른 뒤 도미를 올려 굽는다.

가장 손쉬운 바비큐는 소시지다. 신선한 정육의 질 좋은 부위만 골라 다진 다음 천연 케이싱 casing(양이나 돼지의 창자)에 넣은 소시지를 그릴에 구우면 초보자도 육즙이 살아 있는 바비큐를 완성할 수 있다. 소시지의 경우 별도의 매리네이드가 필요 없고, 탱탱한 모양을 살리고 싶을 경우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면 된다. 꼬챙이에 토마토, 가지, 월계수 잎 등과 함께 꽂아 구우면 한결 색다르게 보인다. 또한 바비큐 테이블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재료를 찍어 먹는 소스다. 단순히 고기와 소시지만 찍어 먹는 용도라면 시중에 판매하는 바비큐 소스와 머스터드만 내도 좋지만 오이, 당근, 셀러리 등의 채소와 함께 크래커를 찍어 먹거나 빵에 발라 먹어도 좋은 딥 dip을 준비하면 바비큐를 한층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소시지와 가지 월계수 구이
재료 천연 양장 소시지·월계수 잎·베이컨·체리토마토·가지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가지는 길이로 최대한 얇게 썰어(슬라이서를 이용하면 좋다) 소금을 살짝 뿌린다.
2 소시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3 꼬챙이에 가지, 소시지, 월계수 잎, 체리토마토, 베이컨으로 만 체리토마토를 번갈아 꿴다.
4 ③의 꼬치를 달군 그릴에 살짝 구워 먹는다.

채소와 크래커, 빵과 곁들여 먹기 좋은 3가지 딥
비트 사워 딥 beet sour dip

재료 비트 400g, 사워크림(또는 크림치즈), 마늘 1쪽, 타바스코 소스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비트는 푹 무르도록 찌거나 쿠킹포일에 싸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구운 다음 식힌다.
2 푸드 프로세서에 ①의 비트와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부드럽게 간다.

후무스 hummus
재료
칙피(병아리콩) 1캔(통조림이 아닌 마른 콩은 충분히 불린 다음 푹 삶는다), 올리브유 1/2컵,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민트 잎 10장

만들기
1 칙피는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푸드 프로세서에 ①의 칙피와 나머지 재료를 넣고 부드럽게 간다.

타페나드 tapenade
재료 블랙 올리브 1캔(100g 정도), 안초비 2마리, 올리브유 1/2컵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부드럽게 간다.

민트로 매리네이드한 양갈비구이
재료
양갈비 600g
매리네이드 재료 민트 1컵, 이탤리언 파슬리(다진 것) 1컵, 케이퍼 1작은술, 올리브유 3/4컵, 소금・후춧가루 적당량, 레몬즙 1큰술, 마늘 2쪽

만들기
1 푸드 프로세서에 매리네이드 재료를 넣고 부드럽게 간다(사진 1).
2 양갈비의 기름기를 제거한다(사진 2).
3 ②의 양갈비에 매리네이드를 발라(사진 3) 30분 이상 재운 후 달군 그릴에 굽는다.







돼지고기와 파인애플 꼬치구이
재료 안심 500g, 파인애플(통조림) 적당량
매리네이드 재료 양파(작은 것) 1개, 간장 3~4큰술, 마늘 1쪽, 레몬즙・커민 파우더・코리앤더 파우더・터머릭・흑설탕 1작은술씩, 소금・후춧가루 적당량, 파인애플(통조림) 200g


만들기
1 푸드 프로세서에 메리네이드 재료를 넣고(사진 1) 부드럽게 간다.
2 돼지고기는 가로세로 2cm 크기로 썰고, 파인애플도 비슷한 크기로 썬다.
3 ②의 돼지고기에 ①의 매리네이드를 발라 30분 정도 재운다(사진 3).
4 돼지고기와 파인애플을 번갈아 꼬챙이에 끼운다(사진 2). 달군 그릴에 굽는다.

* 돼지고기 바비큐는 사테 소스에 찍어 먹으면 한결 맛이 좋다. 사테 소스는 코코넛 밀크 150g, 피넛버터 100g, 다진 마늘・흑설탕 1작은술씩, 간장 2작은술을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부드럽게 갈면 완성된다.


모스카토 베리 젤리
재료 모스카토 와인 300cc, 물 200cc, 설탕 2큰술, 젤라틴 9g(1봉)+물 60cc, 블루베리・딸기 적당량
* 젤라틴의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식감의 젤리가 완성될 수 있다. 본 레시피는 RUF사의 젤라틴을 사용했다(RUF사의 젤라틴은 백화점이나 제과・제빵 재료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 모스카토 와인이란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당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낮으며 약간의 발포성이 있는 와인이다.

만들기
1 젤라틴은 물 60cc에 10분 정도 불려놓는다(사진 1).
2 냄비에 설탕과 물을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 살짝 끓인 후 불린 젤라틴을 넣어 완전히 녹인다(사진 2).
3 ②에 모스카토 와인을 넣고 잘 섞은 후(사진 3) 블루베리와 딸기를 담은 글라스에 부어 냉장고에 넣는다.
4 1시간 정도 지난 후 떠 있는 블루베리와 딸기를 스푼으로 가볍게 눌러주면 글라스 가운데에 고정되어 예쁘게 굳힐 수 있다.


로즈메리로 매리네이드한 쇠고기 스테이크
재료
쇠고기(등심) 150g, 소금・후춧가루・올리브유・로즈메리 적당량

만들기
1 볼에 올리브유를 붓고 다진 로즈메리와 후춧가루를(사진 1) 섞은 다음 쇠고기에 바른다(사진 2).
2 30분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잘 달군 그릴에 ①의 쇠고기를 올려 굽는다. 옆면을 보아 1/3 정도 익었을 때 한 번만 뒤집는다.
3 소금을 따로 준비해 먹기 직전 취향에 따라 뿌려 먹는다.

* 쇠고기 바비큐는 물론 다른 육류에도 채소나 버섯을 준비해 함께 구워 먹으면 좋다. 보통 바비큐용 채소로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가지, 토마토가 잘 어울린다. 좀 더 특별하게 준비하고 싶다면 아스파라거스를 준비할 것! 아스파라거스는 그릴에 구워 소금을 뿌린 후 올리브유를 살짝 끼얹어 먹으면 더욱 좋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