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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며 마시며 느끼며 치유하는 물 놀며 마시며 느끼며 치유하는 물
서양 신화 속 물은 풍요와 생명을 상징했고, 우리나라 <동의보감>에는 물의 종류만 33가지로 분류해 물이 갖는 치유력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몸속 수분이 5%가량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던 시절에도 물이 갖는 치유력과 생명력에 관해 의심을 품지 않았다. 오늘날 물로 치유하는 방법이 더욱 다양해진 가운데 물을 느끼면서, 물과 놀면서, 물을 마시면서 내 몸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원피스는 도호, 이너로 레이어링한 홀터넥 톱은 월포드 제품

히포크라테스는 규칙적인 목욕이 질병에 대한 대응력뿐만 아니라 체질도 단련한다고 했다. 물을 제대로만 이용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목욕을 넘어 치료 효과까지 경험할 수 있다.

물에 순응해보라 농경 사회였을 때는 하늘에서 내리는 물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야말로 생명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비가 오지 않으면 임금의 덕이 부족하다고 여겼다. 태종 말년에는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몹시 심했다. 그런 상황에서 임종을 맞은 태종은 모든 게 자기 탓이라고 여기며 세종에게 “죽어 넋이라도 있다면 이날은 기필코 비를 내리게 하리라”라고 유언했다. 그날이 바로 음력 5월 10일로, 올해는 6월 21일이다. 이날 내리는 비를 ‘태종우 太宗雨’라고 해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서 일부러 비를 맞았다.
이처럼 생명을 키우고 풍요로움을 선물하는 물은 심신이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피부에 와 닿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풀어준다. 히포크라테스는 규칙적인 목욕이 질병에 대한 대응력뿐만 아니라 체질도 단련한다고 했다. 물을 제대로만 이용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목욕을 넘어 치료 효과까지 경험할 수 있다.
19세기 신부이던 크나이프의 물 치료법은 현대 의학에서도 인정하는 방법으로, 집에서 따라 하기 좋다. 기력이 떨어졌을 때는 냉탕 요법을 권한다. 욕조에 찬물을 약 25cm 깊이로 채운 후 물속에 앉아서 물로 온몸을 1분가량 부드럽게 문지른다. 찬물로 마찰을 하거나 온몸에 뒤집어쓰는 것은 림프계를 자극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줘 피로가 해소된다고. 쑤시고 아플 때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며 앉아 있으라고 권한다. 샤워도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2~3분간 샤워한 다음 찬물로 3분간 샤워한다. 그리고 다시 온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릴 때는 체온과 같은 온도의 물을 욕조에 반쯤 채운 후 입욕한다. 그 상태에서 찬물을 조금씩 더해 15분 동안 온도를 15℃까지 낮춘다. 그런 다음 따뜻한 수건으로 온몸을 감싸고 휴식하면 신장의 활동이 촉진되고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이 제거돼 몸이 가뿐해진다.

근육이나 관절에 문제가 있어 지상에서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수중 운동을 권한다. 부력, 수압, 수온, 저항 등 물의 특성을 활용하므로 지구력과 근력, 유연성이 향상된다.

물의 저항을 이용해보라 물에 몸을 맡겨봤다면 적극적으로 물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물은 우리 몸을 유연하게 만들고 지구의 중력에서 해방시켜준다. 물속에 있으면 체중이 지상의 10분의 1로 줄어들어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고 공기보다 12배 정도의 저항을 가져 지상에서 운동할 때보다 효과는 2배 이상 크다. 그러므로 근육이나 관절에 문제가 있어 지상에서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수중 운동을 권한다. 부력, 수압, 수온, 저항 등 물의 특성을 활용하므로 지구력과 근력, 유연성이 향상된다.
수중에서 하는 운동은 몸만 물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다. 관절이 받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지만 아쿠아 슈즈를 착용해 충격을 더는 것도 좋다. 물속에서 운동해도 땀으로 체액이 손실되므로 운동 전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아쿠아 피트니스는 기본 바탕을 둔 운동에 따라 아쿠아로빅, 아쿠아 워킹, 아쿠아 요가, 아쿠아 택견 등 여러 종류로 나뉜다. 워터 에어로빅이라고도 부르는 아쿠아로빅은 근육을 지속적으로 움직여 심장 운동과 혈액순환에 좋고, 지방 분해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큰 폭으로 물속을 걷는 아쿠아 워킹은 빨리 걸을수록 저항을 더 크게 받아 근육의 힘을 길러준다. 우아한 동작을 취하면서 부드럽게 몸의 긴장을 이완하는 아쿠아 택견은 정신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왼쪽) 러닝 톱과 플리츠 팬츠는 아디다스 by 스텔라 매카트니 제품, 아쿠아 피트니스를 돕는 스틱과 물에 뜨게 하는 벨트는 온누리(onuri.cc)에서 판매.

물을 온전히 흡수해보라 물속을 떠다니며 얻는 치유력도 높지만 가장 직접적 효과를 보는 건 물을 마시는 것이다. 수분이 부족해 시든 식물은 색이 변하고 잎도 탄력을 잃는다. 사람 몸도 마찬가지다.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뿐만 아니라 손끝, 발끝이 건조해지고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지쳐 보인다. 그런 만큼 제때에 제대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 체내에 들어온 물은 약 한 달 정도 머물다가 나가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제대로 마시며 효과를 보는 것은 1개월 정도 후부터 나타난다. 좋은 물은 노화를 늦추고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두 개의 쥐 그룹에 사료와 수돗물, 사료와 알칼리수를 각각 마시게 하며 6개월간(인간의 20년에 해당) 관찰했다. 그 결과 알칼리수를 마신 그룹은 지방도 잘 소화하고 과산화지질도 적어 노화의 속도가 지연됐고 털의 윤기도 더 좋았다. 미국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는 하루 4잔 이상 물을 마시는 여성이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이고, 8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발병 가능성이 더 낮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에 물 200ml씩 8잔 이상 마실 것을 권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과다하게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물이 모자라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넘치는 것도 해롭긴 마찬가지다. 너무 빨리 많은 물을 마시면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허벅지나 엉덩이 같은 곳에 저장된다. 따라서 평소 같은 양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원피스는 구호, 슈즈는 나무 by 나무하나 제품.


내 몸 상태에 따라 물의 종류를 달리해보라

현재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생수는 90여 가지가 넘는데 생산 지역과 함유된 성분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천연 빙하가 녹은 물은 빙하수, 수심 200m 이상 깊은 곳의 바닷물인 해양 심층수, 탄산이 많이 함유된 탄산수, 인・칼슘・나트륨 등의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한 물은 미네랄워터로 부른다. 각각의 특색이 있기 때문에 기왕 마신다면 필요에 따라 마시는 게 좋을 듯. 몸 안팎의 보습에 신경 쓴다면 프랑스 중남부 오베르뉴 지방의 화산 지대에서 나오는 ‘이드록시다즈’가 적합한데, 이뇨 작용을 촉진해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다. SK임업에서 만든 ‘이로수’는 우리 숲에서 채취한 자작나무 수액으로, 신진대사 증진에 도움을 준다. 식사 후 청량감을 느끼고 싶다면 탄산수를 마시는 게 좋고, 칼슘과 마그네슘이 필요한 여성에게는 미네랄워터가 알맞다.

tip 각국의 프리미엄 생수를 만날 수 있는 곳
신세계백화점(강남점・센텀시티점・영등포점)
내 워터 바 백화점 내 한 코너로 자리 잡은 워터 바에는 워터 어드바이저가 상주해 생수를 고르는 데 도움을 준다. 1천 원대부터 2만 원대의 고급 생수까지 다양하게 갖추었다.
워터 카페 ‘드롭 새즈 드롭 Drop says Drop’ 올해 초 CJ엔시티에서 오픈한 워터 카페. 건강한 물을 핵심 테마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콘셉트다. 생수와 더불어 빙하수 얼음을 이용한 슬러시, 프랑스 생수인 에비앙과 볼빅으로 드립한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참고 도서 <물 건강하고 아름답게 사는 법>(한스미디어), <내 몸에 가까운 물>(미토스북스), <재미있는 물 이야기>(현암사), <내 몸의 독소를 씻어내는 물>(팜파스), <물의 치유력>(생각의 나무) 제품 협조 구호(02-540-4723), 나무 by 나무하나(02-511-8158), 도호(02-3447-7701), 신세계백화점 강남점(1588-1234), 아디다스 by 스텔라 매카트니(02-542-2771), 온누리(02-2235-0365), 월포드(02-2106-3300)
김현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