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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생각나는 주전부리 봄날에 누리는 호사, 화전
“아이고, 고것 참 곱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집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건만 화전은 예외입니다. 탄성을 자아낼 만큼 곱디고운 모습에 손대기도 미안한데, 목구멍에 꿀떡 넘긴다니요. 그래서일까요, 화전을 먹을 때면 으레 못생긴 것부터 하나씩 간택해(?) 결국 마지막에는 흠잡을 데 없이 가장 완벽하게 예쁜 것만 남습니다. 자, 그러면 화전 한번 만들어볼까요? 먼저 찹쌀을 반죽해 적당량 떼어 동그랗게 빚어 손바닥으로 힘 있게 눌러 납작하게 만들어 프라이팬에 올립니다. 한 면이 익으면 뒤집어 꽃잎 하나 올려 한 번 더 살짝 눌러주면 예쁜 화전이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화전을 만들 때는 식용 꽃을 구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혹 지천에 울긋불긋 피어 있는 진달래 몇 송이 꺾어 쓰자,

나요? 도심에서 꽃을 피운 진달래는 식용으로 부적합합니다. 공해 때문이지요. 맑은 환경에서 피어난 식용 꽃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 안전하게 식용 꽃 가게에서 구입하세요. 충남 공주에 있는 엔젤농장(www.angelfarm.co.kr)이나 양재동 꽃 시장에서 제철에 나는 식용 꽃을 구할 수 있습니다. 꽃은 일반 채소를 보관하듯이 냉장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채소보다 잎이 얇고 부드러워 쉽게 시들어버릴 수 있으니 수분을 뺏기지 않도록 중간 중간 스프레이해 습도를 맞춰주세요. 또 급격한 온도 변화가 없는 냉장실 안쪽에 깊숙이 보관하면 4일 정도 싱싱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 한 가지 알아두세요. 혹시라도 철쭉을 진달래인 줄 알고 화전에 이용하면 큰일납니다. 철쭉에는 독성이 있어 식용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니까요. 오죽하면 우리 선조들은 단맛 나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고, 먹지 못하는 철쭉을 개꽃이라 했을까요. 얌전하게 부친 화전에 오미자차를 곁들여 이웃을 초대해보세요. 오후 4시, 홍차 한잔에 스콘을 곁들이는 영국의 애프터눈 티가 전혀 부럽지 않답니다. 

화전 만들기
재료(20개분) 찹쌀가루 2컵, 꿀 3큰술, 끓는 물 2큰술, 식용 꽃(진달래, 매화, 제비꽃, 식용 장미, 국화 등) 20잎, 식용유 약간, 시럽(설탕・물 1/2컵씩)

만드는 법
1 찹쌀가루에 꿀을 넣고 싹싹 비벼 섞는다.
2 ① 에 끓는 물을 부어 대충 섞은 다음 치대어 매끈하게 반죽한다.
3 진달래꽃은 수술을 떼어내고 씻어서 물기를 걷는다.
4 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약한 불로 줄인다.
5 ②의 반죽을 20등분(15g 정도씩)해서 동글납작하게 빚어 팬에 올려 지진다. 한 면이 말갛게 되면 뒤집어서
식용 꽃을 예쁘게 붙이고, 숟가락으로 살짝 눌러 모양을 잡아서 말갛게 되도록 익힌 후 꺼내어 시럽을 묻힌다.


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