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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방의 맛있는 수다 브런치, 제대로 알고 즐겨볼까요?
브런치에서 빵과 음료가 빠진다면? 레스토랑 컨설턴트 방찬우 씨는 그건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고 말한다. 그가 들려주는 브런치 제대로 즐기는 방법부터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스타일로 즐기는 미국의 브런치 문화와 서울에서 가볼 만한 브런치 레스토랑, 그리고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브런치 메뉴까지 함께 소개한다.

서양인에게 브런치는 주로 일요일 늦은 오전에 여유롭게 즐기는 주말 여가 활동처럼 여겨지는 데 반해, 우리는 브런치를 늦게 먹는 아침 겸 점심(일종의 ‘아점’ 같은)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서양과 달리 우리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브런치를 즐긴다.
미국 생활을 거슬러 기억해보면 보스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각각의 도시마다 브런치를 즐기는 문화가 다르다. 보스턴에서 브런치는 가족 모임에 가깝다. 어린아이들과의 브런치를 즐기며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학이 유난히 많은 도시이기에 타 도시에서 온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어우러져 식사를 즐기는 평화로운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브런치는 사뭇 다르다. 가족이 함께 나와서 즐기는 그런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다. 내가 살던 곳이 젊은 사람으로 가득한 도심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전문 직종의 시크한 사람들이 한 주 동안 열심히 일하고 광란의 금요일과 토요일 밤을 즐기고 게으른 일요일 아침을 맞이할 때 브런치를 즐긴다. 복장도 자유롭다.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헝클어진 모습으로 주위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자유롭게 브런치를 먹는다. 뉴욕의 브런치에는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침에 간단하고 상쾌하게 즐기는 음주(?)다. 광란의 밤을 보낸 후 무슨 또 음주인가 싶겠지만, 샴페인과 신선한 오렌지 또는 자몽 주스가 완벽한 비율로 블렌딩된 미모사 한 잔은 일요일 오전의 여유 그 자체다.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브런치는 곧 선데이 브런치’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는 곳이다. 동부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볼 수 있는 브런치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주 중에 버젓이 즐긴다. 로스앤젤레스에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인 할리우드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작가, 배우, 에이전트 등이다. 이들은 특별히 정해진 근무 시간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사람들이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볕 좋은 카페나 레스토랑에 앉아서 여유롭게 일한다.
브런치가 서양 문화여서 그런지 서울에서 브런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주로 이태원에 포진해 있다. 미국식 브런치, 호주식 브런치, 유럽식 브런치 등 다양한 브런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태원이다. 유럽식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뒷길의 주인장이 프랑스 사람인 르 생텍스 Le Saint-Ex(02-795-2465)가 제격이다. 이태원의 복잡함 속에서도 고즈넉한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 세트 메뉴와 플래터 platter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식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수지스 Suji s(02-797-3698)다. 이곳의 메뉴는 베이컨, 감자, 스크램블드에그가 함께 나오는데, 먹음직스럽고 푸짐한 게 지극히 미국식이다. 호주식 브런치를 선보이는 더 플라잉 팬 The Flying Pan(02-793-7974)도 있다. 호주식 브런치는 자연스러움이 특징이다. 프렌치토스트를 두껍게 만드는 등 보다 먹음직스럽게 요리를 해준다. 감자 모양도 언뜻 보면 성의 없어 보일 정도로 제멋대로 썰었지만, 너무 보기 좋게 정렬한 음식은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호주식 브런치가 제격이다.
서양 문화인 브런치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재구성한 곳이 있다. 압구정동 카페 무이무이(02-515-3981)가 바로 그곳. ‘아침부터 무슨 양식이야?’라고 생각하는 안티 브런치 anti brunch족을 위한 한국식 브런치 메뉴로 메주콩을 넣은 파스타, 숙주를 넣은 크레이프 등이 있다. 중국인은 점심을 딤섬으로 즐긴다. 그들에겐 딤섬이 늘 즐기는 평범한 점심일지 모르나, 미국인에게는 주말에 즐기는 별미 차이니스 브런치다. 서울에서 그나마 그럴듯한 딤섬을 선보이는 곳은 한남동의 웨스턴 차이나 Western China(02-795-6751)다.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내용물이 풍부하고 나름 홍콩에서 먹는 딤섬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딤섬이 포함된 점심 코스 메뉴보다는 딤섬만 주문해 원 없이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은대구 살이 들어간 딤섬과 매운 새우가 들어간 딤섬을 먹어보길. 홈메이드 브런치를 만들 때는 빵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게트, 하드롤, 사워도, 치아바타, 포카치오가 가장 무난하다.

(위) 레스토랑 컨설턴트 방찬우 씨(왼쪽)와 베이커리 숍 it’s crispy 대표 김동원 씨.


1 올리브 사워도 샌드위치 빵으로 어떤 소 재료와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2 포카치아 빵만으로도 식사가 된다. 샌드위치 빵으로 이용할 때는 치킨과 가장 어울린다.
3 치아바타 올리브유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샌드위치 빵과는 햄이나 치즈가 최고의 콤비네이션이다.
4 바게트 달걀을 입혀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면 식빵보다 훨씬 고소한 맛이 난다.


방찬우 씨가 제안하는 홈메이드 브런치
트로피컬 피버 Tropical Fever(1잔분)
재료
보드카・토닉워터 30cc씩, 파인애플・거봉 약간씩

만들기
1 거봉은 반으로 자른 후 냉동한다.
2 파인애플은 믹서에 갈아서 주스를 만든다.
3 보드카는 냉동실에 보관해 차가운 온도를 유지한다. ②와 보드카, 토닉워터를 1:1:1 비율로 섞는다.
4 ③이 완성되면 ①을 5~6쪽 넣는다(얼린 거봉은 얼음역할을 하며 얼음 사용 시 발생하는 농도 변화가 없다).

*브런치 마니아라면 뉴요커처럼 브런치에 어울리는 음료까지 갖추고 즐겨보자. 보드카를 넣어 만들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적으며, 알코올 도수를 조절할 있어 좋다. 어린이나 알코올에 약한 사람이라면 보드카를 빼고 만든다.

버섯을 올린 토스트
재료 여러 가지 버섯 150g(취향에 따라 준비), 파르메산 치즈 1큰술, 타임 2~3줄기, 스모크 치즈・고다 치즈 1/2장씩, 버터 2큰술, 소금・후춧가루・올리브유 약간씩,슬라이스한 호밀빵 2장

만들기
1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 후 스모크 치즈와 고다 치즈를 넣고 함께 녹인다.
2 ①에 여러 가지 버섯을 넣어 가볍게 볶는다.
3 호밀빵은 올리브유를 발라서 미리 토스트한다(너무 미리 구우면 건조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4 ②가 완성되면 믹싱볼에 담아서 파르메산 치즈와 섞는다.
5 ③의 빵 위에 ④를 풍성하고 먹음직스럽게 담은 후 타임을 뿌린다.

닭 안심을 곁들인 망고 살사 샐러드
재료 닭 안심 400g, 백포도주 5큰술, 로즈메리 10줄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10큰술, 핫 살사 소스 100g, 망고 200g, 레몬주스 1큰술, 적색 야채・파프리카(색깔별로)・바질 잎・소금・통후추・후춧가루・마늘 약간씩

만들기
1
닭 안심에 소금, 후춧가루, 로즈메리를 넣고 밑간한 후, 백포도주와 올리브유를 넣고 재어둔다.
2. 적색 야채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다. 파프리카는1cm 미만 크기의 사각으로 썬다.
3. 소스 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반으로 자른 마늘과 통후추를 넣고 마늘이 익어 향이 우러날 때까지 은근히 데운 후 마늘과 통후추는 건져낸다.
4. 핫 살사 소스와 망고, 레몬주스, ③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5.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닭 안심을 노릇하게 굽는다.
6. 접시에 ④를 전체적으로 잘 펴서 담고 노릇하게 구운 닭 안심을 둘러가며 올린 후 바질 잎을 반으로 찢어서 얹고 중앙에 적색 야채를 중앙에 소복이 쌓고 파프리카를 전체에 골고루 뿌린다.

*발사믹 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샐러드 전체에 뿌려도 좋다. 발사믹 크림은 트러플 향 발사믹 크림을 추천한다.

카페 무이무이의 한국식 브런치
숙주를 넣은 파리지앵 크레이프
재료
크레이프 반죽 밀가루 75g, 우유 150g, 달걀 1개, 버터 10g, 올리브유 1큰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소 재료 가지・호박 1/2개씩, 닭 가슴살 2조각, 소금・후춧가루・버터・홀그레인 머스터드 약간씩, 토마토・양파 1개씩, 버섯 100g, 숙주 80g, 월계수・통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밀가루는 체에 치고 버터는 흐를 정도로 녹인 후 올리브유를 뺀 크레이프 반죽의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혼합한다.
2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①을 원하는 크기의 분량만큼 떠서 올리고, 앞뒤로 갈색이 되도록 살짝 굽는다.
3 분량의 가지,호박, 양파,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채 썬다. 
4 닭 가슴살은 끓는 물에 월계수, 통후추를 넣어 살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약한 불에서 익힌다. 
5 닭 가슴살이 익으면 한김 식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6 팬에 버터를 두르고 가지, 호박, 양파, 버섯,닭 가슴살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볶는다. 숙주는 살짝 숙이 죽을 정도로 따로 볶는다. 다 익으면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넣고 모두 섞는다. 
7 구운 크레이프 반쪽에 슬라이스한 토마토 2쪽과 ⑤를 올린 후 반달 모양으로 접어 접시에 담는다.

*무이무이에서는 지리산 토종 밀가루를 사용해 크레이프를 만든다.
*이 메뉴는 무이무이에서 가장 저칼로리 음식이다.

메주콩을 넣은 시골풍 파스타
재료 채 썬 대파・당근・양파 30g씩, 구이용 쇠고기 50g, 메주콩 15g, 스파게티 면 130g, 생크림・파마르메산 치즈・올리브유 약간씩, 간장 4큰술

만들기
1 팬에 오일을 두른 후 분량의 대파채와 당근채, 양파채를 넣고 볶는다.
2 야채가 다 익으면 삶은 메주콩을 으깨어 넣는다.
3 ②에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고 야채맛이 밸 정도로 볶은 후 분량의 생크림과 파르메산 치즈를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조린다.
4 접시에 담고 그릴에 구운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올린다.

*우리네 잡채를 재해석한 음식으로 ‘무국적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