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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공간]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여유와 낭만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공원에 카페와 레스토랑을 갖춘 멋스러운 공간 하나가 문을 열었다. 지난 30년간 공원 휴게 시설로 사용하던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도심 속 공원의 여유와 낭만을 선사하는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을 찾았다.

1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 1층 전경. 석촌호수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열린 전망 창과 회오리 모양으로 휘감아 오르는 계단이 인상적이다.


2 1층에는 호숫가에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던 사람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베이커리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3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을 디자인한 로담에이아이(02-3446-5732) 김영옥 소장.


알고 보면 서울은 꽤 많은 공원과 녹지가 있는 도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서울’하면 떠오르는 큰 공원은 없지만, 곳곳에 수백 년 동안 가꾸어온 정원에 다름 아닌 고궁도 있고 도심에 숨겨놓은 숲처럼 녹음이 무성한 능도 있다. 올림픽공원처럼 정책적으로 개발해 수십 년 이상 녹지를 키워낸 공원도 여럿이고, 시원한 강바람을 벗 삼은 한강시민공원도 있다. 관심을 갖고 둘러보면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자연 풍광은 꽤 다양하다. 그러나 도심의 빌딩 숲에서 생활하며 진짜 숲을 산책하고 공원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호사를 누리면서도 늘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민이 쉬어 가기에 부족할 것 없는 자연을 품고 있지만, 세련된 도시 문화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간이 파라솔과 플라스틱 의자, 자판기 커피와 캔 음료가 전부인 컨테이너 박스 휴게소나 매점은 분명 부족하기 그지없는 공원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잠실 석촌호수공원에 문을 연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의 등장은 참으로 반갑다.


4 대로변에 접해 있어 특별한 전망이 없는 2층의 북쪽 방. 창을 높이 내 가로수의 사계만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5 호숫가에서 바라보면 건물은 사각 박스를 얼기설기 얹어놓은 모습이다. 내부로 다양한 전망을 끌어들이기 위해 창의 방향을 모두 다르게 하다 보니 나온 결과다.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은 원래 석촌호수공원의 휴게실과 공중 화장실이 있던 건물을 레노베이션한 것으로 로담에이아이 김영옥 소장이 설계했다. 지난해 송파구는 석촌호수공원을 정비하면서 시설물 레노베이션 디자인을 공모했다. 김영옥 소장은 평소에 공모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지만 석촌호수라는 장소에 주목했다. “한 5년 전 석촌호수 일대의 마스터플랜을 세운 적이 있었어요. 실현을 염두에 둔 작업은 아니었지만 석촌호수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죠.” 그는 당시 경험을 밑거름으로 공모에 참여하게 되었고, 너무나 당연하게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은 호숫가 산책로에서 바라보면 하얀색 박스를 엇갈리게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저는 건축가이기도 하지만 실내 디자인을 하는 사람인지라 내부를 먼저 고려합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무얼 할지를 생각하는 거죠. 그에 따라 건축 형태가 결정되는 것이고요. 이 건물은 주변 풍광을 기준으로 형태를 결정했습니다. 같은 자리지만 높이에 따라, 방향에 따라 전혀 전망이 전혀 다르니, 창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낼 수 있도록 층마다 건물 방향을 달리했지요.” 그의 말대로 어느 방은 호수 너머 고층 빌딩이 그려내는 원경을, 또 다른 방은 호수를 둘러싼 작은 숲을 향해 창이 열려 있다. “2층의 방 하나는 창문 프레임 안으로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그림처럼 들어옵니다. 오색 네온사인과 불빛이 반짝이는 저녁 시간이 되면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되지요.”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은 호숫가 산책로에서 진입할 수 있는 지하 층은 커피와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카페로, 대로변으로 출입구를 둔 1층과 2층은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영옥 소장은 레스토랑을 축제의 공간,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시도했다면 카페는 일상의 공간으로 의도했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카페는 운동복 차림으로 들러 갓 구운 빵으로 가벼운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산책길에 들러 향 좋은 커피 한잔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도시민을 위한 공원이 갖추어야 할 편의 시설의 모범 답안 같은 곳이다. 한편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미니멀한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석촌호숫가의 다채로운 풍광을 실내로 끌어들여 도심 속에서 즐기는 자연의 낭만을 선사한다. 문의 02-2042-7544.

6 카페에서 발견한 무궁화가 조각된 빈티지 의자. 레노베이션하는 자유센터에서 구해온 것으로 자유센터가 설립될 당시에 제작한 것이다.

김성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