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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여자가 좋아하는 지혜로운 조리법] 저수분 요리
물 없이 달걀 삶기가 가능할까? 시금치 데치기와 돼지고기 수육은? 무쇠 주물 냄비나 통 3중 이상의 스테인리스 스틸 냄비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재료 넣고 뚜껑 덮으면 더 빨리, 더 맛있게, 영양이 풍부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저수분 요리에 대해 알아보자.

저수분 요리란? 식품 자체에 있는 수분만으로, 또는 최소한의 수분을 첨가해 조리하는 것을 말한다. 달걀 삶기부터 시금치와 콩나물 등 채소 데치기, 감자나 고구마 같은 땅속식물, 돼지고기나 닭고기 같은 육류, 꼬막이나 오징어 등의 해물을 익힐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원리로 음식이 익나? 두꺼운 냄비에 손질한 재료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불을 켜면 냄비 안의 온도가 올라간다. 이때 은근한 불로 줄여 서서히 가열하면 재료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냄비 안쪽에 수분막을 형성해 음식이 타거나 마르지 않고 속까지 골고루 익히는 원리다.
조리 기구의 제약은 없나? 저수분 요리를 하려면 우선 열전도율이 고르고 빠른, 뚜껑 있는 무쇠 주물 냄비나 통 3중 이상의 냄비가 필요하다. 너무 얇은 냄비는 냄비 안의 공기가 데워지기도 전에 냄비와 재료의 온도가 높아져 음식이 익지 않고 탈 수 있다. 또 뚜껑에 구멍이 있으면 증기가 빠져나가므로 젖은 타월로 구멍을 막고 사용한다. 가열 기구는 비교적 불 조절이 수월한 인덕션레인지가 좋지만 가스레인지도 불 조절만 잘하면 별 문제 없이 저수분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저수분 요리의 장점은? 첫째, 조리 단계가 짧아 시간・노동력・에너지가 절약된다. 이는 저수분 요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금치 데치기를 예로 들면 ‘냄비에 물 넣고 끓이기 → 시금치 넣기’의 단계를 ‘냄비에 시금치 넣고 뚜껑 닫기’로 줄일 수 있다. 뜨거운 물이 담긴 냄비를 이리저리 옮기지 않아도 되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가 시금치를 넣는 번거로움도 없다. 물까지 끓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도 절약된다. 둘째, 식품의 맛과 영양이 그대로 보존된다. 저수분 요리는 조리 과정에서 물이나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는 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맛과 영양소의 손실이 적다. 실제 일본의 한 요리 프로그램에서 삶기, 찌기, 굽기, 저수분 요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밤을 익힌 뒤 각각의 당도와 맛을 비교한 결과 저수분 요리로 익힌 밤의 당도와 영양분이 물에 삶은 밤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셋째,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으며 양념이 덜 든다. 재료 고유의 염분과 맛을 보존한 상태로 조리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양념이 필요하지 않다. 달걀의 경우 물에 삶으면 껍질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달걀이 본래 가지고 있던 수분과 염분이 밖으로 빠져나가 먹을 때 소금이 필요하고 쉽게 목이 멘다. 하지만 저수분 요리로 익히면 달걀 자체의 염분이 보존되어 별도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삼킬 때 목이 메지 않을 정도로 보드랍다. 그렇기 때문에 저수분 요리로 익힌 재료를 양념할 때는 평소보다 소금 양을 적게 넣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음식이 타지는 않을까? 음식이 타는 이유는 조리 중간 뚜껑을 열었거나 불 조절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면 수분과 열기가 밖으로 날아가 음식이 타거나 조리 시간이 길어진다. 불 조절은 재료를 넣고 불에 올린 뒤 냄비 뚜껑을 만졌을 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때까지 중간 불로 두었다가 최대한 약한 불로 줄여서 은근하게 익히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냄비의 두께, 가열 기구의 화력, 재료의 양과 자체 수분 함유량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여러 번 시도해보며 습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기본 공식과 응용 메뉴 4

1 달걀 삶기
1
냄비에 물 1큰술을 붓고 종이 타월을 깐 뒤 달걀을 넣어 굴러다니지 않게 한 다음 뚜껑을 덮는다.
2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6~7분 후 불을 끈다. 뚜껑을 열지 않고 그대로 5분 정도 둔 뒤 냉수에 담가 껍질을 벗긴다.

달걀 반숙 안초비 샐러드
재료 삶은 달걀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발사믹 식초・샐러드용 채소 적당량, 안초비 1개
만들기
1 볼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넣어 잘 젓는다. 샐러드용 채소를 넣어 살짝 버무린 다음 접시 가운데 담는다.
2 삶은 달걀은 반으로 썰어 채소 옆에 놓고, 안초비는 작게 썰어 달걀 위에 올린다.

2 뿌리채소 삶기
비트, 감자, 고구마, 토란 등
1 냄비에 물 1큰술을 넣고 재료를 넣은 후 뚜껑을 덮는다.
2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약 25분 후 불을 끈다. 바로 뚜껑을 열지 말고 남은 열로 5분 이상 속까지 익힌다.

비트 샐러드
재료 삶은 비트・양파・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삶은 비트는 도톰하게 썰고 양파는 얇게 채 썬다.
2 볼에 ①을 담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소금을 넣은 다음 가볍게 섞어 접시에 담는다.


3 채소 데치기
시금치, 가지, 콩나물, 숙주 등
1 냄비에 씻은 재료를 담고 뚜껑을 덮는다.
2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1~2분 후 불을 끄고 재료를 꺼낸다.

시금치 브루스케타
재료 데친 시금치・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빵・다진 마늘・파르메산 치즈 가루 적당량
만들기
1
데친 시금치에 올리브유를 넣어 섞는다.
2 슬라이스한 빵을 오븐에 구워 바삭해지면 다진 마늘을 바른 다음 시금치를 올리고,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뿌린 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다.

4 해산물 데치기
오징어, 조개, 문어, 새우 등
1 냄비에 재료를 넣고 뚜껑을 덮는다.
2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5~10분 후 불을 끄고 5분 정도 지나 뚜껑을 연다.

오징어 샐러드
재료 오징어 1마리, 고추 플레이크・다진 마늘 1작은술씩, 소금・올리브유 약간씩,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2큰술, 신선한 채소 적당량
만들기
1 오징어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고추 플레이크, 다진 마늘, 소금, 올리브유에 버무려 재운 다음 저수분 요리로 데친다.
2 데친 오징어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넣고 채소를 섞어 따뜻하게 먹는다.

맛과 영양이 살아 있는 저수분 요리 네 가지
삼겹살 와인 조림
로즈메리, 마늘 등으로 밑간한 삼겹살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익힌 서양식 돼지고기 수육이다. 먹기 전날 익혔다가 차게 식힌 다음 기름기를 제거한 뒤 적당한 크기로 썰어 채소를 넣고 한 번 더 익히면 기름기는 쏙 빠지고 육질은 쫄깃한 요리가 완성된다. 냄비째 놓고 먹으면 따뜻하게 즐길 수 있으며 메인 요리는 물론 와인 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재료 돼지 삼겹살 덩어리 300g, 마늘 2쪽, 양파 2개, 소금・후춧가루・로즈메리・올리브유 약간씩, 달지 않은 화이트 와인 1/2컵, 새송이버섯 2개, 삶은 감자 3개, 껍질콩 5개

만들기
1 돼지고기는 소금, 후춧가루, 로즈메리, 저민 마늘에 재워 하루 정도 둔다. 양파는 채 썬다.
2 냄비를 중간 불에서 달군 다음 ①의 돼지고기를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여분의 기름은 따라버리고 화이트 와인을 부어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푹 익힌다. 그대로 하루 정도 두어 굳은 지방을 제거한다.
3 냄비를 달군 다음 올리브유를 두르고 ①의 양파를 중간 불에서 충분히 볶는다. 버섯과 삶은 감자, 껍질콩을 넣고 ②의 고기를 넣은 다음 뚜껑을 덮고 10분쯤 익혀 먹는다.

소시지와 감자를 곁들인 슈크루트
프랑스에서는 슈크루트 choucroute, 독일에서는 사워크라우트 sauerkraut라 부르는 전통 요리로 싱겁게 절여 발효시킨 양배추를 뜻한다. 감자, 햄, 소시지 등을 함께 넣어 먹는데 보통 오븐에 굽지만 미니 오븐이 아닌 경우는 두꺼운 냄비에 담아 저수분 요리로 익히면 시간과 에너지가 절약된다. 소시지와 덩어리 베이컨은 그릴 자국을 낸 뒤 익혀야 먹음직스럽게 완성된다.

재료 양배추 1/4통, 양파 2개, 마늘 5쪽, 소시지 3~4종류 6개, 덩어리 베이컨・감자・당근 적당량, 후춧가루 약간, 슈크르트 1/2병, 화이트 와인 1/2컵

만들기
1 양배추와 양파는 채 썰고, 마늘은 저민다. 소시지는 물에 데치거나 그릴에 굽는다. 베이컨은 후춧가루를 뿌려 둔다.
2 두꺼운 냄비에 ①의 베이컨을 넣어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뒤 기름을 닦아낸다. 여기에 ①의 마늘과 양파를 넣고 볶다가 양배추와 슈크르트, 화이트 와인을 넣고 잘 섞은 다음 뚜껑을 덮고 중간 불에서 20분 정도 익힌다.
3 다른 냄비에 감자, 당근과 물 1큰술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따뜻해지면 약한 불로 줄이고 20분 후에 불을 끈다.
4 ②의 냄비에 ①의 소시지와 ③의 감자, 당근을 넣고 약한 불에서 5분 정도 익힌다.

문어를 넣은 안초비 오일 퐁뒤
스페인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타파스 tapas(주 요리를 먹기 전 작은 접시에 담아내는 전채 요리나 간식)를 응용한 요리다. 저수분 요리로 익힌 문어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안초비와 마늘을 넣어 끓인 올리브유에 담아 따뜻하게 먹으면 향긋한 소스에 코팅된 쫄깃한 문어가 입맛을 돋운다.

재료
문어・밀가루・감자・양파・아스파라거스(또는 껍질콩) 적당량, 안초비 45g, 다진 마늘 1큰술, 올리브유 1/3컵 문어 데치기 1 문어는 내장을 떼어낸 후 큰 볼에 담고 밀가루를 넣어 박박 문지른 다음 물에 헹군다(소금으로 문지를 경우 문어에 상처가 나고 간이 너무 세진다).
2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깐 다음 손질한 문어를 넣고 뚜껑을 덮는다.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20분 후에 불을 끈다.
감자 삶기 1 감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은 후 물 1큰술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2 중간 불에 올려 뚜껑이 뜨거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 7~8분 후에 불을 끈다.

만들기
1 냄비에 다진 마늘과 올리브유, 안초비를 넣어 약한 불에서 20분 정도 은근히 끓인다.
2 풍뒤 냄비에 한 입 크기로 썬 삶은 문어와 감자를 담고 ①의 소스를 적당히 넣어 약한 불에서 한번 끓인다. 3 ②의 퐁뒤 그릇을 워머로 옮기고 아스파라거스나 껍질콩을 넣어 따뜻하게 먹는다.

셀러리 토마토 조림
아삭하고 향긋한 셀러리를 토마토소스에 조린 요리. 홀 토마토와 양파가 새콤달콤한 맛을 내 고기 요리를 메인으로 먹을 때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재료 셀러리・홀 토마토 통조림・베이컨・양파・당근 적당량

만들기
1 셀러리 줄기는 10cm 길이로 자르고, 홀 토마토는 손으로 으깬다.
2 냄비를 달군 다음 다진 베이컨을 넣고 바삭하게 볶는다. 여분의 기름은 따라내고 다진 양파를 넣어 함께 볶다가 셀러리를 넣고 중간 불에서 가볍게 볶는다.
3 약한 불로 줄인 후 ①의 홀 토마토를 넣고 뚜껑을 덮어 셀러리가 무를 때까지 10분간 익힌 후 소금으로 간한다.

지면에 소개한 저수분 요리는 요리 연구가 박현신 씨가 만들었습니다. 그의 집에 가면 하얀 르크루제 냄비에 탐스럽게 담은 고구마, 감자, 비트를 간식으로 내옵니다. 재료 본래의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 맛을 보고 저수분 요리의 비결을 물었지요. 그가 소개한 여덟 가지 저수분 요리 레시피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을 차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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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