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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공간] 청와대 사랑채 한식 카페 '차림'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152번지. 청와대 사랑채에 문을 연 카페 ‘차림’은 한국적인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녹여낸 공간이다. 마루에 앉아 자연을 벗 삼아 차 마시는 즐거움을 안다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곳이다.

1 자연의 편안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청마루의 좌식 공간. 한식 방석과 각 지역의 소반, 전통 창호를 응용한 벽면이 어우러져 모던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을 준다.

사랑채. 안채와 떨어져 있는, 손님을 맞고 접대하는 곳. 청와대 사랑채는 청와대를 찾는 하루 4천~5천 명의 내・외국인이 한국의 문화와 청와대의 정취를 느끼고 쉬어 가는 공간이자, 대한민국과 서울의 과거・현재를 알리는 역사 기념관이며, 문화 정보를 얻어 가는 관광 안내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이 이곳에서부터 서울 관광을 시작한다. 얼마 전 청와대 사랑채가 레노베이션을 거쳐 세련되고 쾌적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1층에 자리 잡은 카페 ‘차림 Charim’은 사랑채에 온기를 더하는 공간이다. 기획과 총괄 운영은 씨제이엔시티 CJ NCITY에서, 공간디자인은 아공디자인연구소 김욱선 소장과 디자인 이노스 최혁준 소장이 맡았다. 씨제이엔시티의 지영석 팀장은 “차림은 식혜・수정과 같은 전통 음료와 차, 한과, 떡, 비빔밥 등을 외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맛과 기호로 특화시킨 카페입니다. 그래서 김욱선・최혁준 소장에게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한국의 멋과 맛을 조화롭게 담은 차림 상을 받은 듯 편안함이 살아 있는 공간’을 요청했어요. 외국인이 이곳에서 보고, 즐기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콘셉트를 설명한다.
김욱선 씨는 평소 공간에 한국적인 스타일을 어떻게 접목시켜 대중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두고 고민해온 디자이너. 그의 여러 프로젝트 중 특히 한국의 근・현대가 뒤섞인 이중적 코드를 보여준 2008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몽환의 도시 경성’, 통영의 열두 장인과 협업을 통해 전통 공간의 현대적 해석을 업그레이드해 보여준 2009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크래프트12’가 대표적이다.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라는 명제는 늘 저에게 화두였습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이번에 차림의 공간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지요. ‘한국 문화의 현대화’를 쉽고 빠르게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을 이루는 갓 모양 조명 등, 한지 벽, 소반 차림 등은 통영 프로젝트의 연장선입니다.”


2 지난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통영 전시관에서 선보였던 갓 모양의 전등을 카페 입구에 매달아 보는 재미를 주었다.
3 서양의 바 문화를 한식 공간에 접목시켰다. 통유리창 밖으로 청와대와 북악산의 정취가 시원스레 느껴진다.


위치의 특성을 파악한 그는 우선, 북동쪽을 향해 있어 자연 채광 시간이 짧다는 단점을 통유리로 보완하고 더불어 더 많은 빛을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밝은 아이보리 계통의 바닥재를 사용했다. 통유리 밖으로는 청와대와 북악산의 그림 같은 전경이 어우러지며 생동감을 준다. 내부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공간은 댓돌을 밟고 올라가 앉는 마루다. 우리 선조들이 대청마루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자연을 감상했던 그 이미지가 이 공간에 오버랩된다. 외국인들이 마루에 앉아 소반에 올린 차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좌식 문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얼굴 같은 공간이니만큼 한국적인 단아함과 세련미를 강조했습니다. 공간을 구성하는 주재료로 빛과 어두움, 흙, 돌, 나무 등 음양오행을 이루는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 동양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공간을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우리의 좌식 차 문화와, 창밖을 바라보며 캐주얼하게 쉴 수 있는 스탠딩 바 bar 문화가 공존하는 곳. 외국인과 내국인이, 동양과 서양이, 과거와 현재가,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며 한국의 세련된 멋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문의 02-723-0300

4 한국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차림’에 녹여낸 공간 디자이너 김욱선(사진 왼쪽)・최혁준 씨.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