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유용한 건강상식 밥상이 건강해지는 식생활 상식
요리를 하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식재료의 조리・보관부터 음식을 더 건강하게 먹는 법까지, 식생활과 관련해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법한 궁금점들. 그 해답을 한의사와 요리 연구가에게 듣는다.

(왼쪽) Q 묵은 나물은 마른 상태인 데다 특유의 냄새까지 있어 볶을 때 기름이 더 많이 들어요. 나물을 볶을 때 쓰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발연점이 낮다고 들었는데, 볶는 요리에 다량 사용해도 괜찮은가요?

A 묵은 나물은 들기름으로 볶거나, 일반 식용유로 볶다가 마지막에 참기름을 떨어뜨려 향을 냅니다. 기름 양을 줄이려면 시래기와 고구마순은 데치고, 고사리와 취나물은 불리는 등 묵은 나물의 종류에 따른 전처리 과정이 중요하지요. 여기에 육수나 쌀뜨물 등을 넣어서 익히면 기름이 적게 듭니다. 참기름은 들기름보다 발연점도 낮고 가열하면 오히려 향이 약해지므로 무침이나 생채 요리에 적합해요. 좋은 참기름은 맑은 색상을 띠는 반면, 너무 진한 색을 띠는 것은 오래 볶은 깨에서 짠 것이라 좋지 않아요. 깨를 거의 탈 정도로 오래 볶는 경우 발암 물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참기름은 산화하지 않도록 짙은 색 병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고, 공기 중에서 쉽게 변하는 들기름은 되도록 작은 것을 구입해 냉장 보관해두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오른쪽) Q 달걀을 한 판씩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는데, 재래시장에 가보면 달걀을 실온에 쌓아두고 파는 곳이 많더군요. 굳이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되나요? 유통기한과 상한 달걀을 감별하는 법도 궁금합니다.

A 달걀은 수분이 많은 편이어서 온도 변화에 민감합니다. 냉장 보관(온도 5℃, 습도 80%가 적합)이 좋으며 이 경우 날달걀은 3~5주, 익힌 달걀은 일주일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껍질로 상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워낙 다양한 종류의 달걀이 나오고 본래 껍질이 매끈한 것도 있어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소금물(맥주 컵 2/3의 물에 소금 1 1/2작은술을 탄 것)에 담그는 법(떠오르면 상한 것), 흔들어보는 법(내용물이 꿀렁꿀렁 흔들리면 상한 것)이 있으며, 좀 더 확실한 방법은 깨보는 것입니다. 상한 달걀은 깨뜨렸을 때 흰자가 물처럼 풀어지거나 심한 경우 노른자가 터져 있으며 역한 냄새도 나므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왼쪽) Q 부대찌개를 좋아하는데 가끔 걱정이 됩니다. 재료 대부분이 햄・소시지・베이컨・라면 같은 가공식품인데, 끓이는 과정에서 혹시 몸에 안 좋은 성분이 빠져나오지는 않을까 하고요.

A 부대찌개는 영양상으로는 결코 좋은 음식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햄과 소시지에는 발색제와 보존제가 많이 첨가되며 부대찌개를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통조림 콩 역시 발색제와 인공 감미료가 함유되어 있지요. 집에서 부대찌개를 만들 때는 재료를 넣고 끓이기 전에 꼭 전처리를 하세요. 햄과 소시지는 80℃의 물에 잠시 담가두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통조림 콩은 체에 걸러 국물을 버리고 찬물에 한 번 헹궈서 넣는 게 좋아요. 라면 사리 역시 끓는 물에 한 번 데치면 면 속에 함유된 식품 첨가물인 인산나트륨이나 탄산소다가 녹아 나오고 기름기도 줄어들지요. 비록 우리에게 익숙한 ‘화학조미료 맛’은 덜 나겠지만 사 먹는 것보다는 한층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요.

(오른쪽) Q 뚝배기를 세제로 닦으면 뚝배기의 미세한 구멍으로 세제가 흡수되어 다음 번에 쓸 때 세제 성분이 음식으로 흘러나온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닦아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까요?

A 뚝배기에는 공기는 통과하지만 물은 통과하지 못하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뚝배기 같은 옹기는 ‘숨을 쉰다’고 하지요. 세제에 함유된 계면활성제는 세제가 뚝배기에 쉽게 흡수되도록 하기 때문에 세제로 닦을 경우 뚝배기에 세제 잔류물이 남게 됩니다. 탕이나 찌개를 주로 끓이는 뚝배기는 기름기가 많지 않으므로 물과 수세미만으로 닦아도 되지만, 세제가 필요할 때는 쌀뜨물이나 밀가루, 베이킹 소다 등을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뚝배기를 처음 구입해 사용하기 전 쌀뜨물을 넣고 팔팔 끓였다 말리면 쌀뜨물의 미세한 입자들이 뚝배기의 공기구멍에 박혀 다른 이물질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해주지요.


(왼쪽) Q 프라이드치킨이나 볶음밥처럼 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바삭함이 오래가는 치킨, 보슬보슬한 볶음밥 만드는 법을 알고 싶어요.

A 바삭한 튀김을 만들려면, 넉넉한 양의 기름에 튀김옷을 얇게 입힌 재료를 넣고 튀긴 후 망에 건져내어 탁탁 칩니다. 이렇게 튀긴 후에 찬 바람을 쐬어 급격한 온도 차를 주면 재료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날아가 튀김이 바삭해집니다. 볶음밥을 만들 때는 찬밥을 사용하는 게 좋은데, 뜨거운 밥은 밥알끼리 잘 달라붙고 기름 흡수 속도가 빨라 많은 양의 기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찬밥과 볶음 재료를 각각 따로 볶은 뒤 마지막에 뒤섞어 살짝 볶아내면 밥이 눅눅해지는 걸 막을 수 있지요. 기름 사용량을 더 줄이려면 밥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볶아서 고슬고슬하게 지은 따뜻한 맨밥에 섞어보세요. 이는 엄연히 말해 볶음밥은 아니지만 맛이 거의 비슷하고 기름을 덜 사용하기 때문에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 Q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농약 때문에 신경 쓰여요. 물에 담가놓으면 영양분이 빠져나갈까 봐, 세제로 씻자니 찜찜해서 꺼려져요. 영양은 보존하고 농약만 제거하는 세척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따르면, 채소나 과일에 남아 있는 잔류 농약을 씻어낼 때는 흐르는 물보다 고인 물에 담가두었다 씻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물을 담은 용기에 채소나 과일을 잠기게 넣은 뒤 손으로 저으며 세척하면, 흐르는 물에 씻을 때보다 물에 접촉하는 횟수와 시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식초, 소금, 숯, 베이킹파우더 등을 이용했을 때도 고인 물에 세척했을 때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고 하니, 굳이 다른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물로만 잘 씻어도 됩니다. 양배추같이 겹겹으로 된 채소는 겉껍질을 2~3겹 벗기면 농약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고, 우엉이나 연근 같은 뿌리채소는 껍질을 벗긴 후 식초 물에 담가두면 갈변되지 않고 잔류 농약도 제거되지요. 또 시금치, 봄동, 곰나물 등 잎채소는 물에 10~15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찬물에 2~3번 정도 헹구면 됩니다.

*송미연 씨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비만클리닉 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OBS 경인 TV <건강 요리 대백과 - 마님의 식탁>에서 음식에 관한 한의학 지식을 전하고 있다.
*이양지 씨는 일본 도쿄제과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르노트르·스위스 리치몬드 제과학교를 수료했다. 일본에서 식생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현재 자연 요리 연구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자연이 가득한 채식 요리 58>(리스컴), <야무진 건강 밥상>(삼성출판사) 등이 있다. 일본 가정 요리반, 베지베이킹 Vege-Baking 클래스 등 요리 강좌도 운영 중이다. 문의 02-417-8517

서지희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