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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에서 찾은 맛] 쫀득쫀득 달콤한 그 맛, 상주 곶감
다양한 감 맛을 즐기려면 찬바람 나는 12월이 제격이다. 단감과 홍시, 한창 분이 오르기 시작한 햇 곶감을 모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은 원래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한 과일로 유명하다. 사과의 다섯 배나 되므로 감기를 달고 산다면 감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의 양이 다른 과일의 열 배에 가깝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는 데도 탁월하다.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길 수도 있지만 타닌 성분이 많은 가운데 심지 부분만 도려내고 먹으면 괜찮다. 곶감은 자연이 만든 종합 비타민이라고도 한다. 곶감 100g에는 비타민 A가 7483mg 들어 있는데, 같은 양의 감에 비해 무려 16배나 된다. 비타민 C도 감보다 곶감에 월등하게 많다.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만성 기관지 약으로 곶감을 쓰기도 하는데 민간요법에서는 기관지염에 걸렸을 때 곶감 3~4개를 구워 먹거나 곶감에 물을 넣고 생강을 곁들여 달여 먹기도 한다. 바람만 잘 통한다면 집에서 곶감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떫은맛이 남아 있는 감을 따서 껍질을 얇게 벗겨낸 다음 감꼭지에 실을 매어 늘어뜨려 말리면 된다.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 말리는데 번거롭다면 넓적넓적하게 썰어서 채반에 널어 말려도 된다. 곶감은 열을 가하면 떫은맛이 나므로 열에 익히지 말아야 한다. 곶감으로 건조되면서 불용성으로 바뀌었던 타닌 성분이 열을 가하면 녹아 나와 떫은맛을 내기 때문이다. 떡에 넣을 때도 다른 재료를 쌀가루와 섞어서 찐 다음 불을 끄고 마지막 뜸 들일 때 곶감을 넣어서 살짝 섞어주는 정도로 끝내야 한다.

곶감말이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한과이다. 겉은 쫄깃쫄깃하고 속은 촉촉하게 마른 반건시를 골라 칼집을 넣어 펼쳐서 편편하게 다듬는다. 김발을 펴서 편편하게 다듬은 곶감을 5~6개 겹쳐서 깐다. 여기에 통호두를 반으로 갈라 올리거나 깨강정 등을 올린 다음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모양을 다듬어 말아낸다.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면 랩으로 싸서 잠깐 두면 되는데 한꺼번에 만들어두고 래핑한 채로 냉동고에 보관해두었다가 꺼내서 썰어 먹으면 된다.

(왼쪽) 잘 말린 곶감을 김발에 펼치고 호두나 깨강정, 해바라기씨 등을 넣어 말아내면 모양이 아름다운 한과인 곶감말이가 완성된다. 차에 곁들여도 좋고 간식으로 먹어도 그만이다. 밤과 대추, 호두, 땅콩 등을 찹쌀가루에 섞어 찐 뒤 마지막에 곶감을 넣어 모양을 만드는 곶감 모둠찰떡도 별미. 상주한과(054- 533-8742)의 조상희 씨가 만들었다.

* ‘건강의 고향을 찾아서’ 칼럼은 한국벤처농업대학 설립자이며 현재 대통령실 농수산비서관으로 재직 중인 농업 경제학자 민승규 박사와 함께 연간 기획으로 진행하는 맛있고 재미있고 건강한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입니다.


좋은 곶감을 고르려면
상주한과 조상희 씨가 알려준 좋은 곶감 고르는 방법. 곶감의 색을 살펴서 검은색이 도는 것은 고르지 않는다. 건조되는 과정에서 변성이 생겨 단맛이 떨어지고 곰팡이가 피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져보아서 지나치게 무르거나 딱딱한 것도 좋지 않다. 곶감은 용도에 따라 모양이 다른 것을 골라야 한다. 전통 음료인 수정과에 넣을 때는 씨가 없고 크기는 작은 것으로 꼬치에 꿰지 않고 한 개씩 잘 말린 것을 쓴다. 또 곶감쌈에 쓸 곶감은 중간 크기로 완전히 마르지 않아서 부드럽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을 고른다. 제사상에 쓸 곶감은 꼭지가 위쪽로 가도록 해서 납작하게 눌러 말린 것을 고른다.

이명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