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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조리 도구]주방의 스타일 아이콘 르크루제 오렌지색 무쇠 냄비에 열광하는 이유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주방을 들여다보면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르크루제 냄비가 자리 잡고 있다. 탐이 날 정도로 예쁜 디자인의 르크루제 냄비는 어떻게 만들까? 르크루제의 섬세한 제작 과정을 알아보고,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자.
기억을 더듬어보면 외할머니의 무쇠 솥은 요술 단지 같았다. 맛있는 냄새에 끌려 조심스레 솥뚜껑을 열면 끼니엔 잡곡밥이, 출출할 땐 감자나 고구마가, 멀리서 손님 오시는 날엔 갈비찜이 어느새 익어가고 있었다.
가장 신기했던 건 무쇠 솥뚜껑을 마당에 뒤집어 걸어놓고 큼직하게 썬 무를 기름 그릇에 담갔다 꺼내 쓱쓱 문지르고는 호박, 부추 등을 듬뿍 넣은 반죽으로 지글지글 부침개를 부쳐내는 모습이었다. 그 광경도 흥미롭고 재미났지만 한입 베어 먹으면 정말 바삭바삭하고 고소했던 맛이 지금도 느껴진다.
팔방미인 무쇠 솥은 못하는 게 없다. 밥 짓기는 기본, 뭉근히 끓여야 하는 고깃국, 은근하게 익혀야 하는 감자나 고구마 찌기 외에도 찜*볶음*탕 요리에 다양하게 쓰인다. 서양에서도 로마시대부터 무쇠 솥을 사용해왔는데, 1924년 어느 날 프랑스의 무쇠 전문가와 에나멜 전문가가 만나면서 새로운 디자인의 무쇠 솥을 고안해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르크루제다. 르크루제는 전 세계 무쇠 제품 시장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옐로, 오렌지, 라임, 레드 등 아름다운 컬러의 무쇠 주물 냄비로 유명하다.

무쇠 냄비, 르크루제의 탄생 과정
오리지널 무쇠 냄비 르크루제는 주물로 만든다. 주물이란 원하는 형태의 틀을 만든 뒤 쇳물을 붓고 응고시켜 만드는 금속 제품을 말한다. 르크루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하는 작업은 모래로 형판을 뜨는 일이다. 모래로 내부형과 외부형 두 가지 형판을 뜨고 순도 높은 철제 조각을 모아서 1340℃로 녹인 뒤 형판에 붓는다. 그렇게 부은 주물이 식으면 자연스럽게 모래 틀(형판)이 부서지는데 부서진 모래는 다음 형판 제작 때 재활용한다. 모래 틀에 주물을 뜨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한번 틀을 짜면 하나의 제품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정교한 손길이 필요하다.
모래 틀에서 나온 무쇠 주물은 매우 거친 상태이기 때문에 숙련된 장인이 주물의 표면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이 과정을 거친 다음 르크루제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컬러, 에나멜 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르크루제의 모든 제품은 두 겹의 에나멜을 도포한다. 첫 번째 바탕 에나멜은 무색으로, 스프레이로 냄비 전체에 뿌린 뒤에 120℃에서 완벽하게 말리고 840℃에서 한 번 굽는다. 이 첫 번째 에나멜 작업은 무쇠 냄비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고, 두 번째 도포하는 컬러 에나멜의 흡착을 돕는다. 첫 번째 에나멜 작업을 마치면 드디어 ‘유리질 에나멜’이라는 석영 유리 가루로 만든 화사한 컬러의 두 번째 에나멜을 도포한다. 이렇게 두 번째 옷을 입힌 냄비는 실내에서 말린 다음 800℃에서 다시 한 번 굽는다.
모든 공정은 기계보다 사람 손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인들의 까다롭고 정확한 손길을 거치는 것은 물론 컴퓨터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 또 공장에서 출고되기 직전 가장 숙련된 장인들이 각각의 제품 상태를 엄격하게 체크한 후 기준 미달 제품은 바로 파기한다. 이렇게 철저한 작업 과정을 통해 완성하기 때문에 르크루제 앞에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이다.

1 르크루제 냄비가 완성되면 엄격한 기준으로 제품 상태를 꼼꼼히 살핀 후 기준 미달 제품은 바로 파기한다.
2 경쾌한 오렌지 컬러로 주방에 악센트를 주는 르크루제 냄비. 


르크루제에서 발견한 여섯 가지 매력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요리 연구가 그리고 일반인 중에도 ‘음식 좀 한다’는 사람의 집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르크루제 냄비다.
주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쏙 들어오는 르크루제의 경쾌한 컬러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 예쁜 냄비를 직접 사용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르크루제 냄비를 사용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대답한 사용 후기.
첫째, 르크루제는 빠르다. 열을 흡수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난 무쇠 주물 냄비이기 때문에 중불이나 약불에서도 빠른 시간에 요리가 완성된다.
중약불로 놓고 르크루제 냄비에 음식물을 가열하면 다른 냄비를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조리된다.
둘째, 열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분배된다. 어느 한 부분이 과열되지 않고
음식이 고르게 익는데, 밥을 지을 때나 죽 등을 끓일 때 유용하다. 또 뚜껑이 무거워서 적당한 압력이 유지되어 밥이 맛있게 지어진다.
셋째, 쉽게 식지 않는다. 한번 흡수한 열을 오래도록 보유하는 성질이 있어 조리가 끝난 뒤 냄비째 식탁에 놓고 식사를 하면 식사가 끝난 후에도 냄비가 따뜻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르크루제로 요리할 때 불을 미리 끄면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음식을 속까지 골고루 익힐 수 있다.
넷째, 모든 열기구에 사용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 오븐, 인덕션, 그릴 등 다양한 열기구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스레인지에서 인덕션으로 열기구를 교체해도 냄비를 바꿀 필요가 없다.
다섯째, 위생적이다. 유리질 에나멜 표면은 안티 박테리아 성질이 있어 위생적이다. 또 표면이 매끄러워 세척이 편리한데, 조리 후 열기가 남아 있을 때 키친타월로 한 번 닦아낸 뒤 스펀지로 살살 문지르면 부드럽게 닦인다. 만일 바깥쪽에 국물이 흘러 눌어붙었다면 르크루제 전용 세제를 이용해 쉽게 없앨 수 있다.
여섯째, 어느 주방에 놓아도 돋보인다. 르크루제의 컬러 컬렉션과 디자인은 주방과 식탁 위를 넘나들며 훌륭한 데커레이션 아이템 역할을 한다. 조리를 하지 않는 동안에도 열기구나 싱크대 위에 올려놓으면 감각적인 주방이 연출된다. 문의 02-3444-8801

3 무쇠 주물로 형태를 갖춘 냄비는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석영 유리 조각 가루로 만든 유리질 에나멜 옷을 입는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