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가격이 레스토랑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가격과 콘셉트를 가장 먼저 결정합니다. 그리고 컨설팅을 시작하죠. 가격이 결정돼야 레스토랑의 위치, 인테리어, 스태프 등 나머지 부분을 준비할 수 있어요. ‘거꾸로’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음식 가격은 ‘재료비 3천 원, 인건비 2천 원, 임대료 및 기타 4천 원, 그래서 갈비탕 1만 원’으로 정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철저하게 정책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음식 값 비싸기로 유명한 청담동, 그곳의 내로라하는 레스토랑과 카페인 ‘텔 미 어바웃 잇’ ‘액추얼리’ ‘비스트로 디’ 등을 컨설팅한 레스토랑 컨설팅 전문업체 ‘비 마이 게스트Be My Guest’의 김아린 대표는 ‘콘셉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어떤 사람이 레스토랑을 오픈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우선 어떤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점심 한 끼 가격이 5천 원인 비빔밥 집인지, 1만 5천 원인 파스타 집인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저녁 한 끼가 일인당 20만 원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장소, 인테리어, 셰프의 자질, 재료의 질, 홀 직원 및 주차 요원의 서비스, 테이블 위의 식기와 기물,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이 호흡하는 공기까지도 모든 것을 최고로 마련해야겠죠. 그 반대의 경우는 또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하고요.”
그리고 메뉴 하나의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한 달 매출이, 일 년 매출이 더 중요하단다. 소위 ‘잘나간다’는 레스토랑도 분명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기 때문에 메뉴 하나의 가격엔 1년간 매출 변동에 따른 이익이 평균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다.
“청담동의 힙hip한 레스토랑들이 어이없이 비싼 것은 모두 이유가 있어요. 레스토랑도 분명 브랜드 사업이거든요.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도 비싸다고 여겨져 ‘가격을 낮춰 오픈해야 하나’ 고민했던 곳도 영업을 시작하면 잘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이유는 고객들이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고 가기 때문이고, ‘내가 이 정도 고가의 음식을 먹는다’는 만족감 때문이라고 생각돼요. 예를 들어 한 레스토랑은 제가 생각해도 정말 비쌌거든요. 그런데 특급 호텔보다 훨씬 뛰어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고객들로부터 가격 저항이 없었어요. 만일 ‘내가 이 돈을 내고 먹은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레스토랑은 망했겠죠. 하지만 몇 년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요. 반대로 모든 것을 최고로 준비하고도 정책상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내놓은 레스토랑도 있었어요. 클라이언트(레스토랑 주인)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과 서비스는 최고인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어 했거든요. 그런데 고객들은 가격이 저렴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1년 후 메뉴 디자인을 새롭게 하면서 높은 가격의 메뉴를 추가했더니 오히려 손님이 늘었으니까요.”
음식 값은 철저한 계산과 검증을 거쳐 맨 나중에 결정한다 “먼저 업장의 위치를 정합니다. 그리고 그 업장에서 반드시 벌어야 하는 총 매출을 정한 뒤에 예상 고객 수로 나누면 객단가가 나옵니다. 이렇게 객단가가 정해지면 위치와 콘셉트에 맞는 주력 메뉴를 선정하고 가격을 결정합니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비 원가 계산은 제일 나중에 합니다. 재료비를 계산하는 이유는 영업 효율과 생산성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지 음식 값을 결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시&그릴 레스토랑인 ‘퓨어 멜랑주’, 이탤리언 비스트로&카페인 ‘블루밍 가든’, 와인&사케 비스트로인 ‘메자닌’을 운영하는 SG 다인힐의 전략기획실 이재남 부장은 전문적인 마케팅 용어를 꺼냈다. “저희는 매장 하나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레스토랑을 오픈할 때 음식 맛을 유지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주방의 여건과 손님을 모실 수 있는 좌석 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그 안에서 어떤 메뉴를 얼마에 팔아야 수익이 날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해야 합니다. 음식 값에는 임차료, 예상 인건비, 레시피상의 원재료비, 일반 관리비가 모두 포함됩니다.”
“보통 비싼 레스토랑이 많이 남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니에요. 일단 임차료가 아주 비싼 자리에 입점하고, 인테리어부터 스태프 구성까지 모든 것을 고급으로 하다 보면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매출의 10% 정도 수익이 나면 소위 ‘대박집’이라 부를 만합니다. 보통 업계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을 3년 이내에 회수하면 대박집, 5년 내에 회수하면 다행인 경우라고 생각하죠.”
SG 다인힐에서 석 달 전 오픈한 ‘블루밍 가든’의 경우 많은 검증을 거쳐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메뉴와 객단가 예상이 빗나갔다. 오픈할 때는 스테이크 판매를 기대했는데, 최근 여러 가지 사회적 상황 때문에 스테이크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파스타 중심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테이블 회전율(한 테이블에서 받는 손님 횟수)이 예상보다 좋아 테이블 단가는 예상을 웃돌고 있다. 보통 청담동 일대의 고급 레스토랑은 점심 1회, 저녁 1회를 예상하는데 블루밍 가든은 브레이크 타임(점심과 저녁 사이의 휴식 시간)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정원 인테리어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손님들이 한적한 공원에 나들이 온 기분이라고 말씀하세요. 그래서 식사가 아닌 차를 마시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이처럼 음식 가격을 정하는 일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정확한 판매 예측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감’으로 결정한다 “레스토랑 입지가 선정되면 어떤 음식을 만들어 얼마에 팔아야 할지 본능적으로 감이 와요.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보죠. 저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음식의 질과 양,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면 화가 많이 나거든요. 제 식당에 오셔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고객 입장에서 모든 것을 준비합니다. 특히 음식에 공을 쏟는 편이에요. 인테리어만 특별하다면 호기심에 한 번은 올 수 있겠지만 두 번은 절대 안 오시거든요.”
강남의 일식 퓨전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무비’와 ‘옌’을 컨설팅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일식 레스토랑 ‘슈밍화’ 이사인 레스토랑 컨설턴트 이수정 씨는 ‘본능적인 감’으로 음식 값을 산출한다고 했다. 수년간 여러 차례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슈밍화의 저녁 식사 코스 가격은 일인당 12만 원. 일반인들에게는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비싼 금액이다. 대체 어떤 음식이 나오기에 이렇게 값이 비쌀까? 일단 레스토랑 위치는 청담동, 인테리어는 심플하면서도 공간 구성이 잘되어 있다. 셰프는 영국의 음식 전문 잡지 <레스토랑 매거진>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에서 5위에 오른 호주 시드니의 ‘데츠야’ 출신 김유신 씨다. 일본과 프랑스 전통 요리가 조화를 이뤄 최상의 맛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 데츠야 출신답게 슈밍화에서도 정통 일식에 서양식을 가미한 창조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총 10여 가지가 코스로 나오는데 맛이 뛰어난 것은 물론 접시에 음식이 담긴 모양 또한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위치와 인테리어, 셰프, 재료, 음식 맛, 서비스 등 모두 최고를 추구해요. 한 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요. 더불어 매월 코스 메뉴를 새롭게 짜는데 그때마다 셰프의 많은 노력이 들어가요. 또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돈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에요.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재료상들과 인맥도 잘 쌓아야 하죠. 음식 가격에는 그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각기 다른 기준으로 음식 값을 선정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리고 한 가지 공통된 결론은 ‘식사 후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초심을 잃은 레스토랑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순간의 이익에 눈이 멀면 재료를 아끼게 되고,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레스토랑 운영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실제 고급 레스토랑의 수익 구조는 예상처럼 높지 않았다. “많은 수익을 욕심내기보다는 좋아서 즐기며 해야 한다. 오너가 경제적인 고민에 시달리기 시작하면 음식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급 레스토랑은 ‘사업’이면서도 ‘자아실현’에 가깝다”고들 했다. 다만 레스토랑 운영자가 건물 주인이라면 유명 레스토랑 덕에 건물 가격이 상승하거나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레스토랑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별도의 수익이란다. ‘혹시 음식 값이 비싸다는 컴플레인은 없나?’라는 질문에 김아린 대표는 “아직은 없었다. 하지만 만일 음식 값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점잖게 충고해주셨으면 좋겠다. 최고급 치즈 맛과 보통 치즈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여긴 손님들이 ‘치즈 플래터’가 비싸다는 컴플레인을 자주 한다면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보통 치즈를 사용해 조금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바꿀 수도 있다. 다만 대량 생산으로 박리다매하는 음식이 있다면, 오트 쿠튀르처럼 공들여 귀하게 내는 음식이 있다는 점만 인정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는 당부를 함께 했다.
어떤 사람이 레스토랑을 오픈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우선 어떤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점심 한 끼 가격이 5천 원인 비빔밥 집인지, 1만 5천 원인 파스타 집인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저녁 한 끼가 일인당 20만 원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장소, 인테리어, 셰프의 자질, 재료의 질, 홀 직원 및 주차 요원의 서비스, 테이블 위의 식기와 기물,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이 호흡하는 공기까지도 모든 것을 최고로 마련해야겠죠. 그 반대의 경우는 또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하고요.”
그리고 메뉴 하나의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한 달 매출이, 일 년 매출이 더 중요하단다. 소위 ‘잘나간다’는 레스토랑도 분명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기 때문에 메뉴 하나의 가격엔 1년간 매출 변동에 따른 이익이 평균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다.
“청담동의 힙hip한 레스토랑들이 어이없이 비싼 것은 모두 이유가 있어요. 레스토랑도 분명 브랜드 사업이거든요.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도 비싸다고 여겨져 ‘가격을 낮춰 오픈해야 하나’ 고민했던 곳도 영업을 시작하면 잘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이유는 고객들이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고 가기 때문이고, ‘내가 이 정도 고가의 음식을 먹는다’는 만족감 때문이라고 생각돼요. 예를 들어 한 레스토랑은 제가 생각해도 정말 비쌌거든요. 그런데 특급 호텔보다 훨씬 뛰어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고객들로부터 가격 저항이 없었어요. 만일 ‘내가 이 돈을 내고 먹은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레스토랑은 망했겠죠. 하지만 몇 년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요. 반대로 모든 것을 최고로 준비하고도 정책상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내놓은 레스토랑도 있었어요. 클라이언트(레스토랑 주인)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과 서비스는 최고인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어 했거든요. 그런데 고객들은 가격이 저렴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1년 후 메뉴 디자인을 새롭게 하면서 높은 가격의 메뉴를 추가했더니 오히려 손님이 늘었으니까요.”
음식 값은 철저한 계산과 검증을 거쳐 맨 나중에 결정한다 “먼저 업장의 위치를 정합니다. 그리고 그 업장에서 반드시 벌어야 하는 총 매출을 정한 뒤에 예상 고객 수로 나누면 객단가가 나옵니다. 이렇게 객단가가 정해지면 위치와 콘셉트에 맞는 주력 메뉴를 선정하고 가격을 결정합니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비 원가 계산은 제일 나중에 합니다. 재료비를 계산하는 이유는 영업 효율과 생산성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지 음식 값을 결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시&그릴 레스토랑인 ‘퓨어 멜랑주’, 이탤리언 비스트로&카페인 ‘블루밍 가든’, 와인&사케 비스트로인 ‘메자닌’을 운영하는 SG 다인힐의 전략기획실 이재남 부장은 전문적인 마케팅 용어를 꺼냈다. “저희는 매장 하나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레스토랑을 오픈할 때 음식 맛을 유지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주방의 여건과 손님을 모실 수 있는 좌석 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그 안에서 어떤 메뉴를 얼마에 팔아야 수익이 날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해야 합니다. 음식 값에는 임차료, 예상 인건비, 레시피상의 원재료비, 일반 관리비가 모두 포함됩니다.”
“보통 비싼 레스토랑이 많이 남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니에요. 일단 임차료가 아주 비싼 자리에 입점하고, 인테리어부터 스태프 구성까지 모든 것을 고급으로 하다 보면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매출의 10% 정도 수익이 나면 소위 ‘대박집’이라 부를 만합니다. 보통 업계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을 3년 이내에 회수하면 대박집, 5년 내에 회수하면 다행인 경우라고 생각하죠.”
SG 다인힐에서 석 달 전 오픈한 ‘블루밍 가든’의 경우 많은 검증을 거쳐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메뉴와 객단가 예상이 빗나갔다. 오픈할 때는 스테이크 판매를 기대했는데, 최근 여러 가지 사회적 상황 때문에 스테이크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파스타 중심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테이블 회전율(한 테이블에서 받는 손님 횟수)이 예상보다 좋아 테이블 단가는 예상을 웃돌고 있다. 보통 청담동 일대의 고급 레스토랑은 점심 1회, 저녁 1회를 예상하는데 블루밍 가든은 브레이크 타임(점심과 저녁 사이의 휴식 시간)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정원 인테리어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손님들이 한적한 공원에 나들이 온 기분이라고 말씀하세요. 그래서 식사가 아닌 차를 마시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이처럼 음식 가격을 정하는 일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정확한 판매 예측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감’으로 결정한다 “레스토랑 입지가 선정되면 어떤 음식을 만들어 얼마에 팔아야 할지 본능적으로 감이 와요.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보죠. 저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음식의 질과 양,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면 화가 많이 나거든요. 제 식당에 오셔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고객 입장에서 모든 것을 준비합니다. 특히 음식에 공을 쏟는 편이에요. 인테리어만 특별하다면 호기심에 한 번은 올 수 있겠지만 두 번은 절대 안 오시거든요.”
강남의 일식 퓨전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무비’와 ‘옌’을 컨설팅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일식 레스토랑 ‘슈밍화’ 이사인 레스토랑 컨설턴트 이수정 씨는 ‘본능적인 감’으로 음식 값을 산출한다고 했다. 수년간 여러 차례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슈밍화의 저녁 식사 코스 가격은 일인당 12만 원. 일반인들에게는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비싼 금액이다. 대체 어떤 음식이 나오기에 이렇게 값이 비쌀까? 일단 레스토랑 위치는 청담동, 인테리어는 심플하면서도 공간 구성이 잘되어 있다. 셰프는 영국의 음식 전문 잡지 <레스토랑 매거진>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에서 5위에 오른 호주 시드니의 ‘데츠야’ 출신 김유신 씨다. 일본과 프랑스 전통 요리가 조화를 이뤄 최상의 맛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 데츠야 출신답게 슈밍화에서도 정통 일식에 서양식을 가미한 창조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총 10여 가지가 코스로 나오는데 맛이 뛰어난 것은 물론 접시에 음식이 담긴 모양 또한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위치와 인테리어, 셰프, 재료, 음식 맛, 서비스 등 모두 최고를 추구해요. 한 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요. 더불어 매월 코스 메뉴를 새롭게 짜는데 그때마다 셰프의 많은 노력이 들어가요. 또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돈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에요.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재료상들과 인맥도 잘 쌓아야 하죠. 음식 가격에는 그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각기 다른 기준으로 음식 값을 선정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리고 한 가지 공통된 결론은 ‘식사 후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초심을 잃은 레스토랑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순간의 이익에 눈이 멀면 재료를 아끼게 되고,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레스토랑 운영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실제 고급 레스토랑의 수익 구조는 예상처럼 높지 않았다. “많은 수익을 욕심내기보다는 좋아서 즐기며 해야 한다. 오너가 경제적인 고민에 시달리기 시작하면 음식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급 레스토랑은 ‘사업’이면서도 ‘자아실현’에 가깝다”고들 했다. 다만 레스토랑 운영자가 건물 주인이라면 유명 레스토랑 덕에 건물 가격이 상승하거나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레스토랑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별도의 수익이란다. ‘혹시 음식 값이 비싸다는 컴플레인은 없나?’라는 질문에 김아린 대표는 “아직은 없었다. 하지만 만일 음식 값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점잖게 충고해주셨으면 좋겠다. 최고급 치즈 맛과 보통 치즈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여긴 손님들이 ‘치즈 플래터’가 비싸다는 컴플레인을 자주 한다면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보통 치즈를 사용해 조금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바꿀 수도 있다. 다만 대량 생산으로 박리다매하는 음식이 있다면, 오트 쿠튀르처럼 공들여 귀하게 내는 음식이 있다는 점만 인정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는 당부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