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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재료로 차린 밥상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제철에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꾸준히 먹으면 보약 한제보다 몸에 이롭다.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노영희 씨가 딱 지금이 제철인 재료로 ‘맛도 있고 멋도 있는’ 계절 메뉴를 제안한다. 6월에 반드시 상에 올려야 할 재료는 오이, 상추, 병어, 근대, 감자, 토마토 등이다.

병어조림과 쌈밥
상추와 쑥갓, 치커리 등 싱싱한 쌈채소를 담고 한 입 크기로 조린 병어살, 간장양념에 쇠고기를 조린 장똑똑이, 여기에 꿀을 넣고 조린 약고추장을 곁들이니 초여름 한 끼 식사가 풍성해집니다. 어른들은 쌈채소를 마지막 헹굴 때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채소에 윤기도 주지만 기름이 코팅되면서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주지요. ‘버터 피시’라는 영어 이름처럼 지방과 수분이 많아 부드러운 병어는 요즘 한창 살이 올랐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인 DHA, EPA와 니아신이 많이 함유되어 동맥경화,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답니다. 꿀을 넣고 볶은 고추장을 ‘약고추장’이라 부르는 것은 옛날에는 꿀이 약 같은 존재였기 때문일 겁니다. 넉넉히 볶아두고 여름내 먹으면 아주 좋아요. 만약 고추장을 볶다가 눌어붙었을 때는 절대로 냄비 바닥을 긁지 말고(탄 맛이 섞이지 않도록) 고추장을 다른 냄비에 옮겨서 볶도록 합니다.

병어고추장조림
재료(4인분) 병어살 120~150g, 풋고추·홍고추 1개씩, 생강 1쪽, 술 1큰술, 소금 1/5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조림장 고추장 2큰술, 진간장·설탕·술·채 썬 생강 1큰술씩, 조미술 2큰술,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1 병어는 통째로 포를 떠서 가시를 발라내고 사방 2cm 크기로 썬다. 고추는 송송 썰어서 물에 헹궈 씨를 털어낸다.
2 병어살은 편으로 썬 생강, 술, 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로 밑간해서 10분 정도 두었다가 생강은 골라내고 생긴 물을 따라낸다.
3 팬에 고추장, 진간장, 설탕, 술, 생강, 조미술을 넣고 보글보글 끓으면 병어를 넣어 조린다. 뒤적이지 말고 한 면이 다 익으면 살짝 뒤집어서 팬을 흔들어 조려야 생선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송송 썬 고추와 참기름 1작은술을 넣고 흔들어 섞는다.

약고추장
재료 고추장 1컵, 쇠고기 70g, 참기름 1큰술, 배즙 4큰술, 꿀·잣 2큰술씩 쇠고기 양념 진간장·설탕·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파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쇠고기는 곱게 다져 양념한다.
2 두꺼운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양념한 쇠고기를 넣어 주걱으로 저으면서 볶는다. 고기가 허옇게 익으면 배즙을 부어서 보글보글 끓인다.
3 ②에 고추장을 넣고 섞어서 약한 불에 30분 이상 저으면서 되직해지도록 조린다.
4 ③에 꿀과 참기름을 넣고 섞어서 식힌 다음 잣을 넣는다.

장똑똑이
재료(4인분) 쇠고기 치맛살 양지 200g, 설탕·배즙·꿀 1큰술씩, 참기름 1/2큰술 양념장 진간장 11/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쇠고기는 결대로 4cm 길이로 채 썬다.
2 쇠고기에 설탕과 배즙, 참기름으로 밑간해 10분쯤 둔다.
3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섞어 밑간해놓은 쇠고기에 버무린다.
4 팬을 달궈 ③을 볶다가 고기가 허옇게 되면 고기를 팬의 한쪽으로 밀어놓고 팬을 기울여 국물이 자글자글할 때까지 조리다가 꿀을 넣고 다시 고기를 섞는다.
5 넓은 접시에 쏟아 재빨리 식힌다.

* 일 년 중 땅과 바다에 맛 좋은 식재료가 가장 풍성한 6월. 이때는 재료가 좋으니 어떤 음식을 만들어도 맛이 좋다.6월이 제철인 재료는 상추와 근대를 비롯해 토마토, 감자, 오이, 매실, 살구, 앵두, 마늘, 병어, 삼치, 민어 등이다.

중국식 오이절임과 근댓국
오이소박이와 오이장아찌 외에 조금 색다르고 손쉬운 오이 반찬을 만들고 싶다면 중국식 오이절임은 어떨까요? 고추기름 대신 참기름을 넣어 우리 입맛에도 잘 맞고, 절임장만 차게 식으면 곧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절임장이 식으면서 오이에 간이 배는데, 급할 때는 냉동실에 넣어 식히세요. 오이 씨를 발라내고 담가야 더욱 아삭하답니다. 여름철 국물 낼 때 단골로 쓰이는 마른 보리새우와 된장으로 구수하게 끓인 근댓국은 위와 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 특히 이롭다고 합니다. 근대가 누르스름해지도록 푹 끓여야 풋내가 안 나고 더욱 맛있지요. 말린 보리새우는 끓여도 뻣뻣하므로 만약 새우의 식감이 거칠게 느껴진다면 가루를 내서 사용하거나 국물을 낸 뒤 새우를 건져내면 됩니다.

중국식 오이절임
재료 오이 3개, 소금 1큰술 절임장 생강 10g, 홍고추 4개, 식초 1컵, 참기름·소금 1큰술씩, 설탕 1/2컵, 물 2컵

만들기
1 생강은 껍질 벗겨 채 썰고 고추 2개는 반 갈라서 씨를 털어낸 뒤 채 썰고 2개는 4cm 길이로 썰어 씨를 털어낸다. 냄비에 식초, 참기름, 생강, 고추를 넣고 끓이다가 설탕과 물, 소금을 넣는다. 끓으면 불을 줄여서 분량이 반으로 줄 때까지 조린다.
2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4cm 길이로 토막 낸 다음 길이로 4등분해 씨를 베어낸다.
3 ②에 소금을 뿌려서 30분~1시간 정도 절인 뒤 끓는 물을 끼얹고 마른 면보자기에 싸서 물기를 꼭 짠다.
4 ①을 한 김 식혀서 ③에 부어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혀 먹는다.

근댓국
재료(4인분) 근대 200g, 마른 보리새우 60g, 쌀뜨물 6컵, 된장 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국간장 약간

만들기
1 근대는 줄기 끝을 약간 잘라내고 씻어서 먹기 좋게 손으로 뜯는다.
2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말린 보리새우를 넣어 끓이다가 근대를 넣고 계속 끓인다.
3 근대가 부드러워지면 된장을 풀고 다진 마늘을 넣는다. 간을 보아 싱거우면 국간장을 넣는다.

감자그라탱
하지감자는 껍질이 얇고 포슬포슬 분이 올라와 입 안에서 살살 녹지요. 보통 감자그라탱을 만들 때는 감자를 납작납작하게 썰어서 사용하는데, 아래의 방법으로 감자를 곱게 으깨서 은근하게 오랫동안 구워내면 차지고 부드러운 맛이 배가된답니다. 버터를 줄이고 대신 금방 갈아낸 치즈 가루로 풍미를 더한 감자그라탱은 아이들 간식용이나 가벼운 와인 안주로 썩 잘 어울립니다.

감자그라탱
재료 감자 300g, 버터 20g, 우유 250cc, 생크림 100cc, 너트메그·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파르메산 치즈 가루 30g, 마늘 1쪽, 버터 약간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서 소금물에 삶아 껍질을 벗기고 뜨거울 때 체에 내려 으깬다. 뜨거울 때 버터를 넣고 섞어서 다시 한 번 고운체에 내린다. 이렇게 해야 훨씬 부드럽다.
2 ①에 우유, 생크림, 너트메그, 소금, 후춧가루, 치즈 가루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그라탱 용기에 마늘을 반 잘라서 문지른 다음 버터를 얇게 바른다. 용기에 ②를 부어서 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30~40분 정도 윗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토마토 디저트
집들이나 생일 파티 등 손님 초대상 차릴 때 내면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메뉴가 바로 토마토 매리네이드입니다.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이틀 정도는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토마토 껍질만 벗겨질 정도로 살짝 데치는 것이 조리 포인트랍니다. 레몬즙과 설탕만 넣고 손쉽게 만든 토마토 셔벗은 인기 만점 디저트입니다. 성능 좋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서 냄새가 안 배게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답니다.

방울토마토 매리네이드
재료
(4인분) 방울토마토 30~40개, 바질 4장 소스 식초 2큰술, 곤소금 2/3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설탕 1/2~1작은술, 올리브오일 3큰술, 다진 양파 1큰술

만들기
1 볼에 식초, 곤소금, 후춧가루, 설탕을 넣고 저어서 소금과 설탕을 완전히 녹인 다음 올리브오일을 부어서 섞는다. 소스가 약간 걸쭉해지면 다진 양파를 넣고 섞는다.
2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끓는 물에 10~15초 정도 넣었다가 껍질이 갈라지면 건져서 얼음물에 담가 식혀 껍질을 벗긴다.
3 바질은 가로세로 5mm 크기로 썬다.
4 ①에 방울토마토와 바질을 넣고 섞어서 냉장고에 최소 1시간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가 먹는다.

토마토 셔벗
재료 토마토 갈아서 체에 내린 것 4컵, 설탕 60~80g, 레몬즙 1개 분량

만들기
1 토마토는 믹서에 갈아서 고운체에 밭친다.
2 ①에 설탕을 넣고 저어서 완전히 녹인 다음 레몬즙을 섞어서 밀폐 용기에 부어 얼린다.
3 반 정도 얼면 포크로 긁은 뒤 다시 한 번 얼린다.
4 셔벗을 긁어서 컵에 담아 낸다.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노영희 씨가 차려내는 밥상은 언제 보아도 감동입니다. 메뉴 자체는 낯설지 않은 한식이 대부분이지만 맛과 담음새가 너무도 정갈하고 세련되기 때문이지요. 그의 아름다운 음식을 대하고 나면 한식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매달 노영희 씨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로 세련되게 밥상 차리는 법을 제안합니다. 가족을 위해 제철 밥상을 차려보세요. 요리 팁과 스타일링 방법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