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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식당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 7계명
특별한 날 찾게 되는 고급 식당에서 우리는 약간 긴장하곤 한다. 내가 다른 이의 빵 접시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물잔이 어느 것인지, 샐러드에는 어떤 포크를 집어야 하는지 머뭇거리는 순간에 그렇다. 평소 테이블 매너에 관한 몇 가지 룰만 알아두면 그럴 염려가 없다. 혹 실수가 있더라도 무안해하지 말고 살짝 미소 지어 양해를 구하면 된다. 무언의 약속처럼 정해져 있는 룰을 기억하고 예의를 지키면 좀 더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너는 형식이 아니라 즐겁게 식사하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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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식당에 가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한 약속이나 모임이 있을 경우 고급 식당을 찾게 되는데, 바로 전날이나 당일에 예약하려고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최소한 2~3일 전에 예약하되 정확한 날짜와 시간, 인원수를 알린다. 예약하면서 생일, 프러포즈, 결혼기념일, 모임 등과 같이 식당에 가고자 하는 특별한 목적을 알리면 그에 맞는 테이블이나 룸에 대해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창가 테이블이나 금연석을 원할 때도 미리 얘기해야 한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상견례 등과 같이 어려운 자리일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방문해서 메뉴나 분위기, 화장실 위치 등을 체크하면 실수를 막을 수 있다.
 

식당에는 예약 시간보다 5~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입구에서 기다리면 직원이 안내해주므로 당황하거나 쭈뼛거리면서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 기다린다. 직원이 없다고 아무 자리에나 가서 앉으면 안 된다. 직원이 다가오면 예약자의 이름을 대고 미리 준비된 테이블로 안내받는다. 본인이 예약한 것이 아니라면,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예약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가야 한다. 이때 코트와 재킷, 큰 가방은 귀중품을 뺀 뒤 클락 룸Clack room에 보관을 부탁하고, 작은 가방은 의자 뒤에 걸쳐놓는다.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웨이터에게 물이나 차를 부탁하고, 혹시 일행이 훨씬 늦어지는 돌발 상황을 대비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쯤 가지고 가면 좋다.
 

식사를 주문하기도 전에 냅킨을 펼치지 않는다. 테이블에 장식으로 세워놓은 냅킨의 경우 그대로 두거나 접어서 테이블 한쪽에 놓아둔다. 주문한 식사가 나오면 냅킨을 천천히 펼쳐서 반으로 접어진 쪽이 몸 쪽을 향하도록 무릎 위에 놓는다. 잠시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접어서 의자 위에 놓고 나가고, 식사가 끝나면 몇 번 접어서 테이블 위에 둔다.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도 되는데, 이때 여성의 경우 립스틱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입 주위를 가볍게 눌러 닦는다.
 

고급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할 경우 보통 와인 한두 잔쯤 곁들이게 되는데, 그럴 경우 와인 리스트를 따로 달라고 해야 한다. 와인에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다면, 웨이터에게 자신의 취향을 알려주고 도움을 청한다. 대부분의 호텔 식당에는 소믈리에가 있으므로 와인을 고를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때 화이트 와인이냐 레드 와인이냐는 본인이 결정하고, 마음속으로 적정한 가격대를 생각한 뒤 주문하도록 한다. 술을 못하는 사람이나 여성의 경우 병으로 주문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 잔씩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와인을 선택해도 좋다. 그러나 테이블 와인은 어느 음식에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저렴한 와인을 뜻하므로 좋은 맛과 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병 와인을 주문한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테이스팅이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방법을 몰라서, 또는 알면서도 쑥스러워서 테이스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정말 자신 없다면 웨이터가 ‘테이스팅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을 때 “괜찮습니다. 그냥 주세요” 라고 얘기해도 크게 창피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어렵지 않으니 잘 알아두었다가 이제부터라도 테이스팅하는 데 자신감을 갖자. 테이스팅 순서는 다음과 같다. 웨이터가 와인을 병째 건네주면 받아서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라벨을 확인한다. 웨이터가 와인잔에 소량을 따라주면 잔이 테이블에 놓인 상태에서 목 아랫부분을 잡고 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와인을 흔들어준다. 이것은 오랜 시간 병 속에 갇혀 있던 맛과 향을 풀어지게 하는 과정이다. 잔을 눈높이로 들어 정면에서 색깔을 확인하고 코를 살짝 대어 향을 음미한 뒤 한 모금 마신다. 곧바로 삼키지 말고 입 안에 잠시 머금고 그 맛을 음미한 뒤 삼킨다. 테이스팅 결과 색깔, 향, 맛이 모두 좋으면 웨이터에게 “네, 주세요” 라고 말한다.
 

고급 식당에서 큰 소리로 웨이터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는 것은 매너에 어긋난다. 홀을 오가는 웨이터와 눈을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테이블로 다가온다. 그게 어렵다면 웨이터를 향해 살짝 손을 들어서 의사 표시를 한다. 룸에서는 호출 버튼을 사용하면 된다. 식사 중 포크나 나이프를 떨어뜨렸을 때, 물이나 와인을 쏟았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웨이터에게 도움을 청한다.
 

어린아이들과 동행할 경우 식당 내에서 뛰어다니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를 주고, 핸드폰은 진동으로 해두며 통화가 길어지면 식당 밖으로 나가서 통화한다. 너무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삼가고, 의자에서 양반다리를 하거나 신발을 벗고 있는 것도 매너에 어긋난다.
 
이번 테이블 매너 칼럼을 위해 호텔그랜드하얏트서울의 유러피언 레스토랑 ‘파리스 그릴(02-799-8161)’의 홍종구 지배인, 일식당 ‘아카사카(02-799-8164)’의 박경선 차장, 중식당 ‘산수(02799-8163)’의 현규식 지배인이 적극적으로 도움말을 주었다.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며 현장에서 매일같이 고객을 접대하는 호텔리어들은 이번 취재에서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식사하면서 음식 맛과 더불어 식당의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함께 즐기세요. ‘고맙다, 잘 먹었다’ 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고객에게는 무언가 더 해드리고 싶은 서비스 충동이 발동합니다.” 편안하고 세련된 매너를 가진 사람에게는 뜻밖의 서비스 행운이 찾아온다는 의미다. 참고 도서 <세계속의 음식문화>(교문사), <테이블매너교실>(선일문화사)
 
 
문혜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