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부수, 이 부부는 모두 바쁘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엔주반 대표인 홍은주 씨는 얼마 전 남자 옷 브랜드 엔주반 옴므를 론칭하고 어린이 옷 브랜드 아가방의 디자인 컨설팅을 시작, 일주일이 7일밖에 되지 않는 것이 늘 원망스럽다. 이런 아내보다 더 바쁜 이가 남편 반태원 씨라고 하니 이 둘을 합치면 바쁘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런 그들이 이제 막 목련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테라스에서 오랜만에 휴식을 취했다. 엔주반 사무실 2층에서 연결되는 이 테라스는 반태원 씨가 직접 설계했다. 아래층 마당에서부터 올라오는 목련 나무 가지 하나도 다치지 않게 만든 이곳은 바쁜 아내에게 제발 쉬기도 하라며 더 바쁜 남편이 선물한 연정戀情의 공간이다. 만약 이곳이 아니라면 자투리 천을 패치워크해 만든 1.2㎡에 달하는 쿠션도 탄생하지 않았을 게다. 만약 테라스가 없다면 사무실에 하루 종일 콕 박혀 있어 봄볕이 이리도 따사로운지 만개를 위해 한창 준비 중인 목련의 준비 태세도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허전한 테라스에 뭐라도 채워볼까 싶어 쿠션을 만들어보았고, 나무 담장 사이로 스며드는 봄볕이 아까워 짬짬이 광합성을 즐기러 나온다. 꽃샘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홍은주 씨는 커다란 쿠션에 몸을 기대고 오랜만에 망중한을 즐긴다. 영어로 쿠션cushion이 ‘위안을 주는 것’이라는 뜻도 있다 하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쿠션에 몸을 파묻으니 남편의 품이라도 베고 누운 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어느새 잠이 쏟아진다.
|
|
1. [No. 28-39] 1.2㎡에 달하는 대형 쿠션은 홍은주 씨의 친동생 ‘라셰즈’의 대표 홍현주 씨가 언니 부부의 휴식을 위해 선물한 것. 반태원곂ダ봐?씨 부부는 평소 쿠션은 많을수록 좋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데, 이처럼 야외 테라스에서는 쿠션의 위력이 더 커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