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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 예찬] 소파 디자이너 국종훈씨
밤잠은 베개와 낮잠은 쿠션과 쿠션이 미움을 받는 적은 좀처럼 없다. 머리, 어깨, 무릎, 팔… 닿으면 닿는 대로 폭신하게 기댈 수 있으니 그야말로잠깐의 최고 휴식처가 아닐까. 누군가는 쿠션이 침대보다 만만해서 좋다고 한다. 소파는 움직일 수 없어도 쿠션은 집안 어디든 갖고 다닐 수 있어서, 또 한두 개만 놓아도 집안이 환해진다며 쿠션이 좋다고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쿠션을 남들보다 더 좋아한다는 이들의 달콤한 휴식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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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은 보너스가 아니라 소파의 전부다”
‘쿨’한 공간에 손수 만들고 직접 고른 ‘시크’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세컨드 호텔은 세간의 멋쟁이들의 감각 안테나를 자극하는 곳. 이곳을 운영하는 국종훈 씨는 스스로를 ‘소파 디자이너’라 소개한다. 그가 가구 중 최고라 여기는 소파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내 그를 쿠션 연구가라 부르는 것이 합당하지 싶다. 그가 소파를 디자인할 때 가장 집착하는 것이 바로 쿠션. 쿠션의 강도, 탄력의 밀도, 형태 회복 속도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밀하게 계산한다. 소파가, 아니 쿠션이 이리도 과학적이라니. 구스다운으로 채운 것인가, 스펀지를 넣은 것인가, 구스다운도 얼마나 채운 것인가, 한꺼번에 넣은 것인가, 한 켜 한 켜 만든 솜을 차곡차곡 쌓은 것인가에 따라 쿠션은 구름이 되기도 하고 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 이처럼 쿠션 과학자를 주인으로 둔 덕에 그의 애견 심바는 조만간 호사를 누릴 것 같다. 엄청난 애견가인 그는 현재 개를 위한 쿠션을 개발 중. 인체공학, 아니 견犬체공학을 고려하고 세탁도 수월한 쿠션이 탄생할 것이라니 인간과 견공 모두를 위한 가히 획기적인 발명품이 될 듯하다. 현재 세컨드 호텔에 가면 폭 6m에 달하는 대형 소파가 전시되어 있다. 국종훈 씨의 또 하나의 야심작이다. 만약 이곳에 간다면 주저하지 말고 소파에 누워보길. 그의 절친한 친구 사진가 박지혁 씨의 사막 사진을 패브릭에 프린트한 것으로 일단 한번 누우면 막막한 사막에 파묻힌다 해도 좋을 만큼 진짜 편안하다.
 
1. [No. 22-27]폭 6m에 달하는 대형 소파는 현재 세컨드 호텔(02-542-2229)에 전시 중. 사진가 박지혁 씨가 여행길에 찍은 사막 사진을 전사해 패브릭에 프린트했다. 소파를 커버링한 원단은 캔버스 천으로 사막의 모래 질감을 연상시킨다. 아름다운 각선미를 자랑하는 포인터 심바의 방석 쿠션 역시 캔버스 천으로 국종훈 씨가 디자인했다.
 
심의주 기자 zipcode@design.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