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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_2025 한국주거문화사전 김치냉장고
<행복>이 창간 38주년을 기념하며 ‘한국주거문화사전’을 선보입니다. (관련어 : 김장독, 딤채, 김치, 발효)

김치는 물론 식재료 특성에 맞게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LG디오스 오브제컬렉션 김치톡톡.
제맛을 내도록 발효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가전, 이름하여 김치냉장고. 한 가지 음식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이 가전은 프랑스의 와인셀러나 일본의 생선 전용 냉장고처럼 지역의 고유한 기후와 생활 문화에서 태어났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김치는 김칫독에 담아 마당 한쪽 땅속에 묻어두었다. 겨울 김장을 끝내면 흙을 덮고, 뚜껑을 열 때 퍼져나오는 발효 향이 계절의 풍경이었다.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는 이 전통을 대신할 냉장고를 선보였다. 45L 용량에 플라스틱 김치통 네 개(약 18kg)를 넣을 수 있는 ‘GR-063’ 모델이었다. 세계 최초로 ’김치냉장고’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당시에는 단독주택이 많고 김장독 문화가 여전히 생활에 자리 잡고 있었다. 따라서 김치 전용 냉장고는 소비자에게 다소 낯선 개녕이었고, 시장 반응도 크지 않았다.

변화는 1990년대 중반,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찾아왔다. 베란다나 주방 한쪽에 김치를 오래 보관할 장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만도기계(현 위니아)는 1993년 김치연구소(현 딤채발효미과학연구소)를 세우고, 김치숙성과 온도 유지 기술을 개발했다. 1995년에는 ‘딤채‘를 출시했는데, “김치 맛이 오래간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첫해 4천 대, 다음 해에는 2만 대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른바 딤채 바람이 불었고, 뒤이어 삼성·LG·대우 등 대기업이 뛰어들어 서랍형, 스탠드형 등 다양한 형태와 기능이 속속 더해졌다.

2000년대 중반, 가구당 보급률이 60%를 넘어서면서 김치냉장고는 사실상 집집마다 하나씩 구비해야 할 필수 가전이 됐다. 지금은 김치만 보관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대용량 빌트인 디자인부터 IoT와 AI 기능, 다목적 보관모드, 친환경 소재까지 날로 업그레이드되는 중이다. LG 디오스는 AI 맞춤 보관과 세밀한 온도 관리를 지원하는 3단계 냉기 순환 시스템을, 삼성전자는 24가지 보관 모드와 AI 기반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를 주요 강점으로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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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행복〉 편집부, 최혜경, 이새미 | 디자인 박영남 · 노서영 디자이너 | 일러스트레이션 최해령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