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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DF_주목받은 브랜드 컬러와 위트로 가득한 세계, 슬라이드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 리빙 디자인의 현주소를 가장 발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꾸준히 사랑받는 북유럽 가구부터 마이크로 취향 가전, AI가 쏘아 올린 홈테크와 ESG까지 편집팀의 눈길을 사로잡은 트렌드를 모았다.

컬러풀한 매력이 듬뿍 드러난 슬라이드의 부스.형형색색 컬러풀한 가구가 쇼케이스 무대 위 아이돌처럼 자태를 뽐내던 곳. 모던하고 차분한 디자인이 대다수인 페어에서 슬라이드Slide 부스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오히려 눈에 띄었다. 슬라이드는 2002년 디자이너 조 콜론나 로마노Gio Colonna Romano가 설립한 플라스틱 가구 브랜드다. 밀라노 남부의 부치나스코Buccinasco에 위치한 본사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며,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플라스틱 회전 성형 기술로 가볍고 튼튼한 가구를 완성한다. 틀을 회전시키면서 플라스틱을 굳혀 만드는 방식으로 복잡한 형상이나 커다란 크기, 속이 빈 형태도 이음매 없이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디자이너는 소재의 물성과 기법을 십분 활용해 화려하고 아이코닉한 가구를 탄생시켰고, 주거 공간은 물론 주목도가 중요한 호텔이나 바, 이벤트 팝업 등에서 활발히 쓰여왔다. 2009년부터는 알레산드로 멘디니, 카림 라시드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는 중이다. 오랫동안 하이엔드 가구 회사에서 근무해온 앨리스앤로터스 박영애 대표는 지난해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그 남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발 빠르게 한국 론칭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번 페어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 모습을 공개한 것.

비일상적 스케일, 다양한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해 한쪽을 거대한 쇼케이스처럼 연출했다.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소파 블로스Blos.박영애 대표가 느낀 슬라이드의 매력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연출한 부스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시그너처 컬러인 오렌지색 배경에 디자인 오브 러브 시리즈로 호텔의 한 장면을 연출한 쇼윈도, 버니 오브제와 트럼프 카드를 조합해 콘셉추얼한 무드의 포토 존, 가구를 층층이 쌓아 만든 거대한 쇼케이스, 악어 벤치로 둘러싸인 미니 정원까지 곳곳에 각양각색 아름다움과 깨알 같은 재미가 담겨 있었다. 덕분에 사방에 볼거리가 넘쳐나는 전시장에서도 시선을 사로잡으며 관람객에게 슬라이드의 존재를 각인시켰다는 후문. 부스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슬라이드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것은 위트와 유머다. 재기 발랄한 형태, 화려한 장식과 단순한 재료의 공존, 소품을 부풀려놓은 듯한 비일상적 스케일 등 의외성이 주는 재미가 여기저기 녹아 있다. “슬라이드 제품이 단순히 아름다운 오브제가 아니라 감정과 에너지를 전하는 도구가 되길 바라요. 우리가 불어넣은 위트가 뒤섞여 공간을 새롭게 변모시키고 행복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슬라이드 마르코 콜론나 로마노 대표의 설명처럼 브랜드의 색다른 미감은 비슷하게 흘러가는 트렌드에 물들어 있던 우리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Colorful, Witful, Joyful!
슬라이드의 무드를 만끽할 수 있는 대표 컬렉션


디자인 오브 러브Design of Love
‘러브’라는 이름에서부터 슬라이드의 아이덴티티가 물씬 느껴지는 상징적 시리즈. 클래식한 바로크양식에 팝한 스타일을 한 스푼 섞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샹들리에 크라운 오브 러브, 소품을 확 키워놓은 듯 비일상적 스케일의 조명 킹 오브 러브, 암체어 퀸 오브 러브 등이 속해 있다.

아만다&암브로지오Amanda&Ambrogio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파바레토Francesco Favaretto가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 컬렉션. 귀여운 커플의 비주얼을 팝한 스타일로 구현했다. 화려한 금장이 더해진 왼쪽 제품은 암브로지오 컬렉션에 밀라노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김성범이 터치를 더한 작품. 드레스업이라는 이름처럼 신사적 면모를 업그레이드했다.


아이코닉 디자인과 지속 가능성이 공존하는 가구
컬러풀하고 다채로운 슬라이드의 가구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 그리고 소재의 장점을 200% 끌어내는 제조 기술에서 비롯된다. 마르코 콜론나 로마노 대표는 2015년부터 CEO로 브랜드를 이끌어오며 소재와 기술, 디자인의 삼박자를 균형 있게 맞춰가는 데 크게 공헌했다. 공간이 개인의 정체성을 담는 예술 작품이라는 신념 아래 다양한 디자인 가구를 소개하고자 2024년 앨리스앤로터스를 설립한 박영애 대표와 박재연 부대표는 그들의 철학과 슬라이드의 접점을 확인하고, 첫 브랜드로 론칭을 준비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그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전시장에서 이번 이벤트의 주역인 세 사람을 만나 슬라이드의 매력과 미래를 물었다. 

슬라이드 마르코 콜론나 로마노Marco Colonna Romano 대표, 앨리스앤로터스 박영애 대표(오른쪽), 박재연 부대표(왼쪽)

올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슬라이드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직접 방문해보니 어땠나요?
마르코 콜론나 로마노(이하 마르코) 한국에는 처음 와봤는데, 환대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전시장에서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느껴졌고, 부스에서도 슬라이드의 다양한 개성이 잘 드러났어요. 여러모로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20년 넘게 브랜드를 이어오며 일관되게 추구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마르코 지속 가능성입니다. 슬라이드의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고, 전부 재활용 가능합니다. 재생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하기도 해요. 암브로지오Ambrogio 테이블은 테트라 팩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에코알렌EcoAllene을, 아프리카Afrika 컬렉션은 바이오 플라스틱을, 최근 선보인 아모레 오션Amore Ocean은 바다에서 건진 폐그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앞으로도 재생 플라스틱의 사용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에요.

플라스틱은 친환경 재료와 거리가 멀다고 말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마르코 플라스틱은 여러 번 재활용 가능하고,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역적 재료라 할 수 있죠. 이를테면 인도네시아에서 벌목한 나무를 이탈리아에서 사용하려면 운송 과정에서 막대한 자원이 소비되지만, 저희 가구는 이동을 위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활용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한다면 지속 가능한 소재로서 훌륭한 돌파구가 될 수도 있어요.

앨리스앤로터스에서 한국에 슬라이드를 소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브랜드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요?
박영애 가죽, 목재, 대리석 등 하이엔드 가구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소재에서 벗어나 플라스틱만으로 독특한 미감을 보여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또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해 탄생한 컬렉션은 단순히 가구가 아니라, 아름다운 오브제로 공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죠. 가구가 단순히 기능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특별하게 하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생각하는 앨리스앤로터스의 철학과 일치했습니다. 저희가 브랜드에서 주목한 면모가 잘 드러났으면 해서 이번 전시장에서도 시그너처 색상인 오렌지 컬러를 메인 테마로 삼고 다양한 컬렉션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앞으로 슬라이드가 한국에서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하나요?
마르코 대개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가 고급스러운 공간에만 집중하는 반면, 슬라이드는 제품군의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밝은 컬러로 여러 공간에서 상징적으로 사용할 수 있죠. 소품부터 조명, 가구까지 실내외를 넘나드는 컬렉션을 갖추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장소에서 슬라이드의 기운을 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박재연 최근에는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늘면서 유지 관리하기 쉽고, 실내외를 아우르며 쓸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가 더 많아졌어요. 한국에서도 공간에 새로운 모습을 더해주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으나 쇼룸 오픈도 준비 중이에요. 빠른 시일 내에 브랜드와 만날 자리를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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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경화 | 문의 02-2281-9162, alicenlo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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