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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DF_주목 받은 공간 공간에 담아놓은 메시지 (1)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장면이 짙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해마다 진행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뿐 아니라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간에 고스란히 담아낸 부스도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올해도 감각적 연출과 과감한 아이디어로 연출한 다섯 개 공간이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했다. 저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담아낸 부스부터 쉼표 같은 공간으로 관람객의 심신을 안정시킨 VIP 라운지에 이르기까지 2025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주목받은 공간들을 소개한다.

[눈에 띄는 공간상]
분절과 확장, 집 속의 집
마이초이스


일본 디자인 제품을 비롯, 다양한 수공예품을 엄선해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숍 마이초이스는 ‘집 속의 집 속의 집'을 키워드로 하는 마이초이스 서촌의 공간을 부스에 재현했다.
마이초이스는 착착 건축사무소 김대균 건축가가 설계한 마이초이스 서촌의 콘셉트인 ‘집 속의 집 속의 집’을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로 옮겨왔다. 각각의 영역을 역할에 따라 분리하는 동시에 코르크 지붕을 이용해 하나로 엮은 뒤 마이초이스 서촌 모습을 축약한 것. 그렇다고 재현만 한 건 아니다. 리릭 스피커 박스Lyric Speaker Box와 텐도 목공Tendo Mokko의 하이백 체어를 배치한 컬래버레이션 공간의 경우 이번 페어에서만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낮은 조도와 엄선한 음악을 통해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선사했다. 한편 부스 가운데에 자리한 좌식 공간의 경우 중정에 착안한 구성으로, 해당 영역만 지붕이 없는 형태로 포인트를 주었다. 문의 02-734-7778, my-choice.kr

마이초이스 서촌에서는 볼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 공간 모습이다. 스피커 박스와 하이백 체어로 구성한 공간은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선사했다.
마이초이스 김효은 디렉터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첫 참가인데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했어요.
단순히 가구나 제품 배치를 넘어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과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이초이스의 철학을 온전히 담고자 노력한 점이 ‘눈에 띄는 공간상’ 수상으로 이어져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에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참가 첫해에 얻은 결과라 더욱 뜻깊었어요.

마이초이스 부스를 통해 관람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경험과 감성에 대해 말하고자 했어요. 공간은 단순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간이 스며드는 장소라고 생각하거든요.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공간을 둘러봐야 하는 페어의 특성 속에서 마이초이스 부스가 관람객에게 이 부분을 되짚어볼 수 있는 틈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눈에 띄는 공간상]
공예 박물관에 놓인 가전제품
엔퍼센트

비례감을 살린 선반을 제작해 제품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습도에 예민한 아이와 함께 살면 자연스레 가습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윽고 깨닫는 게 하나 있다. 가습기 세척이 꽤 번거롭다는 사실. 이를 개선하고자 등장한 브랜드가 바로 엔퍼센트다. 엔퍼센트는 가습기의 복잡한 해체과정을 줄여 세척을 간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공간 디자인을 담당한 이주훈 부사장은 가전제품을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정중앙의 조명을 중심으로 비례감을 살리고, 한지와 우드로 제작한 선반에 제품을 진열했다. 조명 아래에는 엔퍼센트 가습기의 실용성과 기능을 체감할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하고, 부스를 개방형으로 연출해 지나가던 관람객이 자연스레 제품을 보도록 유도했다. 부스 뒷면은 조명과 한지에 비친 제품의 실루엣이 하나의 패턴을 형성해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부스 뒤편을 지나가던 관람객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유도했다. 문의 02-733-2718, npercent.com

엔퍼센트는 한지와 목재를 이용한 조명을 정중앙에 배치하고, 그 아래에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했다.

엔퍼센트 유리나 대표
가습기가 하나의 도자기처럼 보였어요. 부스 구성이 이를 돋보이게 한 느낌이었는데요.
일상에서 흔히 쓰는 소형 가전제품인 가습기도 하나의 예술품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엔퍼센트 가습기의 외형이 한국의 도자기를 닮았다고 생각했고, 도자기와 어울리는 한국적 요소를 고민하다가 목재와 한지를 자연스레 떠올렸어요. 가전제품 브랜드가 흔히 사용하지 않을 재료를 사용한 게 엔퍼센트만의 차별성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해요.

관람객을 직접 맞이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봤어요.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요?
엔퍼센트 부스가 제품과 잘 어우러져 조화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품과 공간이 분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보였으면 했는데 그 의도가 관람객에게 잘 전달됐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죠. 한 분 한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눈에 띄는 공간상]
친근하고도 특별한 집 풍경
헤이

뮐러르 판 세베런의 테이블, 브루노 레이의 레이 스툴과 레이 체어 등을 적절하게 배치해 관람객에게 특별한 집의 풍경을 선보였다.
헤이는 부홀렉 형제, 뮐러르 판 세베런, 브루노 레이 세 디자이너의 대표 컬렉션을 기념하는 형태로 부스를 구성했다. 외부에는 녹색 프레임이 돋보이는 부홀렉 형제의 팔리사드 아웃도어 컬렉션을 비치했고, 실내에는 뮐러르 판 세베런의 투-컬러Two-Colour 테이블, 컬러Colour 캐비닛, 아크스Arcs 트롤리와 브루노 레이의 레이Rey 테이블, 체어·스툴 등의 가구를 진열해 의도를 분명히 전했다. 디자이너 컬렉션으로 부스의 무게중심을 잡은 한편, 공간 곳곳에는 헤이와 다양한 브랜드의 협업 제품을 비롯해 도어 매트, 파자마, 램프, 식기류, 빨래통, 칫솔 등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제품을 선보여 특별하면서도 친근한 집의 풍경을 연출했다. 문의 070-8652-0062, benufe.com

헤이는 부스 바깥쪽에 부홀렉 형제의 팔리사드 아웃도어 컬렉션을 비치해 실외 분위기를 조성했다.

디자이너 컬렉션 외에도 헤이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도 부스를 가득 채웠다.

나인유나이티드 손사라 헤이 지사장
헤이 하면 떠오르는 제품도 많았지만, 존재감을 뽐내는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헤이가 리빙 아이템이나 액세서리에 집중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사실 헤이 하면 가구도 빼놓을 수 없어요. 실제로 명망 높은 디자이너와 협업해 디자인과 질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가구를 합리적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게 공들이고 있거든요.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가구를 집중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부분에 힘을 주었어요. 공간도 이에 맞춰 구획했고요.
약 8년 만에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한 걸로 알고 있어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가장 분주해 보이고 재밌는 부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2025년부터 헤이의 파트너를 위한 티어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프리미엄 플러스 고객인 베뉴페와 함께 참여하며 헤이 디자인 가구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깊은 애정을 직접 느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글 김승훈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5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