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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게 더 멋지게 더 새롭게 아만 레지던스 도쿄
도쿄는 하이엔드 주거 시장에서도 남다른 곳이다. 글로벌 도시의 하이엔드 주거가 화려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 때, 이곳에서는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프라이빗하고 안온한 분위기에 집중한다. 그중에서도 올해 4월, 도쿄 중심부 최고층 빌딩에 들어선 아만 레지던스 도쿄는 궁극의 고요와 안식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아만 레지던스 도쿄의 공용 공간 중 하나인 라이브러리. 도쿄 타워와 함께 도심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AMAN
하이엔드 레지던스가 도시에 경의를 표하는 법
올해 상반기, 도쿄가 뉴욕·런던 등 쟁쟁한 도시를 제치고 전 세계 부동산 투자 금액 1위 도시로 떠올랐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과 투자가 증가하며 부동산 또한 각광받았고, 그 결과 2024년 상반기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19% 증가해 총 1백10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아만 레지던스 도쿄가 자리해 있다.
아만 레지던스 도쿄는 2023년 11월 오픈하며 도쿄에서 큰 화제가 된 아자부다이 힐스에 위치한다. 아자부다이 힐스는 롯폰기 힐스, 오모테산도 힐스 등 굵직한 도심 개발을 이끌어온 모리 빌딩에서 30년 넘게 작업한 대규모 복합 단지다. ‘자연과 웰니스’라는 테마 아래 타워 세 개는 펠리 클라크 앤 파트너스에서, 저층부 및 공공 공간은 헤더윅 스튜디오에서 디자인을 맡아 미나토구의 경관을 새롭게 변모시켰고, 팀랩의 디지털 아트 뮤지엄, 아만의 자매 브랜드 호텔로 첫선을 보인 자누 도쿄 등이 자리하며 콘텐츠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아만 레지던스 도쿄의 로비. 연못처럼 반사하는 바닥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바위 작품은 아만이 지향하는 고요하고 차분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AMAN
아만 레지던스는 아자부다이 힐스를 이루는 세 빌딩 중에서도 높이 330m에 달하는 모리 JP 타워 최상층인 54층부터 64층까지 11개 층에 들어섰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위치한 레지던스이자 아만 호텔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최초의 독립형 레지던스로, 2베드룸부터 6베드룸까지 총 91세대로 구성했다.
인테리어는 W 호텔, 페어몬트 레지던스 등 럭셔리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캐나다의 디자이너 듀오 야부 푸셸버그Yabu Pushelberg가 맡았다. 모리 빌딩과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아만과의 협업을 제안해 지금의 결과물을 탄생시킨 주역이기도 한 이들은 가구와 아트 스타일링까지 전담하며 이곳의 장소성을 만들어냈다. 자연과 웰니스를 전면에 내세운 아자부다이 힐스의 언어를 그대로 이어받고, 아늑한 집에 초대받은 듯 따뜻한 환대와 품위가 공존하는 장소를 구현하는 아만의 철학을 더해 ‘도쿄에 둔 또 하나의 집’처럼 느끼도록 디자인했다.

공용 공간 중 하나인 라운지. 인테리어를 맡은 야부 푸셸버그는 공간의 평온함을 압도하지 않도록 지층을 닮은 부드럽고 중성적 색감을 사용했다. ©AMAN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주거 층으로 올라가면 로비에서 연못처럼 반사하는 바닥 위로 바위를 띄운 작품이 가장 먼저 맞이해주며 다시 땅에 발을 내딛는 기분을 선사하고, 공용 공간 곳곳에는 물·공기·불·흙 등 자연의 본질을 담았다. 25m 길이의 수영장과 사우나, 트리트먼트룸을 갖춘 1400㎡ 규모의 아만 스파와 라운지, 라이브러리, 전용 셰프가 상주하는 다이닝룸 등 어메니티 또한 이곳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존재다.

아자부다이 힐스 전경. 왼쪽 모리 JP 타워의 최상층 11개 층에 아만 레지던스 도쿄가 자리한다. ©AMAN

 

Interview 야부 푸셸버그 대표 조지 야부&글렌 푸셸버그

평소 아만에 대해 생각하던 이미지는 어땠나요? 그것이 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녹아들었습니까?
조지 야부George Yabu(이하 야부) 아만은 항상 주어진 환경을 배려하고, 지역 문화를 존중하며, 그곳에 뿌리내린 전통을 기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이는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짓는 공간이 곧 거주자가 주변의 문화와 맥락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장소의 감각을 전달하는 포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철학을 곳곳에 담았습니다. 일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뻔하고 전형적으로 스타일을 모방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분위기의 풍경을 만들고자 했나요? 디자인한 과정을 들려주세요.
글렌 푸셸버그Glenn Pushelberg(이하 푸셸버그) 자연스러운 미학을 추구하는 일본 문화에서 착안해 자연과의 연결을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대지, 바다, 하늘에서 받은 영감을 재료의 물성을 살린 공간과 아트로 표현해 예술적이고 조용하면서도 강한 분위기를 구현했어요.

그간 여러 호텔과 고급 레지던스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습니다. 이와 차별화되는 아만 레지던스 도쿄만의 디자인 요소는 어떤 것이 있나요?
야부 장소성과 결을 맞춘 아트 큐레이션입니다. 레지던스의 시그너처중 하나는 오랜 친구이기도 한 작가 사와다Sawada가 로비 아트리움에 설치한 조각 ‘더 록The Rock’입니다. 운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 작품은 도시의 소음에 종종 사라지곤 하는 깊은 침묵을 다시 발견하도록 돕고, 내면을 돌아보는 성찰의 행위로 이끕니다. 우리가 아만 레지던스 도쿄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던 것을 가장 적확하게 보여주죠. 이러한 분위기를 구현하고자 공간의 색상 또한 지층을 닮은 톤을 절제하는 느낌으로 사용했어요. 소유자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동선을 설계해 이 건물 전체가 그들만이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한 것도 특징입니다. 거주자가 좁은 방을 통과해 넓은 존으로 이동했다가 마지막으로 각자의 사적 영역에 이르는 시퀀스를 조각하듯 설계했습니다.

라운지, 라이브러리, 스파 등 아만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어메니티의 공간감도 인상적입니다.
푸셸버그 어메니티 또한 레지던스의 연장선이기에 편안함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세련된 가구, 따스한 분위기의 조명을 비롯해 어떠한 요소도 상업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가구는 대부분 직접 디자인했어요. 몰테니앤씨, 애비뉴 로드 퍼니처Avenue Road Furniture, 맨 오브 파츠Man of Parts, 린텔로Linteloo, 워프앤웨프트Warp & Weft 등과 협업한 가구, 텍스타일 컬렉션, 살바토리Salvatori를 위해 디자인한 조각 등을 배치했습니다.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라운지와 프라이빗 다이닝룸. 야부 푸셸버그에서 디자인한 가구, 스타일링과 예술 컨설팅을 담당하는 그들의 또 다른 팀인 하나비Hanabi가 연출한 아트 작품이 함께 분위기를 완성한다. ©AMAN

 


Profile 야부 푸셸버그
조지 야부와 글렌 푸셸버그가 1980년 설립한 인테리어디자인 스튜디오. 뉴욕과 토론토를 기반으로 1백 명이 넘는 직원이 건축부터 인테리어, 조경, 가구와 조명, 오브제, 그래픽까지 다채로운 영역을 넘나들며 일하고 있다. 보이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추구한다.

글 정경화 기자 | 취재 협조 아만(a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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