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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미즈 서울 소박한 멋을 전시하는 곳

처음에는 한국을 찾았을 때 머물 집의 역할도 했지만 지금은 갤러리 겸 숍으로만 사용 중이다. 사진 속 작품은 명인 윤미화 선생이 그간 만든 작품 중 엄선한 것.
작은 집이 많은 서촌이라지만 유독 소담한 멋을 뽐내는 곳이 바로 ‘카리미즈 서울’이다. 독특한 점은 전통 한옥의 외관임에도 일본의 갤리러 겸 디자인 숍 카리미즈안(刈水庵)의 자매 지점이라는 것. 카리미즈안은 일본 출신 건축가 겸 디자이너 시로타니 코세이가 오랜 유학 생활 후 고향에서 아내인 옥은희 대표와 시작한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역 대학생, 교수진 등 많은 분과 시작한 일에 주민들도 뜻을 함께해주셨어요. 시작은 저희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든 게 카리미즈안이죠. 노후에 이런 활동을 제 고향 서울에서도 하고 싶어 카리미즈 서울을 설립했어요. 일본에서는 90년 된 고택을 개조했으니 서울에서는 한옥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죠.” 마침 서촌에 사둔 집이 있어 공사를 시작했는데, 제한된 면적에 전통 한옥을 표현하고자 이가스퀘어의 이상철 대표, 한옥 전문의 놀보한옥, 건축사사무소 포심문화까지 세 팀이 만났다고 한다.


‘명인 윤미화의 야생화 클래스’는 수강생을 다섯 명만 받아 소규모로 진행했다.

가장 안쪽 방에 전시한 땅찔레. 마지막 날에는 꽃봉오리가 맺혔다.
“모든 디테일에 전통 방식을 녹여내느라 세 팀 모두 고생 많았거든요. 덕분에 저를 포함해 카리미즈 서울을 찾아온 많은 분이 공간 칭찬을 꼭 하세요. 사실 처음에는 더 넓은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유럽의 작은 공방도 찾아다니잖아요. 이제는 아무리 큰돈이 생긴대도 이곳만의 가치를 지키고 싶어요.” 카리미즈 서울에서는 매달 2주간 서로 다른 전시가 열린다. 옥은희 대표 역시 도예가인 만큼 도예 작품이 주를 이루지만 수공예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번 행복작당 서촌 전시에서는 명인 윤미화 선생의 분경 작품과 야생화 클래스를 선보였다. 전통 한옥에 우리나라의 야생화가 어우러진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옥은희 대표의 설명. 실제로 특유의 정적이고 은근한 매력 덕에 작품을 구매한 손님도 많아 마지막 날에는 첫날보다 작품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후문이다.

한편 7~8월은 휴무 기간이다. “저희는 항상 ‘진귀한 작품을 보여드리자’고 말해요. 숙련자의 노하우나 센스가 응축돼서 따라 할 엄두도 나지 않는 그런 작품요. 그것을 위한 재정비 시간인 셈이죠. 보통 세계 곳곳의 공방, 페어, 전시를 다니죠.” 9월부터는 또다시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10월에는 카리미즈 서울의 상징적 프로그램, 디자인 마켓도 계획했다니 서촌을 다시 찾을 이유가 생긴 듯하다.

문의 카리미즈 서울(karimizuseoul.co.kr)

글 최지은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