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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 마인드 파동과 공간이 선사하는 안녕

안방과 풀문룸(작업 공간)을 잇는 거실. 벽에는 한지를, 바닥은 네덜란드 포보Forbo사의 친환경 마감재 마몰륨Marmoleum 중 한지 및 전통 장판과 느낌이 비슷한 것을 골랐다.
서촌의 정겨운 골목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집, 은현재. 사운드 세러피 브랜드 ‘리추얼 마인드’가 자리 잡은 곳으로 이상현 대표와 사운드 세러피스트 그레이스 최의 생활공간이자 작업 공간이다. 처음 집을 마련하게 된 건 서촌만의 분위기 영향이 컸다. “전세로 서울 곳곳을 떠돌다가 구상하던 사업 때문에 한옥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처음 서촌에서 만난 매물이 이곳이었고, 그날 바로 계약을 결정했어요. 골목에서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이 좋더라고요.”

덜컥 시작한 한옥살이지만 그 과정은 누구보다 알찼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상현 대표가 모든 요소를 직접 고르고 디자인한 것. 안방 창에는 띠살, 개방적인 거실은 아亞자살을 넣고 각 가구에도 한옥 문살과 창호지를 사용해 전통 한옥의 감각을 강조하는가 하면, 방음·차음을 위해 현대 창호를 사용해 적절한 편의성을 갖추면서 부부만의 스타일로 한옥을 천천히 완성해갔다.


부부가 자랑하는 공간인 지붕 위 누정. 이곳에 오르면 서촌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풀문룸은 현관과 맞닿아 있다. 한쪽 벽에는 싱잉볼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을 짜고, 전면 벽에는 보름달이 연상되는 둥근 창을 냈다.
부부는 좋아하는 일만 좇았다고 하지만, 모든 행보는 하나의 큰 궤를 함께하고 있었다. 여백과 여유의 삶이 담긴 한옥이 지역적 특성이 중요한 사운드 세러피를 만나 리추얼 마인드라는 한국적 사운드 세러피 브랜드를 만들었듯 말이다. “저희는 직접 조향한 향이나 다식, 차 등 오감으로 느끼는 한국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옥에서, 한국에서 얼마나 편안하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더 보여주고 싶어요.” 행복작당 서촌 기간 동안 예약 손님에게만 공개했다는 점이 아쉬울 만큼 이곳에는 풍요로운 소리와 평안한 시간이 가득했다.

문의 리추얼 마인드(ritualmind.com)

글 최지은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